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일 교수(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장기육 교수(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김두일 교수(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장기육 교수(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제 19회 대한심혈관중재학회(KSCI)가 개최됐다.

이번 학회에서는 김두일 교수(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 장기육 교수(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를 좌장으로 심재민 교수(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추은호 교수(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의 강연이 있었고, 이후 서정원 교수(분당서울대학교병원), 이승준 교수(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및 이중희 교수(연세대학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를 패널로 토의가 진행되었다. 본지에서는 이날의 강연 및 토의 내용을 요약·정리했다.

The Journey of DILATREND: DilAF trial

심재민 교수(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심재민 교수(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연자 심재민 교수(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 심방세동(atrial fibrillation, AF)의 통합적 치료를 위해 ABC pathway를 권장하고 있다. A는 anticoagulation을 나타내는 항응고요법으로 환자의 기저질환과 뇌졸중 및 출혈 위험도에 따라 결정된다. B는 better symptom control로 심박수 조절(rate control)과 리듬 조절(rhythm control)이 주된 치료 전략이다. C는 comorbidity로 동반질환, 위험인자, 생활습관 관리 등을 포함한다.  

그중 AF 환자의 심박수 조절 시 좌심실 박출률(left ventricular ejection fraction, LVEF)이 40% 미만인 경우 증상에 따라 베타차단제(beta-blocker), digoxin, amiodarone 등을 사용하고, 칼슘채널차단제는 금기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임상현장에서 좌심실 기능을 바로 확인할 수 없고 digoxin이 사망률 증가와 관련 있다는 연구 결과로 인해 심박수 조절의 일차 치료제로 베타차단제가 권고되어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쓰이고 있는 베타차단제는 carvedilol, bisoprolol, nebivolol 세 가지이다. 이 중 carvedilol은 3세대 베타차단제로 알파1수용체, 베타1수용체 및 베타2수용체를 모두 차단해 말초 혈관을 확장시켜 혈압을 낮추고, 심근의 기능을 향상시킨다. 또한 carvedilol은 부정맥 발생의 주요 기전인 SOICR (store overload-induced Ca2+ release)을 억제해 심부전이 동반된 AF 환자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Carvedilol의 유효성을 검증한 CAPRICORN 연구에서는 LVEF 40% 이하의 급성 심근경색 환자에서 위약 대비 carvedilol의 유의한 AF, 심방조동 및 심실성 부정맥 감소 효과를 보고하였다(McMurray J, et al. J Am Coll Cardiol. 2005).

이러한 carvedilol의 부정맥 효과에 근거하여 국내 AF 환자에서 carvedilol의 심박수 조절 효과를 객관적으로 증명하고, AF 치료에 대한 임상적 근거를 확보하고자 DilAF 3상 연구(Dilatrend SR: Atrial Fibrillation Phase 3 Trial)가 진행되었다. 이 연구는 국내 다기관, 무작위배정, 이중눈가림 임상 연구로 지속형, 영구형 AF가 있는 환자 15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 carvedilol (CKD-825)은 위약군과 비교해 기저치 대비 6주째 24시간 평균 심박수가 유의하게 감소하였다. 또한 AF의 증상의 변화를 평가하는 EHRA (European Heart Rhythm Association) 증상 점수를 통해 증상이 전혀 없는 환자 비율이 기저치 9.38%에서 carvedilol 투여 10주째 57.81%로 유의하게 증가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24시간 심박수를 체크하여 시간대별 맥박 변화를 확인해 본 결과, carvedilol은 교감신경의 긴장(sympathetic tone)을 억제하기 때문에, 수면상태인 야간에는 맥박이 일반적으로 떨어지는 수준으로 잘 유지가 되고, 활동 시에만 주로 맥박이 과하게 올라가는 것을 막아주어 맥박 조절에 있어 유의한 효과를 보였다<그림 1>.

