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김지현 교수팀, 알포트 증후군 진단 216명 분석
여성 알포트 증후군 환자도 중간연령 50세면 말기신부전에 도달 사실 밝혀
해외 중간연령 65세에 비해 빠른 수준, 절단형 유전자형 예후 특히 나빠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지현 교수, 적십자병원 정해일 교수, 서울대병원 강희경, 안요한 교수(좌측부터).j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지현 교수, 적십자병원 정해일 교수, 서울대병원 강희경, 안요한 교수(좌측부터).j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국내 연구팀이 알포트 증후군 특히 여성 환자에서 약 50세에 말기신부전까지 진행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알포트 증후군은 우리 몸의 하수처리장으로 불리는 신장에서 노폐물을 거르는 핵심적인 역할을 맡는 사구체 기저막에 유전적 이상이 있는 질환이다.

대부분 성염색체인 X 염색체와 연관이 있는 이 질환은 남성의 경우 평균적으로 25세에 이르면 말기신부전까지 진행되며 투석이나 신이식을 필요로 한다.

분당서울대병원 김지현 교수(소아청소년과) 연구팀(적십자병원 정해일 교수, 서울대병원 강희경, 안요한 교수)이 알포트 증후군’의 유전형에 따른 남녀 예후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국내 12개 기관에서 2000년부터 2021년까지 유전자 검사를 통해 알포트 증후군을 진단받은 216명(124가족)을 대상으로 ▲비절단형(경한 유전적 변이) ▲비정상 연결형(중간) ▲절단형(심한 유전적 변이) 3가지의 유전자형에 따라 남녀 신질환 예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분석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알포트 증후군 조기 발견 매우 중요

그 결과, 여성 알포트 증후군 환자의 경우 중간연령 50세에 말기신부전에 도달하며 해외 연구(중간연령 약 65세)에 비해 전체적으로 예후가 나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남성에서 중간연령 25세에 말기 신부전에 도달하며 해외 연구와 큰 차이가 없었던 것과 대비된다(그림 1).

[그림 1] 남녀 알포트 증후군 환자의 신장 생존율(남성(빨간색)이 중간연령 25세에 말기신부전에 도달하는 반면 여성(파란색)은 50세가 중간연령으로 나타났다)
[그림 1] 남녀 알포트 증후군 환자의 신장 생존율(남성(빨간색)이 중간연령 25세에 말기신부전에 도달하는 반면 여성(파란색)은 50세가 중간연령으로 나타났다)

또한 남성에서 가장 예후가 안 좋은 유형에 속하는 절단형(심한) 유전자형의 경우, 여성에서도 마찬가지로 예후가 제일 나빠 가장 이른 나이에 말기 신부전에 도달했다.

이 유형은 다른 유전자형보다 이른 나이에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혈뇨가 나타나는 등 보다 심한 증상을 보였다.

[그림 2] 여성 알포트 증후군 환자의 유전자형에 따른 신장 예후 (심한 유전자형이 경한 유전자형보다 예후가 유의하게 나쁘다)
[그림 2] 여성 알포트 증후군 환자의 유전자형에 따른 신장 예후 (심한 유전자형이 경한 유전자형보다 예후가 유의하게 나쁘다)

이번 연구 결과는 여성 알포트 환자 유전자형과 신질환 예후의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세계 최초의 보고로, 남성과 마찬가지로 여성 알포트 증후군에서도 조기 발견 및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또한 여성에서 유전자형에 따른 예후 분석은 향후 맞춤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근거로 사용될 전망이다.

김지현 교수는 “알포트 증후군의 경우 조기 발견 시 혈압조절 약제를 통해 신장 기능을 보존하며 오랫동안 쓰도록 도울 수 있다”며 “희귀병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유전자 검사의 발전으로 예전에 알려진 것보다 빈도가 높으며 진단이 되지 않거나 늦게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Nature) 출판 그룹에서 발행하는 저명 국제학술지 ‘Scientific Reports’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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