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혈관학회 성기철 이사장(강북삼성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대한혈관학회 성기철 이사장(강북삼성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대한혈관학회 성기철 이사장(강북삼성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동맥에 발생하는 질환의 병태생리, 진단 및 치료 방법 등을 연구해 온 대한심장학회 산하 혈관연구회가 3월 3일 진용을 갖추고 대한혈관학회로 항해에 올랐다.

학회는 강북삼성병원 성기철 교수(순환기내과), 세브란스병원 하종원 병원장, 오병희 인천세종병원장 등 그동안 혈관연구회에 참여했던 임원들을 주축으로 출범됐다. 

혈관연구회는 연구회 이름으로 활동할 때부터 경쟁력을 갖고 있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2005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연구 활동을 해왔고, 2009년에는 혈관연구회 주축으로 국제학회 'Pulse of Asia '를 창립했다. 또 스위스 Karger 출판사와 함께 저널 PULSE를 발간하는 등의 활동을 펼쳐왔기 때문이다. 

또 2009년 1월 '임상혈관학'을 처음으로 발간했고, 2016년 1월  혈관연구회 발족 10년을 기념하는 '혈관학 교과서'를 발간했다. 또 2021년에는 혈관검사 매뉴얼을 발간하면서 임상 근거를 쌓아왔다.

혈관학회 초대 수장을 맡은 성기철 이사장을 만나 앞으로의 학회 운영 방안을 들어봤다. 
 
- 혈관연구회가 아닌 혈관 학회가 필요했던 이유는?

혈관연구회는 혈관 경직도 연구에 초점을 맞춰, 혈관의 특성에 대한 연구와 학술 교류를 목적으로 창립됐다. 이후 혈관 구조나 기능적 변화에 따른 혈관질환 발생 과정으로 영역을 넓혀왔다.

최근에는 정맥이나 혈전, 심장재활 등 그동안 소외됐던 분야까지 확장됐다. 이들 분야는 중요하지만 단일질병이라 지원이 부족해  연구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연구를 하려면 심장내과뿐만 아니라 가정의학과, 재활의학과 등 여러 진료과의 다학제 진료가 필요했고, 그래서 학회로의 점프가 필요했다. 

대한혈관학회 성기철 이사장(강북삼성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대한혈관학회 성기철 이사장(강북삼성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혈관을 다루는 여러 학회가 이미 활동하고 있어 학회를 출발시킬 때 부담감이 있었을 듯하다.

혈관 관련 학회가 많아지는 것에 대해 우려의 시선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 학회는 낮은 자세로 기존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학문적으로 방치 또는 소외됐던 영역을 개척할 것이다.

기존 학회와 '하모니 & 콜라보'를 유지하면서 혈관 학문을 발전시킬 것이다. 

- 심장내과 의사로 구성된 심장연구회와 달리 혈관학회가 되면서 예방의학과, 재활의학과 등 다양한 진료과에서 참여하고 있다. 그 이유는? 

혈관연구회는 동맥에 포커스를 두고 연구를 진행했다. 하지만 혈관학회는 동맥은 물론 정맥, 림프질환, 최신 IT기술의 적용을 통한 스마트헬스케어, 빅데이터 분석 연구 등을 진행할 것이다. 

따라서 예방의학과, 재활의학과, 생리학, 의공학, 스포츠의학 관련 전문가들이 참여가 필수적이다.

혈관 검사 표준화 이후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 예정

- 앞으로 어떤 사업들을 계획하고 있는지?

환자가 고혈압 진단을 받으면 10년 전에도 10년 후에도 고혈압 환자로 분류된다. 하지만 환자의 혈관은 계속 달라진다. 따라서 고혈압을 더 잘 진료할 수 있는 마커는 혈관이라 할 수 있다. 즉 혈관은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판단 근거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국내 병원에서 진행하는 동맥, 정맥 혈관검사는 표준화가 안 된 상태다. 따라서 다른 병원에서 한 검사들이 사장되거나, 필요하지 않은 검사를 하게 되는 등의 부작용이 생기고 있다.

따라서 우리 학회가 이들 검사를 표준화하는 작업을 시작할 것이다. 특히 학회 내에 정맥혈전위원회, 예방 및 검진위원회 등을 구성했다. 특히 정맥 혈전은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이전에는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다. 

그런데 코로나로 인해 백신을 접종한 후 정맥혈전 부작용이 발생하면서 각광받기 시작했다. 이렇듯 우리 학회는 그동안 관심이 부족했던 혈관 분야 연구를 할 것이다. 

- 국제학술대회인 POA에도 변화가 있나?

그동안 POA는 우리나라, 대만, 일본, 중국 등에서 돌아가면서 개최했다. 그런데 이번에 혈관학회가 출발하면서 2년에 한번은 우리나라가 주최하고, 나머지를 다른 국가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올해는 7월 14~15일 POA가 열린다. 국제학술지로 도약하고 있는 'PULSE'지도 더 권위 있는 학술지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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