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마사르탄 3제병용 항고혈압제 → HCTZ, 클로르탈리돈과 심혈관혜택 차이 無

최근 개최된 대한심장학회 춘계심혈관통합학술대회에서 국산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 피마사르탄(제품명 카나브) 단독 및 병용요법의 임상근거를 소개하는 자리가 마련돼 청중들로부터 큰 관심을 끌었다. 피마사르탄 단일제형복합제(SPC) 요법인 듀카브, 듀카브 플러스 등의 혈압조절 효과와 함께 한국인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피마사르탄의 임상혜택을 규명한 사례가 집중적으로 보고됐다. 서울의대 강시혁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는 ‘피마사르탄 병용요법을 통한 혈압 목표치 달성’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고혈압 환자의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항고혈압제 병용요법의 필요성과 국산 ARB 피마사르탄을 기반으로 2제에서 3제에 이르는 병합·복합제 요법의 임상근거를 소개했다. 특히 강 교수는 피마사르탄 기반 3제 병용요법에 사용되는 이뇨제의 효과와 관련해 DCP 연구를 인용하며 하이드로클로로티아지드(HCTZ)와 티아지드-유사 이뇨제 간에 차이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항고혈압제 병용요법

강 교수는 먼저 고혈압이 심혈관질환 사망의 대표적 위험인자로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는 상황에서 강력한 혈압조절에 대한 요구가 증대되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에 따라 대한고혈압학회에서는 일반적인 고혈압 치료목표를 혈압 140/90mmHg 미만으로 유지하면서도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게는 130/80mmHg 미만조절을 권고하고 있다.

강 교수는 이러한 상황에서 항고혈압제의 처방패턴도 병용요법 쪽으로 무게가 쏠리고 있다고 새 트렌드를 설명했다. ‘Korea Hypertension Fact Sheet 2022’를 보면, 항고혈압제 2제병용 처방의 비율은 43.6%, 3제 이상의 병용처방도 16.3%를 차지하고 있다. 2제병용은 RAS억제제와 칼슘길항제(CCB) 조합이 65.6%, 3제병용에서는 RAS억제제+CCB+이뇨제의 조합이 58.0%로 1위에 랭크돼 있다.

피마사르탄

강 교수는 2제에서 3제에 이르는 항고혈압제 병용의 기반요법으로 국산 ARB 제제인 피마사르탄을 꼽았다. 피마사르탄은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된 ARB 제제로, AT1수용체와의 결합률이 높고 해리율은 낮아 작용시간이 긴 것이 특징이다. 반감기는 10시간에 달한다. 다른 ARB 제제와 비교해 혈압강하력이 더 우수하며 최대용량 투여 시 수축기혈압을 22mmHg까지 감소시킨다.

피마사르탄을 기반으로 하는 항고혈압제 병용·복합제는 피마사르탄/암로디핀(제품명 듀카브)과 피마사르탄/암로디핀/HCTZ(제품명 듀카브 플러스)가 대표적이다. 강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최대용량의 피마사르탄/암로디핀 복합제(60/10mg)는 치료 8주시점 수축기혈압을 34.5mmHg 강하시켰고, 치료반응률도 89.4%에 달했다.

HCTZ vs 클로르탈리돈

강 교수는 피마사르탄/암로디핀/HCTZ의 3제 병용요법 중에서 이뇨제의 효과를 비교한 연구에 주목했다. 현재 항고혈압제 3제병용에 사용되는 이뇨제는 HCTZ와 티아지드-유사 이뇨제 클로르탈리돈이 대표적인데, 이들 두 약제의 심혈관사건 유효성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 사례가 바로 DCP(The Diuretic Comparison Project) 연구로, 고혈압 환자에서 HCTZ와 클로르탈리돈의 심혈관사건 예방효과를 비교한 결과다.

2.4년의 관찰결과, 두 그룹 간에 혈압조절의 차이는 없었다. 1차종료점(심근경색증, 뇌졸중, 비암 사망, 급성 심부전 입원, 긴급 혈관재생술) 발생률 역시 HCTZ 10.0% 대 클로르탈리돈 10.4%로 두 군 간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HR 1.04, P=0.45). 하위분석에서는 일부 차이가 관찰됐다. 심근경색증 또는 뇌졸중 병력이 있는 환자군에서 클로르탈리돈 복용 시 1차종료점 위험이 27% 감소(HR 0.73, 95% CI 0.57~0.94)한 반면 심근경색증 또는 뇌졸중이 없는 환자군에서는 클로르탈리돈 투약시 1차종료점 위험이 12%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HR 1.12, 95% CI 1.00~1.26).

