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편두통 진단과 치료 최신 지견 및 1차 의료기관 CGRP 억제제 사용 가이드라인’을 주제로 좌담회가 개최됐다. 이번 좌담회에서는 류상효 원장(류상효신경과의원)을 좌장으로 김지영 교수(부산대학교병원) 및 류상효 원장의 강연이 있었고, 이후 토의가 진행되었다. 본지에서는 이날의 강연 및 토의 내용을 요약·정리했다.

CGRP Inhibitors for Migraine

연자 김지영 교수 부산대학교병원 신경과
연자 김지영 교수(부산대학교병원 신경과)

연자 김지영 교수(부산대학교병원 신경과)

편두통은 가장 흔한 두통질환으로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사회적으로 경제적 손실이 큰 질환이다. 편두통은 크게 삽화편두통과 만성편두통으로 분류하는데, 유병 기간보다는 빈도의 개념을 적용한다. 예를 들어 한 달에 15일 이상 두통이 있는데, 그중 8일 이상이 편두통이고 3개월 이상 지속되었을 때 만성편두통이라 본다(Fischer-Schulte L et al. Headache. 2022).  

편투통을 유발하는 핵심적인 인자인 calcitonin gene-related peptide (CGRP)는 뇌막 근처에 있는 삼차 신경에서 분비되는 37개의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진 신경전달 물질이다. 강력한 혈관 확장 기능과 함께 신경인성 염증의 발생과 통증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Ashina M. N Engl J Med. 2020).

Fremanezumab, galcanezumab과 같은 CGRP 억제제는 CGRP 리간드를 직접 표적하여 편두통을 예방할 수 있다(Edvinsson L et al. Nat Rev Neurol. 2018). 

이러한 약제는 삽화편두통 및 만성편두통의 예방치료에 대한 효과, 안전성 및 내약성을 입증했으며(Kielbasa W et al. Cephalalgia. 2019), fremanezumab은 2018년에 FDA 승인을 받고, 2021년 국내 허가됐다. 

Fremanezumab에 대한 대표적인 연구는 HALO EM 연구로 삽화편두통 환자를 대상으로 월별 또는 분기별 투여 시 월편두통일은 위약군에서 2.2일, 월 투여군에서 3.7일, 분기 투여군에서 3.5일 유의하게 감소했다<그림 1>.

그림 1. 삽화편두통 환자에서 12주차 위약군 대비 fremanezumab군의 월평균편두통일수 변화
그림 1. 삽화편두통 환자에서 12주차 위약군 대비 fremanezumab군의 월평균편두통일수 변화

50% 이상 편두통일이 감소한 환자 비율은 위약군의 27.9%에 비하여 월 투여군에서는 47.7%, 분기 투여군에서는 44.4%로 유의하게 높았다(Dodick DW, et al. JAMA. 2018). 

만성편두통 환자를 대상으로 한 HALO CM 연구에서도 fremanezumab을 월별 또는 분기별 투여 시 위약군 대비 월편두통일이 유의하게 감소했고, 50% 이상 두통일이 감소한 환자 비율도 모든 fremanezumab 투여군에서 위약 대비 유의하게 높았다(Silberstein SD et al. N Engl J Med. 2017) <그림 2>.

그림 2. 만성편두통 환자에서 12주차 위약군 대비 fremanezumab군의 중등도 이상의 월평균두통일수 변화
그림 2. 만성편두통 환자에서 12주차 위약군 대비 fremanezumab군의 중등도 이상의 월평균두통일수 변화

과거 예방약에 반응하지 않았던 환자에서의 fremanezumab의 효과는 FOCUS 연구를 통하여 입증됐다. 다른 계열의 약제에 실패했던 삽화편두통 및 만성편두통 환자를 대상으로 fremanezumab을 12주간 치료하였을 때 기존 연구와 비슷한 효과와 대조군과 비슷한 정도의 부작용이 관찰됐다. Fremanezumab군과 위약군에서 보고된 가장 흔한 이상사례는 발적, 통증 등의 투여부위 반응이었고, 약물 부작용으로 인한 투여 중단은 두 군간 차이가 없었다(Ferrari MD, et al. JAMA. 2018). 

