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종원 세브란스병원장, 임기동안 병원 내 디테일한 혁신과 변화 지속 강조

세브란스병원 하종원 병원장.
세브란스병원 하종원 병원장.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최근 2022년 국가고객만족도(NCSI) 조사에서 전 산업분야에서 세브란스병원이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그간 고객만족도 조사 최우수 기관들은 대형호텔 등 서비스업계가 차지했지만, 그런 관행을 깨고 세브란스병원이 1위에 등극한 것.

세브란스병원이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이유는 무엇일까?

환자들의 작은 목소리에서 시작한 환자 가치 프로그램과 환자의 심리까지 치유하는 정성적 접근법이 그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항상 기본에 충실하고, 모든 임직원들이 스스로 자랑스러운 병원에서 근무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환자들에게 더 친절하게 대응하는 문화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세브란스병원은 환자 케어를 넘어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사회적 책임도 다하고 있는 것이 보건산업분야 11년 연속  1위 및 2년 연속 전체 산업군 1위를 차지한 토대가 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하종원 세브란스병원장은 "내원객이 남긴 고객의 소리를 빠짐없이 읽어보고 있다"며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지적하는 목소리에 놀라기도 하지만, 이런 목소리가 병원을 발전시키는 소중한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 병원장은 2020년 8월 병원장으로 임명된 이후 지난해 연임에 성공하면서 병원경영 실적을 인정받았다.

그가 연임에 성공한 이유 중 하나는 세브란스병원을 환자들이 가장 신뢰하는 병원으로 변모시켰기 때문이다.

하 병원장은 내원객이 남김 목소리에 대한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환자·보호자 병원 출입문부터 모든 동선 불편 꼼꼼히 점검

출근길부터 환자와 보호자가 사용하는 다양한 출입문을 시작으로 동선에 불편이 없는지 살피는 것이 하루 일과의 시작이다.

환자 불편사항을 개선하기 위한 회의를 매주 개최하고,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의견을 모아 개선 진행상황을 꼼꼼히 점검하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탄생한 것이 꿀잠 프로젝트. 입원 병동에서 숙면을 취하기 어렵다는 환자 목소리에서 출발된 꿀잠 프로젝트는 소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포장용테이프를 무소음 테이프로 변경하고, 화장실 변기 뚜껑에는 소음 방지기를 달았다.

환자 숙면을 돕는 꿀잠꾸러미도 제공하고 있다.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병동 환경을 개선한 것은 하 병원장의 철학이 담겨 있다.

그는 "수면은 환자 치료 과정의 일부"라며 "소음 등 숙면을 방해하는 요소를 줄여 입원 환자가 빠른 회복을 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공복 탈출 프로그램도 환자들의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검사와 시술을 앞둔 환자가 장시간 금식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갈증이나 입마름, 불안, 긴장 등 불편이 동반된다.

세브란스병원은 당질 보충 음료를 제공해 공복 불편감을 크게 해소시키고 있다.

다양한 프로젝트와 함께 환자를 배려하는 세브란스병원의 노력은 곳곳에서 눈에 띈다.
회진 전에 환자가 치료과정에서 궁금한 점을 미리 적고 답변을 들을 수 있는 회진질문 게시판, 검사와 입원 중 환자의 불필요한 노출을 방지하기 위해 의료진이 커튼을 열기 전 환자에게 동의를 구하는 푯말 등도 환자들에게 큰 호응 받고 있다는 것이다.
 

데이터 기반 정성적 접근으로 환자 및 보호자 마음까지 치유

세브란스병원은 환자들이 병원에서 경험하는 모든 과정을 데이터로 측정하고 있다.
입원환자, 외래환자, 심지어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도 그 대상이다.

치료 후 만족도 조사를 카카오 알림톡을 발송해 의견을 수집하고 있다. 고객의 목소리에서 개선점을 찾지만, 단순히 몇 건의 민원이 제기됐으며, 몇 건을 해결했다는 정량적 접근법은 지양하고 있다.

하 병원장은 "환자들의 민원이 몇 건 제기돼 몇 건 해결했다는 정량적 접근은 크게 의미가 없다"며 "환자들이 어떤 민원을 제기했으며, 어떻게 해결했는지 그 내용이 더 중요하다. 재발방지를 위한 방안 모색이 더 중요하다. 환자 민원에 대한 해법은 정성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민원이 제기된 해당 부서에 대해 질책보다 민원 재발을 막을 수 있는 해법 제시에 더 방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하종원 병원장은 실무자들의 업무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데이터 활용성을 극대화 하고 있다.

의료현장에서 수집 가능한 다양한 데이터를 모아 병원지표분석포털을 완성한 것.
병원지표분석포털 데이터를 실무자들이 업무에 사용할 수 있도록 현장에 대시보드를 설치했다.

