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헌 전 연세대 이비인후과 교수, 치매 예방 일조 제품되도록 노력할 것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집에서 치매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YSK후각테스트가 개발돼 7월부터 시판된다.

인구 고령화로 치매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억력 저하 등 치매의 다른 증상이 나타나기 전 후각이 먼저 감소되는 것은 일반인들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YSK후각테스트 제품 개발을 주도한 전 연세대 이비인후과 윤주헌 교수는 "후각은 냄세를 맡는 감각으로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며 우울증이나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등 정신질환이나 신경퇴행성 질환의 조기 진단을 위한 바이오마커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미 대학병원에서 사용하고 있는 제품을 최근 가정용 제품으로 개발해 7월부터 시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카고 대학교 연구팀이 2017년 미국 노인의학회지에 발표한 장기 연구에서 일반적인 냄새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앞으로 5년 내 치매를 경험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사실을 발견한 바 있다.

이런 현상이 왜 일어나는지에 대한 정확한 메커니즘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기억과 인지에 책임을 지는 뇌 영역에서 일어나는 것과 같은 종류의 손상, 예를 들어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라는 단백질의 축적이 후각구와 후각 피질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치매가 발생하기 10년 전부터 냄새를 잘 못 맡기 시작하기 때문에 65세 이상에서는 정기적으로 매년 후각 검사를 해 보는 것도 치매가 올 가능성이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2023년, 미국 시카고 대학의 Pinto 교수는 일정한 간격으로 3회 이상의 후각 검사에서 후각 저하가 급속히 진행될 때 인지 장애와 치매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했다.

치매가 없는 65세 이상의 노인에서 후각 장애는 뇌에서 신경퇴행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1~2년 간격으로 정기적으로 후각 검사를 하면 후각 저하의 속도를 알게돼 치매의 위험성이 얼마나 높은 지 알 수 있다. 

치매와 관련돼 나타나는 후각 장애는 일반적으로 지속적이며, 잊어버림, 혼란, 문제 해결 능력의 감소, 그리고 기분과 행동의 변화와 같은 다른 증상들이 뒤이어 일어난다. 
본인이나 가족이 60세 이상이며 냄새를 잘 못 맡는다면 주변의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후각 이상 유무를 평가받아 보는 것이 치매를 조기 발견하는 것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후각 기능을 검사할 수 있는 후각 검사 키트는 최근까지 미국의 UPSIT, 일본의 OSIT-J, T&T 등 외국 제품을 수입해서 병원에서 사용하여 왔다. 

그러나 냄새의 인지는 각 나라의 문화, 생활 습관, 사회적 경험과 연관돼 있어 외국에서는 흔한 냄새가 우리나라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냄새이기에, 냄새를 맡아도 전혀 무슨 냄새인지를 알 수 없는 경우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고자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기도점액연구소와 ㈜아로마사이언스와 협업해 2019년 1월 한국인이 쉽게 인지할 수 있는 숯불고기 향, 누룽지 향, 한약 향, 홍삼 향의 4가지와 전 세계인이 쉽게 인지할 수 있는 향 8가지로 구성된 병원용 'YSK 후각검사 키트'를 개발했다.

현재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서울 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고려대학교 병원, 가톨릭대학교 성모병원, 이화여대 병원, 중앙대학교 병원, 인하대학교 병원, 경북대학교 병원, 전남대학교 병원, 제주대학교 병원 등 전국의 많은 대학병원에서 사용하고 있다.

후각은 냄새를 맡는 감각으로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며 우울증이나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등 정신질환이나 신경퇴행성 질환의 조기 진단을 위한 바이오마커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증상 중 후각 저하가 동반되는 것이 밝혀지면서 후각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연구팀은 한국의 문화적 특성을 반영해 검사자들에게 친숙하고 인체에 무해하며 정확한 후각 검사가 가능한 YOF test를 개발했다. 

YOF test는 병원용 YSK 후각검사키트를 이용해 후각을 검사 하는 방법을 말한다. 

YOF test의 인지검사는 문화적 친숙도와 케톤(ketone)이나 산(acid) 등 주요 화학적 작용기를 고려한 12개의 향으로 구성됐다. 

복숭아, 스피아민트, 초콜릿, 나프탈렌 등 여러 문화권에서 맡을 수 있는 보편적인 8개의 향료과 한국인에게 문화적으로 친숙한 숯불고기와 누룽지, 홍삼, 한약의 4개의 향료로 구성했다. 

인지검사 보기 문항 또한 명료하게 정리해 후각이 떨어진 상태를 정확하게 반영했다.

연구팀은 역치검사에 화장품 원료로 사용되는 장미향의 PEA(2-Phenyl-ethyl alcohol)를 채택해 향료 친화도를 높이고 안전성을 확보했다. 

그동안 역치검사에 사용돼 온 뷰탄올은 불쾌한 냄새와 함께 일정 농도 이상에서 신경독성을 가지고 있다.

연구팀은 YOF test의 진단적 유용성 검정을 위해 KVSS-II 검사와 비교한 결과 동등한 검사 효과를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인지검사의 경우 YOF test의 정확도가 더 높았다. KVSS-II 검사에서 일부 향에 대한 식별 비율은 70%에도 미치지 못했다. 

YOF test는 정상후각군에서 평균적으로 각 문항들이 90% 이상의 높은 정답률을 보였다. 
특히 후각이 상실됐을 때 YOF test에서 후각상실을 측정하는 민감도는 79.8%, 후각상실이 아니라고 판별하는 특이도는 87.2%였으며, KVSS-II의 민감도는 85.1%, 특이도는 81.4%로 특이도에서는 YOF test가 더 높았다.

YOF test의 민감도와 특이도를 확인한 후, YOF test에 사용되는 것과 동일한 12개의 향을 이용한 후각 인지도 검사인 'YSK 후각테스트' 의 개발을 주도한 윤주헌 전 연세대 이비인후과 교수는 ㈜아로마사이언스 와의 협업으로 가정에서 나이 드신 부모님의 후각을 손쉽게 테스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하며, 향후 냄새 맡는 기능이 떨어진 후각 장애 환자에서 향을 이용한 후각 훈련 키트의 개발과 더불어 치매 환자에서 주로 10살 이전에 친숙했던 향, 즉 개인별 맞춤형 향을 이용한 인지 장애 개선에도 나설 계획이다.  

가정용 'YSK 후각테스트' 제품을 개발한 윤주헌 전 연세대 이비인후과 교수는 “일반인들이  가정에서 사전 후각 검사를 통해 가족들의 건강 상태를 미리 확인 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했다”며 “인구 고령화로 인한 치매환자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치매 예방을 위해 일조하는 제품으로 평가 받을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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