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병원 정경원 교수(외상외과, 경기남부 권역외상센터장)

아주대병원 정경원 경기남부 권역외상센터장(외과 교수) 
아주대병원 정경원 경기남부 권역외상센터장(외과 교수)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정부가 운영 중이 권역외상센터 운영에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권역외상센터 설립 당시 정부는 6개 권역에 800억씩 지원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17개로 늘어났고, 결국 제대로 운영조차 안 되는 권역외상센터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아주대병원 정경원 경기남부 권역외상센터장(외상외과 교수)은 17개인 권역외상센터 수를 대폭 줄이고, 제대로 운영하는 곳에 더 많은 투자와 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현재 전국 17개 권역외상센터 운영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은 곳이 꽤 많다.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몇몇 권역외상센터는 환자가 없거나, 의사 등 의료 인력을 갖추지 못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일부 병원은 외상센터 소속 의사가 응급환자 진료를 강요받는 상황도 벌어지는 등 삐걱거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17개라는 권역외상센터 수는 너무 많다. 또 지원 시스템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3월 22일 정부가 권역외상센터는 권역별 환자 수, 자원 현황 등을 기준으로 표준 운영모델을 구축하고, 외상센터별 운영 수준 및 치료 성과를 반영해 지원 규모를 차등하는 등 서비스 질 개선에 나선다고 발표하긴 했다. 구체적 내용은 좀 더 봐야 할 것 같다. 

아주대병원 정경원 경기남부 권역외상센터장
아주대병원 정경원 경기남부 권역외상센터장

- 권역외상센터를 어떻게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인지? 

우리나라 권역외상센터는 미국 시스템을 밴치마킹했다. 미국은 인구 100만명당 1개의 중증외상센터를 설립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인구 300~400명당 1개 기준으로 중증외상센터를 만들었다. 즉 17개 외상센터는 너무 많다는 얘기다.

정부가 지금처럼 권역외상센터를 쪼개 운영할 것이 아니라 몇 개를 집중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권역외상센터 수준을 레벨 1, 레벨 2, 레벨 3 등으로 수준을 나누고, 레벨1 권역외상센터에는 과감한 투자와 지원을 해야 한다고 본다. 또 레벨 3일 때 중증외상 뿐만 아니라 다른 환자도 진료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의 대폭적 개편이 필요하다.

- 권역외상센터가 잘 운영되지 않는 곳의 얘기를 들어보면 대부분 의사 등 의료진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한 해법이 있다면. 

권역외상센터 및 필수의료 인력 부족 문제를 푸는 방법은 사실 간단하다. 지금 투입하는 비용의 두 배를 사용해 의사 처우를 개선해주고 수가를 인상하면 된다. 

하지만 정부는 파이를 늘리지 않고, 다른 것을 선택하고 있다. 흉부외과 의사가 부족했을 때 전공의들에게 지원금을 지급했다. 그때 잠깐 반짝 했지만 지금은 다시 제자리다. 올해 소아청소년 전공의 지원율이 폭락하자 또 같은 카드를 쓰고 있다. 이런 해결로는 답을 낼 수 없다. 

중증외상 치료에 필요한 의사 인력 부족은 같은 맥락이지만, 다른 이유도 있다. 중증외상을 당하는 사람 대부분이 저소득층이고, 사회에서 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층이다. 그래서 정부는 답을 알고 있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소극적이다. 

- 아주대병원이 운영하는 경기남부 권역외상센터 상황은 어떤가? 

내가 센터장으로 취임한 이후 병원 경영진의 도움으로 의료진 당직 수당도 올리고  처우 개선도 진행했다. 의사가 당직을 설 때 인력이 2~3명 있을 때 힘들지만 인력이 7~8명으로 증가하면 훨씬 쉬워진다. 그래서 의사 3명이 당직을 설 수 있도록 인력을 늘렸다. 또 센터 1층에 심폐소생술을 우리 센터가 전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 정부가 외상 등 필수의료 인력 확보를 위해 의대생 실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대한 평가는?

실습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외상이나 필수의료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 접근 방식은 성공적이라 생각한다. 실습에 참여하는 학생 중 절반은 진짜 관심이 있어 오는 듯하고, 절반은 특별한 실습이라 참여한 것 같았다.

개인적으로  예과 학생들보다 본과 1~2학년 학생들이 참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다. 또 프로그램을 더 퀄리티 있게 구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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