요컨대, fremanezumab은 CGRP 억제제 중 유일하게 월별 또는 분기별로 투여할 수 있어 편의성을 높인 약제로 월편두통일의 감소와 50% 반응률에서 우수한 효과를 보였을 뿐만 아니라 양호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나타냈다. 


Fremanezumab Real-World Case Review

연자 류상효 원장(류상효신경과의원 신경과)
연자 류상효 원장(류상효신경과의원 신경과)

연자 류상효 원장(류상효신경과의원 신경과)

최근 편두통의 기전과 치료에 대한 연구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다. CGRP 표적 치료제가 큰 주목을 받으면서 진료 현장에서도 편두통 예방치료에 새로운 치료 옵션을 구비하게 됐다.  Fremanezumab은 CGRP 분자에 직접 작용하는 항CGRP 단일클론항체 주사제로 CGRP 표적 특이성이 높은 약제이다. Fremanezumab을 사용한 증례를 분석하여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임상정보를 공유하고자 한다. 

<증례 1>
20년 이상 편두통을 겪고 있는 73세의 여자 환자가 양쪽관자뼈 부위에 박동성 통증(bitemporal pulsating pain)과 함께 위장장애가 나타난 이후 뒷목이 뻣뻣한 전조증상을 주소로 내원했다. 외부 병원에서 topiramate 등 여러 편두통 약제를 복용했으나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다. 

편두통 예방 목적으로 fremanezumab 225 ㎎을 월 1회 피하주사 후 경과 관찰하였다. 편두통의 빈도가 이전에는 매일 지속되었으나, 치료 후 월 2-3회 정도로 감소했다. 치료효과 판정을 위해 HIT-6 (Headache Impact Test-6) 척도검사를 시행하였다. 검사 결과, 치료 전 66점에서 치료 후 46점으로 감소하여 뚜렷한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증례 2>
55세 남자 환자로 고등학생 때부터 발생한 두통으로 acetaminophen을 하루에도 수차례 복용하고 있었다. 고혈압으로 혈압강하제를 복용 중이며, 편두통의 전조증상으로 근육 경직 및 위장장애가 발생했다. 수면 조절, 커피 및 알코올 섭취 조절 등 생활습관개선과 함께 fremanezumab 225 ㎎을 월 1회 피하주사했고 편두통 증상의 개선 효과를 보였다.

<증례 3>
35세 여자 환자로 기립성 빈맥, 위장장애 및 공황장애를 동반한 난치성 편두통 환자였다. 여러 약제의 처방에도 편두통의 개선이 없었다. 생활습관개선을 포함하여 fremanezumab 225 ㎎을 월 1회 처방했다. HIT-6 점수는 76점에서 74점으로, MIDAS (Migraine Disability Assessment) 점수는 147점에서 84점으로 감소했다. Fremanezumab의 투여를 지속하면서 추적 관찰할 계획이다.

<증례 4>
47세 여자 환자로 4년 전부터 월 3-4회 편두통이 발생하였고, 목 뻐근함, 구토 및 빛 공포증(photophobia)을 동반했다. 과거 triptan 계열 약제를 복용했으나 효과가 저조했다. 일차치료로 fremanezumab을 월 1회 225 ㎎ 피하주사했고, 1개월 후 HIT-6 점수는 58점에서 50점으로, MIDAS 점수는 20점에서 12점으로 감소했다.

증례 환자 대부분은 장기간 편두통을 앓고 있었고, 여러 약제 복용에도 편두통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하지만 fremanezumab 투여 후 증상이 상당히 호전되었고, 편두통 평가지표를 통해 개선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Fremanezumab은 삽화편두통 및 만성편두통 환자뿐만 아니라 기존 약제로 치료가 어려운 난치성 편두통 환자에서도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Discussion

패널
김상우 과장(부산성모병원 신경과)
김태형 원장(김태형신경과의원 신경과)
박순원 과장(봉생병원 신경과)
이원구 원장(삼성브레인신경과의원 신경과)

패널 김상우 과장(부산성모병원 신경과)/김태형 원장(김태형신경과의원 신경과)/박순원 과장(봉생병원 신경과)/이원구 원장(삼성브레인신경과의원 신경과)

류상효: 일차의료기관에서 편두통의 진단 시 주의하여야 할 점으로 무엇이 있습니까?

