지난 6월 3~4일 안다즈 서울 강남에서 진행된 ReDM(Review of Diabetes Mellitus) SEOUL 2023 SYMPOSIUM에서는 업데이트된 당뇨병 관리전략과 2형당뇨병 및 당뇨병전단계 환자에 대한 맞춤치료의 방향을 논의할 수 있는 강의들과 온라인으로 참석한 1415명 청중과의 Q&A 세션이 진행됐다. 첫 날 강의에는 영남의대 원규장 교수(영남대병원 내분비내과), 윤석기 원장(천안엔도내과)을 좌장으로 경희의대 전숙 교수(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가 '당뇨병 진료지침 및 당뇨병 최신치료지견'을 주제로, 울산의대 정창희 교수(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가 'Management of Inadequately Controlled Patients with Diabetes Mellitus'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둘째 날에는 연세의대 차봉수 교수(신촌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가 좌장을 맡았고 연세의대 이용호 교수(신촌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가 'Is there a Better Treatment Option for Dyslipidemia Patients with Impaired Glucose Metabolism' 주제로, 을지의대 홍준화 교수(대전을지대병원 내분비내과)가 '환자타입별 맞춤치료 전략: 식후혈당 개선이 필요한 환자, 전단계 환자 중심'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한 발 빠른 선별검사와 적극적 병용요법 강조"
- 전숙 경희의대 교수

경희의대 전숙 교수(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는 강연에서 최근 업데이트된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의 주요 변화들을 정리했다. 전 교수는 "이번 진료지침에서는 약물요법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치료전략의 내용을 강조했다. 진료지침에서는 큰 틀에서 장기적인 안정적 혈당 관리를 위해 진단초기부터 병용요법을 고려하도록 했다. 또 단독요법으로 목표혈당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에도 빠른 병용요법 적용을 강조했다.

주사제 치료전략에서는 기저 인슐린보다 GLP-1수용체작용제(GLP-1RA)를 우선 사용한다는 부분을 명확하게 했다. 전 교수는 "이 권고사항은 두 약물의 당화혈색소(A1C), 체중, 저혈당증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근거를 기반으로 했다"고 부연했다. 

약물치료의 가장 큰 변화로는 심부전, 만성신장질환(CKD),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에 따른 치료전략을 제시했다는 점을 꼽았다. 진료지침에서는 심부전과 CKD 환자에게는 SGLT-2억제제를 A1C 수치와 무관하게 투여하고 유지하도록 했고, ASCVD 환자에게는 GLP-1RA나 SGLT-2억제제를 사용하도록 했다. 이에 관련해 전 교수는 "심부전과 CKD에 대한 SGLT-2억제제의 효과는 주요 임상연구에서 확인됐고, ASCVD에서는 GLP-1RA가 SGLT-2억제제 보다 조금 더 좋은 효과를 보여 먼저 언급했다"고 부연했다.

강의에서는 동반질환 관리에 대한 권고사항도 언급했다. 고혈압 관리 부분에서는 대한고혈압학회 진료지침과 내용을 맞춰 가정혈압 측정을 권고했다. 목표혈압은 일반적인 당뇨병 환자는 140/90mmHg 미만, 심혈관질환이 있거나 표적장기 손상이 있는 환자에서는 130/80mmHg 미만으로 제시했다.

지질 관리에서는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진료지침과 같은 맥락에서 LDL콜레스테롤(LDL-C) 목표수치를 심혈관질환을동반한 경우 55mg/dL 미만, 당뇨병 유병기간 10년 이상이나 심혈관질환 위험인자 동반한 경우 70mg/dL 미만, 당뇨병 유병기간 10년 미만인 경우 100mg/dL 미만으로 제시했다.


"식후혈당 관리가 맞춤치료의 핵심"
- 정창희 울산의대 교수

울산의대 정창희 교수(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는 강연에서 당뇨병 환자의 적절한 혈당관리를 위해서는 일관된 혈당수치 중심의 관리가 아니라 환자별 맞춤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맥락에서 식후혈당을 주목해야 할 혈당 인자로 꼽았다. 정 교수는 "식후혈당이 식후 고혈당, 이후의 공복혈당에도 연관성을 보이는 만큼, 국내 A1C 목표수치인 6.5~7% 미만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식후혈당 관리가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 또 A1C가 6.5~7%로 유지되더라도 식후혈당 스파이크가 있는 경우는 미세혈관 합병증 위험과 저혈당증 위험이 높아진다는 점도 언급했다.

강연에서는 이런 임상적 상황을 고려해 DPP-4억제제를 저혈당증 위험이 거의 없으면서 식후혈당을 관리할 수 있는 효과적인 약물로 꼽았고, 이 중 아나글립틴을 CGM을 통한 근거까지 확보한 제제로 소개했다.

정 교수가 먼저 제시한 아나글립틴 관련 근거는 ACACIA 연구다. 이 연구에서는 환자가 확인할 수 없는 전문가용 연속혈당측정(CGM) 기기를 활용해 평가한 결과 아나글립틴 1일 2회 전략이 시타글립틴 1일 1회 전략 대비 TIR 개선에 유의한 영향을 미쳤다.

또 다른 근거로는 SSUG 연구를 꼽았다. 이 연구에서는 다른 DPP-4억제제로 치료받았음에도 A1C 7.0% 이상인 환자에서 아나글립틴으로 전환한 결과 12주 시점, 24주 시점 0.4%, 0.42%의 추가적인 혈당 강하효과가 확인됐다. 이에 정교수는 "아나글립틴 외 DPP-4억제제로 치료받는 환자의 혈당이 목표수치보다 약간 높을 경우 아나글립틴으로 전환하는 전략의 가능성을 제시해주고 있다"고 풀이했다.

