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PAHF·DELIVER 연구서 당뇨병·박출률 무관하게 심장 보호효과

SGLT-2억제제(SGLT-2i) 계열의 혈당강하제가 심부전을 전방위적으로 커버할 수 있는 주요 치료전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유럽심장학회(ESC)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다파글리플로진의 주요 임상인 DELIVER 연구(NEJM 2022)에서 좌심실박출률 감소 심부전(HFrEF) 뿐만 아니라 좌심실박출률 경도감소 심부전(HFmrEF), 좌심실박출률 보존 심부전(HFpEF)에서도 SGLT-2억제제가 유효한 치료전략이라는 점이 입증돼 주목을 받았다. 대한심부전학회가 진행한 Heart Failure Seoul 2022에서는 DELIVER 연구가 국내 심부전 진료지침의 권고사항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 강조되기도 했다.

HFmrEF·HFpEF

DELIVER 연구에서는 좌심실박출률이 40% 이상인 심부전 환자 6263명을 모집해 다파글리플로진군과 위약군으로 무작위 분류했다. 특히 대상 환자군에는 이전 좌심실박출률이 40% 이하였다가 회복된 환자들도 포함됐다.

베이스라인에서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72±10세, 여성 비율은 44%, 2형당뇨병 비율은 45%, 체질량지수(BMI) 30kg/㎡ 이상 비율은 45%, 심방세동 동반율은 57%였다. 대부분 환자들은 NYHA Ⅱ였고(75%), 평균 좌심실박출률은 54.2±8.8%였다. 좌심실박출률이 60% 미만인 비율이 70% 수준이었고, 좌심실박출률 40% 이하에서 회복된 비율은 18% 수준이었다.

심부전 악화·심혈관 사망

1차종료점은 심부전 악화의 종합빈도(심부전으로 인한 계획되지 않은 입원 또는 심부전으로 인한 응급실 방문) 또는 심혈관 사망을 평가했다. 평균 2.3년의 추적관찰 결과 1차종료점 발생률은 다파글리플로진군 16.4%(3131명 중 512명), 위약군 19.5%(3132명 중 610명)로 다파글리플로진군에서 상대위험도가 18% 낮았다(HR 0.82, P<0.001).

1차종료점 세부사항을 별도로 분석한 결과 심부전 악화는 다파글리플로진군에서 11.8%(368명), 위약군 14.5%(455명)로 다파글리플로진군에서 상대위험도가 21% 유의하게 낮았다(HR 0.79, 95% CI 0.69-0.91). 심혈관 사망 발생률은 각각 7.4%(231명), 8.3%(261명)로 다파글리플로진군의 위험이 12% 감소했다(HR 0.788, 95% CI 0.74-1.05). 특히 좌심실박출률 60% 이상과 미만, 당뇨병 유무로 구분했을 때도 유사한 결과가 나타나는 등 하위분석에서도 일관된 결과가 확인됐다.

“SGLT-2i, 모든 심부전 치료의 근간”

2차종료점은 전체 심부전 사건과 심혈관 사망, 8개월 시점 KCCQ TSS 변화, 심혈관 사망, 모든 원인 사망이었다. 전체 심부전 사건과 심혈관 사망 위험 비교에서는 다파글리플로진군이 위약군 대비 상대위험도가 23%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RR 0.77, P=0.0003). KCCQ TSS 전체 증상 점수 개선율은 다파글리플로진군에서 유의하게 높았고(Win Ratio 1.11, P=0.009), 평균 점수 차이는 2.4점이었다(P<0.001). 한편 안전성 평가결과, 사망을 포함한 모든 중증 유해사건 발생률은 다파글리플로진군 43.5%, 위약군 45.5%로 차이를 보였다. 약물중단으로 이어진 중증 유해사건 발생률도 각각 5.8%로 동일했다.

연구팀은 “다파글리플로진은 HFmrEF, HFpEF 환자에서 심부전 악화 또는 심혈관 사망위험을 감소시켜주는 것으로 나타났고 전체 심부전 사건, 증상 부담률 개선에서도 다파글리플로진의 효과가 확인됐다”고 정리했다. 주요저자인 하버드의대 Scott D. Solomon 교수는 “당뇨병 유무, 심부전 입원 병력 환자와 좌심실박출률 40% 이하에서 개선된 환자 등 하위그룹 분석에서도 일관되게 다파글리플로진의 혜택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DELIVER 연구는 좌심실박출률과 무관하게 모든 심부전 환자에서 SGLT-2억제제가 근간 치료전략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뒷받침해주고 있다”고 부연했다.

DELIVER·DAPA-HF

DELIVER 연구에서 관찰된 다파글리플로진의 혜택은 DAPA-HF 연구와 통합적으로 분석한 연구(Nat Med. 2022)에서도 재확인됐다. 연구를 진행한 영국 글라스고우대학 Pardeep S. Jhund 교수는 “연구결과 다파글리플로진은 좌심실박출률과 무관하게 대부분의 심부전 환자에서 심혈관 사망위험 감소 등 효과를 보였다”고 정리했다. 이번 분석에는 DAPA-HF 연구 4744명, DELIVER 연구 6263명이 포함됐고(1만 1007명) 평균 추적관찰 기간은 22개월이었다.