응급진료센터 대시보드가 그 예. 환자 평균 체류시간, 입원대기 현황, 병상 배정 필요 환자 현황, 당일 전원 환자 현황 등 다양한 정보가 표시되고 있다.

하 병원장은 "병원은 제한적인 자원 가운데 최고의 치료를 제공해야 한다"며 "병원지표분석포털은 의료진의 신속한 의사결정을 돕고 환자 흐름을 관리할 수 있어 병원 과밀화 해소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종원 병원장은 세브란스병원이 미국 메이요클리닉에 견주어도 의료진 실력, 시설 및 장비에서 손색이 없다며, 세브란스병원은 의료기관으로서 기본에 충실하다고 역설했다.
 

기본에 충실한 세브란스, 메이요클리닉과 견주어 손색 없어

세브란스병원은 전세계 단일 기관 중 최초로 로봇수술 3만례를 달성했으며, 로봇수술을 다양하게 활용해 두경부암, 위암, 부인암 등 수술 분야를 확대하고 있다.

그는 "3만례란 많은 수술 실적도 자랑거리지만 새로운 분야 적용개발이야말로 더 큰 의미가 있다"며 "적용 분야를 확대할 수 있었던 바탕에는 의료진들의 도전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로봇수술 이외 간이식 1500례, 신장이식 5000례 등 이식 분야에서 특출난 성과를 보이고 있으며, 생체 이식 외 혈액형 부적합 이식 등 고난도 분야에서 뛰어난 치료 효과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조혈모세포 이식 3000례를 돌파했으며, 지난해 6월 CAR-T 치료를 도입해 재발 불응성 혈액암 환자들에게 치료 기회 제공과 다양한 세포치료 임상연구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하종원 병원장은 세브란스병원의 모든 임직원들이 스스로 세브란스병원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클리니션 어워즈와 너싱 히어로 상을 제정한 것.

구성원들이 병원을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환자를 위해 세브란스의 가치관을 실현한 의료진을 치하하기 위한 것이다.

하 병원장은 "가치의 선순환으로 병원에 대한 의료진의 만족은 환자를 향한 친절로 이어진다"며 "환자와 보호자는 친절한 의료진에 신뢰를 보낸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를 현장에서 만나는 의료진의 얼굴이 곧 환자가 갖는 병원의 인상"이라며 "환자 가치 기저에는 의료진이 있는 만큼 의료진을 위한 노력도 잊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회 구성원으로서 책무 다하기 위한 ESG 경영 경주

하 병원장은 세브란스병원이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ESG 경영에도 경주하고 있다.

환자 만족도 제고를 위해 환자 대기시간과 종이문서 줄이는 ESG 경영에 돌입한 것이다.

ESG 경영의 일환으로 'Less 병원'을 표방한 세브란스병원은 대기시간 줄이기(Wait-less)는 환자가 치료를 받기 위해 대기하는 시간을 줄여 긍정적인 환자 경험을 제공하는 프로젝트다.

주차장부터 검사실, 주사실, 채혈실 등 각 부서별로 환자들이 대기시간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모속할 방침이다.

또, 종이문서 줄이기(Paper-less)는 수술 및 검사 동의서 등 병원에서 사용한 종이 문서 서류 종류는 1000종에 달한다.

이런 다양한 종이문서는 환자 불편 및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 등 부수적인 문제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SMS, 카카오 알림톡, 앱 등을 다양하게 사용해 이런 문제를 개선하고 있다. 병원 내부적으로는 전자문서 암호화 프로그램을 이용하며,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하종원 병원장의 경영철학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국제병원연맹(IHF)는 지난해 130개국 2만여 의료기관 중 최고의 병원에게 수여하는 '김광태 박사상-금상'에 세브란스병원을 선정했다.

IHF는 세브란스병원이 데이터 기반 지속성장이 가능하며, 환자 가치 극대화 추구라는 의료문화를 개척해 트랜드를 선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종원 병원장은 지난 4월 19일 종근당 존경받는 병원인상 CEO 부분을 수상한 바 있다. 종근당 존경받는 병원인상은 병원계 발전에 공헌이 큰 병원인을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또, 지난해 6월에는 한국표준협회(KSA) 주관 2022 소비자웰빙환경만족지수(KS-WEI) 인증식에서 가치공로상을 수상했다.

의료진과 함께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환자들의 만족도를 높인 공로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하 병원장은 "병원 가치는 환자가 병원에서 얼마나 좋은 의료 경험을 했느냐인 환자 가치가 좌우한다"며 "환자 가치 극대화 추구를 병원 경영의 핵심으로 두고 환자는 물론 구성원, 사회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세브란스병원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