그림 1. 기저치 대비 6주째 24시간 평균 심박수 변화
그림 1. 기저치 대비 6주째 24시간 평균 심박수 변화

이 연구를 토대로 국내 AF 환자에서 심박수 조절 목적으로 서방형제제 carvedilol의 적응증이 승인되었다. 베타차단제의 부정맥 치료에 사용의 직접적인 임상적 근거가 마련되어, AF 환자의 삶의 질과 임상적 효과를 고려한 선택지로 carvedilol을 고려할 수 있게 되었다.


When and How to Use De-escalation DAPT Strategy in ACS(TALOS-AMI)

추은호 교수(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추은호 교수(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연자 추은호 교수(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급성 관상동맥증후군(acute coronary syndrome, ACS) 환자에서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percutaneous coronary intervention, PCI)을 시행하는 경우, 아스피린과 P2Y12 억제제를 병용하는 이중항혈소판요법(dual antiplatelet therapy, DAPT)이 권고된다. ACS 발생 후 30일 동안은 허혈성 사건 위험이 높아 강력한 P2Y12 기반의 DAPT 가 주로 사용되지만, 이후에는 허혈성 사건 위험 혜택은 줄어들고 출혈성 사건 위험이 증가하게 되어 항혈소판제 강도 감량요법(de-escalation)의 고려가 필요하다.

항혈소판제 강도 감량요법은 크게 3가지로 DAPT 기간의 단축, 약효가 약한 항혈소판제로의 변경, 항혈소판제의 용량을 감량하는 방법 등이 있는데, 항혈소판제 강도 감량요법의 기준은 ACS 환자의 예후와 연관되어 그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STOPDAPT-2 연구에 따르면, PCI를 시행한 ACS 환자에서 한 달간 DAPT를 시행 후 clopidogrel 단독요법으로 전환한 경우 심근경색의 발생 빈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DAPT 12개월 치료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하지 못하였다(Watanabe H, et al. JAMA Cardiol. 2022). 

반면에 TROPICAL-ACS 연구에서는 혈소판기능검사(Sibbing D, et al. Lancet. 2017)에 따라 POPular Genetics 연구에서는 유전자형분석(Claassens DMF, et al. N Engl J Med. 2019)에 따라 약효가 약한 항혈소판제로 약제를 바꾸는 강도 감량요법을 시행했다. 연구 결과, 심혈관계 사건의 비열등성을 확인해 환자 예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했지만, 추가 비용 및 시간이 발생해 실제 임상현장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문제점이 지적되었다.

이러한 약점을 보완해 최적의 항혈소판요법에 대한 임상적 근거를 확보하기 위해 국내에서 PCI 시술을 받은 급성 심근경색 환자 2,697명을 대상으로 TALOS-AMI 연구가 진행되었다. PCI 후 한 달간 아스피린+ticagrelor 투여 후 검사 없이 ticagrelor를 clopidogrel로 변경하는 강도 감량요법을 시행한 결과, 심혈관계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및 BARC (Bleeding Academic Research Consortium) 출혈 기준 등을 포함한 심혈관계 사건 발생 빈도가 ticagrelor 유지군(8.2%)에 비해 clopidogrel 강도 감량요법군(4.6%)에서 유의하게 낮게 나타났다<그림 2>.

그림  2. Clopidogrel 강도 감량요법군과 Ticagrelor유지군(대조군)간 심혈관계 사건 발생 빈도
그림  2. Clopidogrel 강도 감량요법군과 Ticagrelor유지군(대조군)간 심혈관계 사건 발생 빈도

또한 강도 감량요법은 75세 이상의 고령과 60 ㎏ 이하의 저체중 환자에서 주요 출혈 사건(major bleeding)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Kim CJ, et al. Lancet. 2021).

