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 DPP-4 당뇨병 시장을 대변해 줄 사자성어 두 가지를 꼽는다면 극세척도(克世拓道)와 약육강식(弱肉强食)이다. "극세척도"는 세상을 극복해 새 길을 개척한다는 의미로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키워나가야 하는 현 상황과 어울린다고 할 수 있다. 또 "약육강식"은 생존 경쟁의 격렬함을 뜻하는 점에서 현 상황을 잘 표현하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논리에 따라 제품을 보유한 제약사간 경쟁도 올해를 기점으로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제품면이나 영업면에서 싸울 수 있는 전투태세가 대등하게 갖춰졌다는 점이 주목된다.

한국MSD는 지난해 4월 1일자로 자누메트(시타글립틴+메트포르민)를 출시했고 이어 한국노바티스가 3월 1일부터 가브스메트(빌바글립틴+메트포르민)를 출시했다. 이로서 나올 수 있는 당뇨약는 모두 나온 셈이다.

여기에 각 제약사별 합종연횡(合從連衡)하고 있는 국내 제약사들도 만발의 준비가 다 갖춰진 상황이다. 지난해까지가 준비기간이었다면 올해는 본 궤도에 진입하는 일만 남았다.

이러한 경쟁적 분위는 자연스럽게 향후 성적표(?)로 이어질 전망이다. 우선 단일제에 재미를 본 MSD가 선두를 이어갈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하지만 물오른 영업력으로 한국노바티스가 역전을 할 것이라는 평가도 만만찮다.
먼저 한국MSD의 원동력은 "리딩효과", "선점효과", "발 빠른 마케팅" 등이다.

리딩효과의 경우 일단 매출실적에서 드러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EDI청구실적에 따르면, 자누비아는 지난해 147억 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면서 시장을 이끌고 있다. 시장평가에서 검증된 만큼 이러한 매출효과가 자연스럽게 승계되어 복합제에서 나타날 것이라는 예기다.

여기에 선점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단일제의 경우 출시시점이 가브스보다 두 달이 앞섰고, 이번에 나온 복합제도 11개월이 앞선 만큼 매출도 그만큼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간은 돈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여기에 협력사이자 서포터인 대웅제약의 지방 등 병의원 영업이 올해부터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평가도 자누메트가 자누비아의 계보를 이를 것이라는 요인이다.

한국MSD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회사 관계자는 "보수적인 당뇨 처방시장에서 150억 가량 처방됐다는 점은 제품의 효과를 입증 받은 것"이라면서 "복합제 경쟁품이 나왔다고 해서 제품의 순위는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노바티스의 반격도 만만찮다. 회사는 특히 앞으로 처방패턴은 단일제에서 복합제로 이동할 것이라면서 2라운드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그 이유가 첫 번째는 가격이다. 가브스메트의 가격은 50/850mg이 424원이며, 50/1000mg는 432원으로, 같은 용량의 자누메트는 550원과 558원으로 100원 이상 비싸다.

특히 50/850mg 용량의 경우 두 제품의 가격차는 무려 126원 차이가 난다. 추가용량인 제품 간 가격은 118원이다. 오랜 기간 복용해야하는 특성상 약가차이는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이다.

여기에 복합제가 나오면서 경쟁품의 장점이었던 1일 1정의 용법용량이 슬그머지 사라진 것도 가브스메트로서는 호재다.

상대적으로 늦어진 출시 시기는 영업력으로 따라잡을 수 있다는 평가다. 사실 최근 한독의 영업력이 탄력을 받고 있다. 가브스는 지난해 71억 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그 상승세가 무섭다. 이는 한독의 영업력이 물이 올랐음을 의미하는 대목이다.

출시는 늦었지만 허가시점이 2008년 3월로 거의 비슷해 프리마케팅에서는 전혀 지장이 없었다는 점도 믿는 구석이다.
팽팽한 두 제약사들의 기싸움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업계는 복합제 경쟁이 시작된 3월을 시점으로 6개월이 지난 7~8월 경에는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