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D, 환자분류 3개군으로 재구성·LABA + LAMA 병용 강조
국내 진료지침과 유사한 구조, 세부 환자분류에 차이

GINA, ICS/포르모테롤 기반 천식 관리전략 유지
국내 임상현황 고려한 단계별 치료전략 차별화

미세먼지 오염도와 함께 호흡기질환 위험이 높아지는 계절이다. 한국환경공단이 발표한 2021년 대기환경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미세먼지 오염도는 1년 중 2~5월이 높다. 미세먼지가 대표적인 만성 호흡기질환인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천식, 알레르기비염에 대한 위험인자로 꼽히고 있는만큼 직접적으로 환자들의 위험도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세계폐쇄성폐질환기구(GOLD)는 미세먼지를 비롯한 대기오염에 대한 노출을 COPD의 주요 위험인자로 적시했고,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는 진료지침에서 PM2.5의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경우 폐기능 감소와 연관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천식기구(GINA)와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가이드라인에서는 미세먼지가 천식 악화(exacerbation)를 유발할 수 있는 인자로 꼽히고 있다. 알레르기비염에서는 최근 국내 실험실 연구(Korean J Otorhinolarynhol- Head Neck Surg. 2023) 결과 미세먼지가 면역학적 변화, 산화스트레스, 상피장벽기능 이상, 알레르기 감작, 후생유전학적 수정 등 다양한 기전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되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임상현장의 전문가들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으로 인한 마스크 착용 의무가 서서히 해제되면서 미세먼지로 인한 위험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만성 호흡기질환 유병률

미세먼지 오염도가 아니더라도 국내 사회고령화로 인한 호흡기질환 환자 유병률 증가 문제는 꾸준히 지적돼 왔다. COPD의 경우 지속적으로 폐기능이 감소하기 때문에 고령 환자의 비율이 높은만큼 향후 노인 환자의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천식 역시 노인 환자의 비율이 높다. 일부 연구에서는 성인보다 4배 더 높은 유병률이 보고되기도 했다. 게다가 COPD와 천식은 만성질환인만큼 사회경제적 부담도 높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World COPD Day·World Asthma Day

국내뿐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COPD와 천식의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COPD와 천식의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세계적인 캠페인이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세계 COPD의 날(World COPD Day)은 매년 11월 COPD에 대한 인지도 개선과 새로운 치료전략을 공유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된다. 2022년의 주제는 ‘인생을 위한 당신의 폐(Your Lungs for Life)’로 평생동안 통합적인 건강과 웰빙 차원에서 폐건강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위한 전략으로 활동적인 생활, 독성 물질에 대한 노출 감소, 좋은 영양상태 유지, 적절한 백신 접종 등을 꼽았다.


세계 천식의 날(World Asthma Day)은 매년 5월 첫 번째 화요일에 진행된다. 올해 세계 천식의 날 주제는 ‘모두를 위한 천식 관리(Asthma care for All)’다. 캠페인에서는 대부분의 천식 이환율 및 사망률이 저중소득 국가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효과적인 치료전략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동시에 세계적으로 효과적인 천식 관리 프로그램의 개발과 실행을 촉구했다.

 
치료전략 업데이트

향후 지속적으로 COPD와 천식 유병률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를 관리하기 위한 핵심으로 사회적 인지도의 개선과 효과적인 치료전략의 개발 및 적용을 꼽았다. COPD와 천식의 사회적 인지도는 이전에 비해 많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리고 이는 저조한 치료율과 적절하지 않은 치료전략의 시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세계적으로 COPD와 천식의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캠페인이 지속적으로 시행되는 목적이고, 적절한 치료전략을 찾기위해 지속적으로 가이드라인들이 업데이트되는 이유다.

GOLD 2023 가이드라인 업데이트

GOLD는 2023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 했다.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더 넓은 범위에서 COPD 환자들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고, 치료전략의 구조에 변화를 줬다. 먼저 COPD의 정의에서 COPD가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흡연하지 않는 젊은 연령대에서도 COPD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COPD 전단계(Pre-COPD)’와 ‘PRISm(Preserved Ratio Impaired Spirometry)’ 구분을 새롭게 재시해 기류제한은 없지만(기관지확장제 사용 후 FEV₁ /FVC ≥ 0.7) 폐기능은 감소된 이들도 기류제한이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COPD 환자로 눈여겨볼 것을 강조했다.

