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부 양영구 기자
취재부 양영구 기자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요즘은 어딜 가나 새로운 정보가 넘쳐나 '트렌드'라는 단어에 압박을 받기도 한다. 반드시 나도 알아야만 할 것 같은 두려움이랄까.

찾아보니 이런 심리를 Fearing of Missing Out, 이른바 FOMO 증후군이라고 한다던데, 어쩌면 요즘 사회 어디에나 FOMO 증후군은 만연한 것 같다.

한국 사회, 더 좁히면 한국 내 제약바이오 업종은 과거 10년 전에 비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국산 신약도 등장하고, 글로벌 제약사의 신약이 국내에 진출하면서 이를 평가하기 위한 정책 시스템도 고도화됐다.

특히 글로벌 제약사의 신약이 국내 허가가 필요한지, 허가를 해준다면 어떤 적응증을 해줄 것인지, 이 적응증으로 환자에게 처방될 때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타당한지 등이다.

한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글로벌 제약사 신약 중 항암제가 많다 보니 이런 여러 가지 검증 단계 중에서 암질환심의위원회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암질심과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즉, 약평위의 기능 중복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그럼에도 암질심은 항암 신약의 급여기준 설정 여부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최근 암질심에 불만이 크다. 약제 급여기준이 적절한지를 객관적인 자료로 판단하면 되지만, 무작정 반대만 하는 일부 위원이 있다고도 한다.

한 취재원이 말해주길 A 항암제는 한국에서 유일한 적응증을 허가받고 암질심에 서류를 넣었는데, 대부분 위원이 급여기준에 찬성했지만 한 위원의 반대로 미뤄지고 있다고 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같은 적응증을 준비 중인 B 약제의 최종 데이터도 봐야 한다는 게 이유다. 사실 B 약제는 이제서야 임상3상 결과가 학회에서 발표됐고, 한국에 이 적응증을 확대할지 여부도 불분명하다. 그럼에도 '새로운 정보'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현장에서는 이런 새로운 정보에 대한 무조건적인 추종이 환자에게 즉각 사용할 수 없게 만드는 걸림돌이 되고, 환자가 죽음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새로운 자극에 대한 갈망이 내 삶에 100% 좋을까라는 질문을 다시 해본다.

새로운 정보와 많은 경험이 내 삶에 자산이 돼 나를 성장시킬지, 아니면 무분별하게 흡수하는 정보와 경험이 독이 되진 않을지.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것은 당연히 큰 장점이고, 스스로를 발전시키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새로운 것만 추구하다 변하지 않고 안정감을 주는 것은 잊고 살게되진 않을까.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한 믿음은 확고한 기준과 근거에서 나온다.

트렌드, 무작정 새로운 정보를 쫓기보다는 변하지 않는 것에 집중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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