심혈관 사망위험을 비교한 결과 다파글리플로진 10mg군이 위약군 대비 14%(HR 0.86, P=0.01), 모든 원인 사망위험은 10% 낮았다(HR 0.90, 95% CI 0.82-0.99, P=0.03), 모든 심부전 입원도 위약 대비 다파글리플로진군에서 29%(RR 0.71, P<0.001), 최초 심부전 입원 발생률은 26%(HR 0.74. 95% CI 0.66-0.82, P<0.001) 낮았다.

추가적으로 심혈관 사망과 심부전 입원에 대한 통합위험도를 평가한 결과 역시 다파글리플로진군에서 22% 낮았고(HR 0.78, P<0.001), 심혈관 사망·심근경색증·뇌졸중 전체위험은 10%(HR 0.90, P=0.045) 낮은 경향을 보였다.

이 연구에서도 당뇨병 유무와 무관하게 심혈관 사망위험 감소효과가 관찰됐고, 좌심실박출률 40% 이하와 초과 분류에서도 동일한 효과를 보였다. 이에 연구팀은 전반적으로 모든 좌심실박출률 범위에서 일관된 효과가 확인됐다고 정리했다. Jhund 교수는 “대규모 심부전 환자 연구에서 다파글리플로진은 심혈관 사망, 모든 원인 사망, 심부전 입원, MACE 위험을 감소시켰고 다파글리플로진의 혜택은 좌심실박출률 범위와 무관하게 모든 환자에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신장질환에도 합격점

SGLT-2억제제 다파글리플로진은 심장약에 이어 신장약으로도 합격점을 받은 바 있다. DAPA-CKD 연구결과, 다파글리플로진은 2형당뇨병 동반 여부와 관계없이 만성신장질환(CKD) 환자의 신장기능 악화 또는 사망위험을 유의하게 낮추는 혜택을 입증받았다.

최근까지 만성신장질환의 진행을 지연시키는 효과를 입증한 약물로는 항고혈압제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I)와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가 대표적이었다. 그런데 혈당강하제 중 SGLT-2억제제가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심혈관 및 신장예후를 개선한 것으로 보고되면서 신장약으로서 가능성이 대두됐다.

DAPA-CKD 연구는 다파글리플로진이 2형당뇨병 동반 여부와 관계없이 만성신장질환 환자의 신장기능을 보호할 뿐 아니라 예후를 개선할 것이라는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 진행됐다. 21개국 386개 의료기관에서 18세 이상의 만성신장질환 환자 4304명이 모집됐다.

모든 환자의 추정 사구체여과율(eGFR)은 25mL/min/1.73㎡ 이상 75mL/min/1.73㎡ 이하였고, 뇨중 알부민-크레아티닌 비율(UACR)은 200mg/g 이상 5000mg/g 이하였다. 아울러 환자들은 최대내약용량의 ACEI 또는 ARB를 최소 4주간 복용하고 있었다. 전체 환자군은 다파글리플로진 10mg 1일 1회 복용군(다파글리플로진군, 2152명)과 위약군(2152명)에 무작위 분류됐다. 평균 나이는 61.8세였고 66.9%가 남성이었다. 2형당뇨병 환자는 2906명(67.5%)으로, 3명 중 1명은 2형당뇨병을 동반하지 않았다. 추적관찰 기간(중앙값)은 2.4년이었다.

당뇨병 관계없이 신장 보호효과

1차종료점은 eGFR 50% 이상 지속적 감소 또는 말기신장질환 발생, 신장질환 또는 심혈관질환 사망 등을 종합해 평가했다. 추적관찰 기간에 1차종료점은 다파글리플로진군 187명, 위약군 312명에서 발생했다. 치료·관찰결과, 1차종료점 발생위험은 다파글리플로진군이 위약군보다 39% 유의미하게 낮았다(HR 0.61, P=0.000000028). 특히 이같은 효과는 2형당뇨병 동반 여부와 관계없이 일관되게 나타났다. 위약군 대비 다파글리플로진군의 1차종료점 발생위험은 2형당뇨병 동반군에서 36%, 비동반군에서 50% 유의하게 낮았다.

다파글리플로진은 1차종료점에 이어 세 가지 2차종료점 발생위험도 유의하게 낮췄다. 연구에서 정의한 2차종료점은 △eGFR 50% 이상 지속적 감소 또는 말기신장질환 발생, 신부전으로 사망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또는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등으로 설정했다.

연구를 진행한 네덜란드 그로닝겐대학의료원 Hiddo J.L. Heerspink 교수는 “다파글리플로진이 2형당뇨병 동반 여부와 관계없이 만성신장질환 환자의 신장기능 악화, 심혈관질환 또는 신장질환에 의한 사망을 낮출 수 있었다”며 “이번 결과는 더 개선된 새로운 치료옵션이 필요한 만성신장질환 환자에게 다파글리플로진이 잠재적인 혜택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ADA 약제특성

한편 미국당뇨병학회(ADA) 가이드라인에서는 심부전과 관련해 SGLT-2억제제(엠파글리플로진, 카나글리플로진, 다파글리플로진, 에르투글리플로진)가 유일하게 ‘혜택’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뇨병성 신장질환의 진행을 줄여주는 것으로 검증된 약제로는 SGLT-2억제제(카나글리플로진, 엠파글리플로진, 다파글리플로진)와 GLP-1수용체작용제(리라글루타이드, 세마글루타이드, 둘라글루타이드)가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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