국내 진료지침과 닮은 치료전략

이번 GOLD 가이드라인에서 가장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치료전략이다. 이전 가이드을인에서는 초치료전략을 시행할 때 COPD 증상 점수와 악화력에 따라 A, B, C, D 4개 그룹으로 분류하고, 이에 따른 치료전략을 적용하도록 권고했었다. 하지만 올해 업데이트를 통해 C와 D그룹을 E그룹으로 통합했고, 이에 따른 치료전략에도 뚜렷한 변화를 줬다.

기존 B군에서는 지속형 베타-2작용제(LABA)와 지속형 항무스칼린제(LAMA) 단독요법을, C군에서는 LAMA 단독요법을 우선 권고했던 내용을 LABA + LAMA을 우선 적용하는 내용으로 대체했다. 특히 기존 혈중 호산구 수치가 높은 환자에게 흡입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ICS) + LABA 병용요법을 고려하도록 한 부분은 삭제했고, 대신 ICS + LABA + LAMA 3제요법을 제시했다.

이런 변화는 초치료 이후 추적관찰 약물요법 치료전략에서도 확인된다. 호흡곤란, 악화에 대한 치료전략에서 ICS + LABA를 삭제했고, ICS가 필요한 경우에 대해서는 LABA + LAMA + ICS 3제요법으로 대체하도록 해 비교적 이전 가이드라인에 비해 단순한 치료방향을 제시했다.

변화방향 먼저 읽은 국내 치료전략

GOLD의 변화도 눈길이 가지만, 국내 진료지침과 비교했을 때 확인되는 유사성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는 2018년 진료지침을 통해 환자군을 가, 나, 다 3개 그룹으로 분류하고 치료할 것을 권고했다. 알고리듬의 구조는 2023년 GOLD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한 알고리듬과 유사하게 C, D군을 다군으로 묶은 모양새다. 게다가 치료전략도 나군과 다군에서 LABA + LAMA 병용요법을 사용가능한 치료전략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는 국내 임상상황과 근거들을 고려해 분류와 치료전략에서 GOLD와 차이를 뒀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우선 GOLD에서는 1초강제호기량(FEV₁) 기준을 환자 분류에서 독립시켜서 평가하도록 했지만, 국내 진료지침에서는 통합적으로 고려해 환자군을 분류했다. 특히 다군의 경우 증상 점수 없이 FEV₁ 60% 미만 또는 전년도 악화 2회 이상 또는 입원과 연관된 급성 COPD 악화병력이 있는 경우로 정의해 차이를 보였다.

이는 치료전략의 차이로도 이어졌다. 가군의 초치료전략으로는 필요 시 투여하는 속효성 베타-2작용제(SABA), 나군은 LABA나 LAMA 단독요법이나 LABA + LAMA 병용요법, 다군은 LABA + LAMA 병용요법을 권고했다. 추가적으로 급성 악화가 발생하거나 mMRC 2점 이상의 호흡곤란이 발생하는 경우 ICS +LABA +LAMA 3제요법을 고려하도록 했다. 추가적으로 SABA는 필요할 경우 모든 환자군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GINA 2022 가이드라인

천식 치료전략은 2021년 세계천식기구(GINA)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한 내용이 유지되고 있다. 2022년판 GINA 가이드라인에서도 ICS와 포르모테롤 병용요법을 중심으로 한 5단계 맞춤형 치료전략을 유지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ICS/포르모테롤 병용요법이 조절제와 완화제 전략(MART)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 무게를 두며 관련 근거들을 추가했다. 이에 1~2단계 치료전략에서 필요할 경우 사용하는 ICS/포르모테롤 병용요법을 우선 권고했고, 필요할 때마다 투여하는 SABA 단독요법은 대체 완화제 요법으로만 제시했다. 3~4단계 조절제에서도 ICS/포르모테롤 병용요법을 사용하되 단계에 맞게 ICS 용량은 증량하도록 했고, 이외 ICS/LABA 병용요법은 2안으로 제시했다.