이상반응 중 저칼륨혈증은 HCTZ 4.4% 대 클로르탈리돈 6%로 클로르탈리돈군에서 유의하게 높았다(P<0.001). 저칼륨혈증으로 인한 입원율은 1.1% 대 1.5%로 클로르탈리돈의 위험도가 높은 경향을 보였다(P=0.05). 강 교수는 “클로르탈리돈이 HCTZ와 비교해 심혈관사건 위험을 더 낮추지 못했고 심근경색증 또는 뇌졸중 유무에 따라 심혈관사건 감소효과가 다르게 나타났다”며 “클로르탈리돈이 저칼륨혈증 위험증가와 연관성을 보였다”고 밝혔다.

한국인 대상 고혈압 치료

한편 연세의대 김중선 교수(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는 ‘한국인 고혈압 환자에서 피마사르탄의 임상결과 개선혜택’에 대해 강연, 국산 ARB 제제 피마사르탄이 한국인 대상의 임상시험에서 얼마나 혈압을 조절하고 임상결과를 개선했는지 보고했다.

피마사르탄은 혈압변동성 개선혜택에 의해 24시간 혈압조절과 함께 야간수면·아침기상 시간대의 혈압상승을 잘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에서 피마사르탄 60mg은 발사르탄 대비 약효발현의 최대치와 최소치를 나타내는 최저효과/최대효과비(T/P ratio, trough-to-peak ratio)가 높았으며 우수한 24시간 혈압조절 효과를 나타내기도 했다.

FITNESS

김 교수는 피마사르탄의 한국인 대상 연구로 FITNESS를 먼저 소개했다. 한국사회가 급격한 고령화를 겪고 있는 가운데, 고령층에서 발생하는 고혈압은 동맥 경직도 상승·치매 위험증가·신장질환 위험증가·혈압변동성 악화 등의 유병특성을 나타낸다. FITNESS 연구는 한국인 고령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피마사르탄의 혈압강하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한 결과다. 국내 의료기관에 등록된 70세 이상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ARB 피마사르탄과 ACE억제제 페린도프릴의 혈압강하 효과를 비교·평가했다.

결과는 8주시점에서 피마사르탄군과 페린도프릴군의 기저시점(baseline) 대비 수축기혈압 변화가 -14.20mmHg 대 -9.0mmHg로 피마사르탄군이 -5.2mmHg 더 우수한 혈압강하력을 나타냈다. 또한 피마사르탄은 4·8주시점에서 ACE억제제 대비 유의하게 높은 혈압반응률(수축기혈압 140mmHg 미만 조절 또는 20mmHg 이상 강하)을 보였다.

FANTASTIC

다음으로 소개된 한국인 대상 연구는 피마사르탄의  신장 보호효과를 검증한 FANTASTIC이다. 고혈압과 당뇨병은 모두 만성신장질환(CKD)의 위험인자로 작용한다. 따라서 고혈압 치료 시에 항고혈압제의 선택은 신장 보호효과를 갖춘 계열에 점수를 더 줄 수밖에 없다.

FANTASTIC 연구에서는 고혈압을 동반한 2형당뇨병성 만성신장질환(CKD) 환자를 대상으로 피마사르탄 대 로사르탄의 단백뇨 감소효과를 비교·평가했다. 결과는 피마사르탄군에서 기저시점 대비 알부민뇨(urine A/C ratio)가 37.6%(P<0.0001) 유의하게 감소했다. 20.6% 감소한 로사르탄군과 비교해 유의미하게 더 높은 감소율이었다(P<0.0001).

특히 4주(로사르탄 -9.8% vs 피마사르탄 -25.6%, P<0.0007), 8주(-8.3% vs -35.4%, P<0.0001), 12주(-17.7% vs -37.5%, P<0.0001), 24주(-20.6% vs -37.6%, P<0.0001) 모두에서 피마사르탄군이 로사르탄군 대비 유의하게 높은 알부민뇨 감소율을 보였다. 이 결과에 근거해 피마사르탄은 우리나라 식약처로부터 ‘고혈압 치료요법으로서, 고혈압을 동반한 2형당뇨병성 만성신장질환 환자의 단백뇨 감소’에 추가로 적응증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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