한편 일본에서 진행된 REASON 연구도 소개했다. 이 연구에서는 스타틴 처방에도 죽상동맥경화성 혈관 병변이 있는 2형당뇨병 환자에게 아나글립틴과 시타글립틴을 52주간 투여한 결과 아나글립틴이 12주 시점부터 LDL콜레스테롤(LDL-C)을 감소시켰고, 52주까지 개선효과가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리바로·리바로젯, 안전하고 강력한 지질치료 전략"
- 이용호 연세의대 교수

이틀째 ReDM 심포지엄에서는 연세의대 이용호 교수(신촌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가 'Is there a BetterTreatment Option for Dyslipidemia Patients with Impaired Glucose Metabolism' 제목으로 강연의 포문을 열었다. 이 교수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당뇨병에 이어 당뇨병전단계 유병률이 높다는 점을 지적, 당뇨병전단계에서부터 이상지질혈증이 동반되는 등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지는 만큼 당뇨병이 생기기 전부터 공격적이면서도 안전한 콜레스테롤 치료에 돌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스타틴 치료시 당뇨병 위험이 증가하는 점은 조기치료의 장애물로 작용한다. JUPITER, DPPOS, 메타분석, 관찰연구 등에서 스타틴 치료와 당뇨병 위험증가의 연관성이 관찰됐다. 이 교수는 안전하게 LDL콜레스테롤을 조절할 수 있는 대안으로 피타바스타틴(제품명 리바로)을 제시했다. 더 나아가 장기적인 안전성을 고려한 강력한 지질저하 치료전략으로 피타바스타틴에 에제티미브를 더한 복합제(제품명 리바로젯) 전략도 권고했다. 피타바스타틴은 메타분석, KAMIR(한국인급성심근경색증등록사업), KOREA DM, J-PREDICT 연구 등에서 다른 스타틴 대비 NODM 위험이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피타바스타틴은 Cardiovascular Diabetology 2022 리뷰 논문에서 당뇨병 고위험 환자군이나 당뇨병전단계 환자 등에게 '탁월한 선택(excellent choice)'으로 언급돼 있다. 특히 당뇨병이 있거나 심혈관질환 위험인자가 동반된 환자의 경우 LDL콜레스테롤 목표치 달성을 위해 스타틴 증량이나 다른 스타틴으로 전환을 택하기 보다는 에제티미브를 병용하는 전략이 권고되고 있다.

한편 ESSENTIAL 연구에서는 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이 비알코올성지방간질환(NAFLD) 위험을 개선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 교수는 리바로와 리바로젯이 COVID-19 약제인 팍스로비드와 안전하게 병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설명하며 두 약제가 우수한 지질강하 효과와 함께 혈당에 부정적 영향이 적은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라고 강조했다.


"아나글립틴 BID로 저녁 식후혈당에서 아침 공복혈당까지"
- 홍준화 을지의대 교수

을지의대의 홍준화 교수(대전을지대병원 내분비내과)는 '환자타입별 맞춤치료 전략: 식후혈당 개선 필요환자, 전단계 환자 중심' 제목으로 강연에 임했다. 그는 2형당뇨병 치료에 있어 저혈당 위험을 낮춘 안정적인 혈당조절과 함께 이를 위한 연속혈당측정(CGM)의 유용성과 적정혈당범위 유지시간(TIR)의 임상적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는 점을 피력했다.

또 목표혈당과 혈당강하제의 선택기준으로 개별환자 임상특성을 고려한 맞춤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일례로 DPP-4억제제+메트포르민 치료에도 목표혈당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 환자의 당화혈색소(A1C)가 7~8% 정도면 다른 DPP-4억제제로 전환이나 메트포르민 증량을, 합병증이 동반된 경우에는 SGLT-2억제제와 같은 약제와 병용을 고려하는 식이다. 

홍 교수는 2형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는 임상특성 중 하나로 혈당변동성을 지적했다. 혈당변동성 개선 약제로는 DPP-4억제제를 꼽은 가운데, 계열 중에서도 신장기능에 따른 용량조절의 필요가 없고 1일 2회 복용을 통해 식후혈당 개선혜택을 더 끌어올릴 수 있는 약제를 선택하도록 안내했다. 그는 연구를 인용해 저녁 투여(evening dosing) 가능한 1일 2회 용법의 DPP-4억제제(BID)가 1일 1회 용법(QD)과 비교해 저녁 식후혈당에서 아침 공복혈당에 이르기까지 안정적인 혈당조절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1일 2회 용법의 DPP-4억제제 아나글립틴이 24시간 혈장 DPP-4 효소 활성저해를 80% 이상으로 유지해 장시간 안정적인 혈당조절이 가능했다고 부연했다. 특히 24시간 평균 혈당변동(MAGE)은 105.0mg/dL로 시타글립틴군(110.4mg/dL) 대비 유의하게 낮았다. SGLT-2억제제 혈당변동성 개선혜택과 관련해서는 DPP-4억제제와 유의한 차이가 없는 가운데, 환자의 신장기능에 따라 두 계열의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종적으로 당뇨병전단계 환자에서 피타바스타틴을 선택하고 장기적으로는 에제티미브를 더하는 병용까지 고려하도록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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