이와 함께 중증 천식에 대한 전략을 강화했다. 새로운 생물학적제제를 5단계 및 중증 천식 약물요법에 추가했고, 기존 생물학적제제에 대한 새로운 적응증과 근거도 반영했다. 또 중증 악화 관리를 위한 별도의 알고리듬도 세부적으로 다듬어서 유지했다. 한편 GINA 가이드라인에서는 ‘경증(mild) 천식’이라는 용어를 가능한 사용하지 않도록 했다. 환자뿐만 아니라 의사도 경증 천식으로 확인될 경우 악화 위험이 없거나 치료의 필요성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GINA에서는 경증으로 확인된 환자에서도 지속적인 치료와 악화예방을 위한 관리가 필요하고, 경증 천식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면 환자에게 치료의 필요성을 잘 주지시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형’ 천식 관리전략

국내 천식 관리전략도 GINA의 변화를 수용하면서도 국내 임상상황을 반영한 ‘한국형’ 치료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2021년 진료지침에도 2개의 치료트랙을 통해 조절제와 완화제 전략을 제시했고, GINA에서 강조한 ICS/포르모테롤 병용요법도 각 단계별 치료전략에 포함시켰다. 이에 증상완화제에서는 필요 시 저용량 ICS/포르모테롤 병용요법을 1안으로 제시했고, 질병조절제에서도 1단계부터 저용량 ICS/포르모테롤을 고려하도록 했다. 그렇지만 2단계에서는 매일 저용량 ICS를 1안에 포함시켰고, 3단계부터는 ICS/LABA 병용요법을 우선적으로 적시했다. 또 GINA 가이드라인과 다르게 류코트리엔 수용체 길항제(LTRA) 추가 전략을 2안으로 권고했고, 경구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OCS)를 5단계에 사용할 수 있는 2안으로 제시했다.  

흡입기 순응도가 관건

국내 천식 진료지침과 GINA 가이드라인의 차이에 대해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진료지침이사인 한양의대 김상헌 교수(한양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는 국내 흡입기 사용에 대한 낮은 순응도를 주요한 이유로 들었다. 김 교수는 필요 시 투여하는 ICS/포르모테롤 병용요법은 지속적으로 투여하는 전략보다 ICS에 대한 노출량을 줄여줄 수 있지만, 국내 임상현장에서는 흡입기 치료 순응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투여하는 ICS 또는 ICS/LABA 전략이 더 유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5단계 2안의 치료전략에서 OCS를 제시한 부분 역시 “1~2단계의 치료전략이 필요한 환자에서 ICS 사용률은 낮지만 OCS 사용률이 높게 나타나고, 오히려 악화가 발생한 환자에서는 OCS 사용률이 높지 않다”고 부연해 국내에서 흡입기를 사용하는 치료전략의 순응도가 낮다는 점을 강조했다.

흡입기 순응도에 대한 내용은 COPD에서도 주요한 이슈다. GOLD는 올해 가이드라인 업데이트를 통해 흡입기 사용에 대한 문제와 적절한 흡입기 선택을 위한 기본 원칙을 새롭게 추가했다. 관련 내용에서 GOLD는 임상현장에서 필요한 약물들이 다양한 가운데 각각 다른 흡입기를 사용해야 하고, 흡입기마다 사용단계, 사용방법이 다르다는 점을 주요한 문제로 꼽았다. 이에 가능한 사용단계가 적고 적절한 흡입방법을 교육할 수 있는 흡입기를 선택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같은 맥락에서 가이드라인에서는  병용요법을 권고한 내용마다 ‘다수의 흡입기보다 단일 흡입기 복합제가 효과적이고 환자들이 사용하기 쉽다’는 단서조항을 붙였다.

국내 알레르기비염 치료전략

한편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는 지난해 알레르기비염 진료지침도 업데이트한 바 있다. 2015년 판 이후 업데이트된 내용으로 이 진료지침에서는 비강내 스테로이드와 항히스타민제 병용요법을 주요한 치료전략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진료지침에서는 관련 근거들을 검토한 결과 비강내 스테로이드 단독요법과 비강내 스테로이드 + 항히스타민제 병용요법이 동등한 임상적 위치를 가진다고 정리했고, 경구용 항히스타민제와의 병용요법 역시 단독요법과 유사한 수준의 혜택을 보인다고 권고했다. 이와 함께 LTRA는 천식이 동반환 알레르기비염 환자의 증상 개선을 위해서만 선택으로 권고한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진료지침에서는 약물요법 외 알레르기비염을 발생시킬 수 있는 외부 인자에 대한 회피 및 완화요법도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꽃가루, 식염수 비강세척, 집먼지진드기, 반려동물 등에 대한 내용을 담았고, 전반적으로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더해 이번 진료지침에서는 항원특이면역요법, 피하면역요법, 설하면역요법, 하비갑개 용적 축소수술 등에 대한 권고사항도 제시했다. 한편 진료지침에서는 모든 권고사항에 대해 환자의 가치와 선호도, 이득과 위해를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는 단서조항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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