TALOS-AMI 연구를 통해 안정형 ACS 환자에서 아스피린 기반 DAPT 진행 시 ticagrelor를 clopidogrel로 전환하는 강도 감량요법을 시행하는 것이 안전하고 효과적임을 확인하였으며, 경미한 출혈, 고령 및 저체중 환자에게 더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혈소판기능검사와 유전자형분석 없이 진행하는 획일적인 항혈소판제 강도 감량요법의 임상적 근거를 제시했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

2020년 유럽심장학회(ESC) 지침에 따르면 DAPT 요법 중 ticagrelor를 clopidogrel로 전환하는 강도 감량요법이 근거수준 IIb로 권고되고 있지만, 이러한 요법이 PCI 시술 환자에서 출혈 위험 등 심혈관계 사건을 최소화하는 최적의 치료요법으로 자리매김하여 향후 지침에서는 IIa로 상향 조정되기를 기대한다.


Discussion

패널
서정원 교수(분당서울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이승준 교수(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이중희 교수(연세대학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심장내과)

서정원 교수(분당서울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이승준 교수(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이중희 교수(연세대학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심장내과)

서정원 : 혈압이 낮은 AF 환자에게 베타차단제를 사용 시 혈압이 떨어져서 문제가 되는 경우는 없는지 궁금합니다.

심재민: 혈압 수치는 다소 낮게 나오더라도 환자가 증상이 없고 임상적으로 쇼크 상태가 아닌 경우 가능한 베타차단제를 유지하는 편입니다. 혈압이 너무 낮거나 호소하는 증상이 혈압과 연관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중단해야 하겠지만 carvedilol 서방형제제 저용량인 8 ㎎에서는 혈압이 낮아진 이유로 베타차단제 투여를 중단했던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이승준: 고령 환자의 AF 관리에 있어 주의할 점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심재민: 고령 환자의 경우 서맥에 더 취약하기 때문에 24시간 심전도 등을 통해 장기간 모니터링 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항부정맥제와 베타차단제를 같이 사용하는 경우 빈맥-서맥 증후군으로 현기증, 실신 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며 필요시 심박동기 삽입을 통해 서맥에 대한 백업을 하고 약제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김두일: 고령의 AF 환자에서 심박수는 편차가 크기 때문에 24시간 심전도 검사와 운동 시 심박수를 확인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안정 시 두근거림 없이 심박수가 조절되어도 운동 시 등 갑작스러운 심박수 증가가 있는 환자에게는 베타차단체 처방이 필요합니다.  

이중희: TALOS-AMI 연구 이후 실제 임상에서 강도 감량요법을 사용하고 계시는지요?

추은호: 출혈 증상이 있거나 고령 환자에서 조기에 강도 감량요법을 적용하고 있습니다만, 허혈성 사건 위험과 출혈성 사건 위험 방지 간의 균형을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환자 개인별 상황을 고려하여 임상적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장기육: ACS 환자에게 강력한 P2Y12 억제제인 ticagrelor와 아스피린 병용요법을 장기간 사용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습니다. 향후 ACS 환자에서 어떤 치료옵션이 가장 주목받을지 궁금합니다.

추은호: 저는 장기간 DAPT 치료에서 강도 감량요법으로 아스피린과 clopidogrel을 병용한 DAPT 요법을 가장 최적의 치료옵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75세 이상 고령 환자에서는 출혈 위험이 더 높기 때문에 clopidogrel 단독요법이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중희: 잇몸 출혈이나 코피 등의 경미한 출혈(minor bleeding)과 주요 출혈의 관련성과 경미한 출혈이 있는 환자에서 약물 선택의 기준에 대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추은호: TALOS-AMI 연구 결과에서 DAPT는 주요 출혈과 경미한 출혈 간의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NOAC에서 보고된 결과와도 유사합니다. 연구 결과들을 토대로 경미한 출혈이 있는 환자에게 의료진이 확신을 가지고 약물 복용을 유지하도록 교육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장기육: ACS 환자에서 PCI 시행 후 첫 1년간은 다양한 환자에서 다양한 치료옵션이 주어지는데 위장관계 출혈 등의 출혈 위험성을 고려한 선택이 중요합니다. TALOS-AMI 연구는 한 달 동안 주요 출혈 사건이 없고 허혈성 사건 발생 위험이 높지 않은 환자를 대상으로 수행됐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항혈소판제 강도 감량요법에 대한 RCT 연구가 없었는데 그 근거를 제시했다는데 충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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