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항혈전제·신장암 등 주목

"서바릭스와 가다실", "가브스와 자누비아", "헵세라와 바라크루드" 처럼 지난해까지 다국적 제약사들의 2파전이 주목을 끌었다면 올해는 하나 더 늘어난 3파전 경쟁이 그 자리를 대신할 전망이다.

올해 이러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는 치료제는 당뇨약, 백혈병, 신장암(신세포암), 고지혈증 등이다. 대부분 어느정도 시장이 형성된 상황인 만큼 신제품을 내놓는 제약사들의 각오 또한 대단하다.

먼저 DPP-4계열의 당뇨병 치료제 시장이 곧 3파전 전쟁에 돌입한다. 지금까지 자누비아와 가브스가 이끌었던 시장에 올 연말부터 온글리자(성분명 삭사글립틴)가 출사표를 던진다.

제품을 출시하는 한국BMS제약은 후발주자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한국아스트라제네카와 협공전략을 펼친다. 이에 질세라 기존 제약사들은 협력사들을 압박해 영업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전투적인 입장을 피력하고 나섰다.

덕분에 시장은 더욱 늘어날 조짐이다. 지난해 DDP-4시장은 300억 원에 약간 못미치는 금액으로 마감했는데 온글리자의 출현으로 얼마나 빠르게 시장을 성장시킬지 관심이다.

1800억대의 B형간염 치료제 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제픽스와 레보비르가 있기는 하지만 헵세라와 바라크루드가 사실상 쌍끌이 전략을 해온 상황에서 올 초 세비보(성분명 텔비부딘)의 출현으로 삼각구도로 늘어나게 됐다.

특히 세비보는 신약임에도 불구 기존 제품보다 가격이 절반 가량 저렴하다는 치명적 강점을 갖고 있어 이를 무기로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바라크루드와 헵세라의 성장에 제동을 걸지도 관전포인트다.

벌써부터 제약사들이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기존 제약사들은 B형 간염시장은 환자가 크게 늘어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신제품의 출시가 변수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면서 견재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플라빅스의 계보를 이을 새로운 성분의 항응고제 시장도 올해를 기점으로 3파전 양상이 뚜렸하다.
자렐토에 이어 프라닥사(성분명 다비가트란)와 에피언트(성분명 프라수그렐)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것은 자렐토 외에는 아직 출시가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경쟁구도가 느껴진다는 점이다. 제품을 출시하는 릴리와 베링거인겔하임은 해외에서 발표되는 각종 자료를 경쟁적으로 발표하는 묘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급기야 허가와 동시에 비급여로 선출시한다는 계획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출시가 됐을
때의 경쟁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베링거인겔하임 관계자는 "항응고제 시장이 워낙 크기 때문에 선점욕심이 많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분위가를 타는듯 항암제도 3파전 에 돌입하는 모양새다. 넥사바와 수텐이 유일했던 신장암(신세포암) 치료제 시장에 조만간 아피니토(성분명 에베로리무스)가 나올 것으로 보여 초창기 두 제품이 보여줬던 홍보전이 재현될 조짐이다.

아피니토는 한국노바스티가 조만간 선보일 신약인데 뛰어난 효과로 출시전부터 주목을 끌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기존 제품을 선보인 화이자와 바이엘도 대응 주문을 한 상황이다. 이에 맞서듯 노바티스는 홍보 비중을 높힐 것으로 보여 이래저래 경구용 신장암 치료제 3파전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희귀약도 예외일 수 없는 상황. 이러한 분위기는 에이즈 치료제로도 이어지고 있다. 칼레트라에 이어 이센트레스가 나왔고 조만간 인텔렌스가 추가로 나오면 뚜렷한 3강 구도가 펼쳐질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약사들은 전반적으로 환영하고 있다. 통상 경쟁품이 잇따라 출시되면 독점판매시간이 짧아져 싫어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회사들은 하나의 질환에 두 개의 제품이 나와 있는 것과 세 개의 제품이 나와 있는 것은 시장 규모가 다르다"면서 "한마디로 시장규모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최단 시간내 홍보 효과도 기대하는 것. 세 개의 제약사들이 전국을 돌면서 제품을 소개하면 그많큼 관심도가 커져 홍보효과가 크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특히 영업사원들이 경쟁제품에 대한 정보를 숙지하고 있는 효과를 전략에 이용하는 것이다.

게다가 의사는 다양한 처방기회를 가진다.

다만 우려되는 부분은 영업을 소홀히 하면 그대로 매출에 반영된다는 점이다. 제약사들은 제품이 두개 밖에 없는 경우 나눠먹기는 구조도 가능했지만 세 개부터는 전혀 다르다면서 적자생존 방식의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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