김태형: 편두통의 진단은 전적으로 병력 청취를 통해 이루어지나, 임상 양상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긴장형두통, 경추성두통, 신경성두통 또는 다른 이차두통 등과 혼돈되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만성편두통/변형편두통의 경우에는 긴장형두통과 분간이 거의 안 되는 경우가 종종 있으며, 이런 경우에는 발병 초기에 편두통의 특징적인 임상 양상이 있었는지에 대한 자세한 병력 청취가 필요합니다. 

또한 보수적인 진단 기준에 완벽히 부합하지 않는 편두통 환자가 흔하다는 점도 유념해야 합니다. 신경학적 이상 소견이 관찰되지 않고, 오랜 기간 반복되는 두통으로 내원하는 대부분의 외래 환자에게 뇌 MRI와 같은 정밀검사가 필요하지는 않지만, 조짐(aura)이 처음 발생했거나, 일과성 허혈발작(transient ischaemic attack, TIA)과의 감별이 되지 않는 경우, 기타 이차두통과의 감별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에는 정밀검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상우: 두통이 처음 발생한 환자의 경우에는 우선 두통위험신호(red flag signs)를 파악하여 이차두통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차두통으로 의심되어도 비정형성(atypical) 여부를 확인하고, 외부에서 편두통 진단을 받았더라도 재차 확인이 필요합니다. 응급실에서는 처음 또는 반복 발생한 두통 환자의 경우 신경학적 이상 소견을 동반하는 경우가 있어서 가능한 입원시켜서 환자의 두통 양상을 감별해야 합니다. 

다른 과에서 진료 중인 환자에서도 편두통에 대한 고정관념을 없애고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동반질환을 고려하여 약제를 선택해야 합니다. 급성기 치료제 처방 시 위장관 질환 및 심혈관계 질환 여부를 확인하고, 예방치료제 처방 시 뇌졸중, 뇌전증, 우울증, 불안증, 승모판폐쇄부전을 동반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류상효: 편두통 환자의 약물 치료에서 약물과용두통의 실태는 어느 정도로 심각한지요? 

이원구: 두통으로 내원하는 환자 중 실제로 편두통 환자가 많았고 동반질환도 다양했습니다. 일부 환자의 경우 급성기약제를 예방치료 목적으로 매일 복용하는 경우도 있었고, 여러 기관에서 다량의 약제를 복용하거나 비스테로이드성소염제(NSAID)가 남용되는 경우를 흔히 보았습니다. 이런 약물과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환자들에게 정확한 약물 복용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려는 노력이 절실합니다. 

유럽두통학회에서는 과용약물의 중단과 함께 예방치료 및 약물과용두통에 대한 환자 교육을 동시에 시작할 것을 진료지침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류상효: 편두통의 예방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어떻게 선별하시는지요?

김상우: 선제적으로 예방치료를 하면 편두통 발생 빈도를 줄일 수 있고, 결과적으로 약물 남용을 억제하여 약물과용두통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급성기 치료에도 불구하고 편두통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장애를 겪거나 급성기 치료를 월 10-15일 이상 사용하는 경우 예방치료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박순원: 저는 편두통 발생 빈도가 저빈도에서 고빈도로 넘어가는 경우로 보통 한 달에 4일 이상 편두통이 발현되는 환자에게 예방치료를 권합니다.

김지영: 일차의료기관에서는 편두통 환자에 대한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서 어떻게 접근하고 있는지요?

박순원: 환자의 병력과 복용 중인 약제를 파악하기 위해서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환자들에게 두통 설문지를 제공하여 꼼꼼히 확인하고 있습니다. 두통 설문지를 이용하면 보험 급여 적용에도 도움이 됩니다. Fremanezumab 경우 급여가 적용된 이후에는 약가 부담이 절반 정도로 줄었기 때문에 접근 장벽이 낮아진 상황입니다. 이와 함께 환자들에게 일상생활 및 삶의 질 개선 측면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하면 치료순응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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