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장 최석채 교수 (원광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좌장 최석채 교수 (원광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최근 ‘액제형 Polyethylene Glycol을 이용한 만성 변비 치료’를 주제로 좌담회가 개최됐다. 최석채 교수(원광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가 좌장을 맡았고, 박선영 교수(전남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신정은 교수(단국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의 심도 있는 강연이 진행됐다. 본지에서는 이날의 강연 및 토의 내용을 요약·정리했다.

만성 변비 환자의 치료 현황

연자 박선영 교수 (전남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연자 박선영 교수 (전남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연자 박선영 교수 (전남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2002-2009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국내 변비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 노인에서 변비 유병률은 26%로 높은 유병률을 보이는데 비해 가벼운 질환으로 인식하기 쉬워 의학적 치료를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고령에서 변비를 방치하는 경우 출혈 혹은 천공 같은 합병증으로 위급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임상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2021-2022년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 산하 변비연구회에서 분변매복(fecal impaction)으로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 267명의 임상 경과 및 예후를 조사한 결과, 환자 평균 연령은 약 74세로 고령이었으며, 60% 이상이 병원 또는 요양 기관에 입원 중인 환자였다.

이 중 약물치료를 받은 환자는 252명(94.4%), 수술치료를 받은 환자는 15명(5.6%)이었다. 치료를 받은 후에도 분변매복의 합병증인 출혈, 천공, 복막염 등으로 사망한 환자가 19명(7.1%)으로 비교적 높게 나타나 고령 환자에서 분변매복으로 응급실에 방문한 환자의 예후가 좋지 않음을 시사했다.

변비연구회에서 2019-2020년에 의료진 193명을 대상으로 실제 임상에서의 변비 환자 관리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에 의하면 변비 환자에게 식습관 개선 및 섬유소 섭취와 동시에 완하제를 처방한 의료진은 65%였으며, 식습관 개선 및 섬유소 섭취를 먼저 권고한 의료진은 29%로 나타났다.

의료진이 약제를 선택하는 기준은 증상 개선(50.3%), 안전성 프로파일(45.1%), 임상 경험(44.6%) 순이었고, 이 외에도 환자의 만족도와 장기 처방에 대한 순응도 등을 고려했다. 약제에 대한 반응이 불충분한 경우 의료진의 58%는 약제를 추가 처방했고, 31%는 약제를 변경했다. 

일본 변비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에서는 19%의 환자가 처방받은 변비약과 일반의약품을 함께 복용 중이었고, 대부분의 환자가 식습관 개선 및 운동 등 자가 관리를 하고 있었다.

변비약에 대한 만족도는 29%로 낮게 나타났는데, 복부팽만감(26%), 장운동 개선 미비(31%), 딱딱한 분변(29%) 등이 원인이었다. 약제 종류에 따른 환자 만족도는 삼투성 완하제(46%)가 가장 높았고, 자극성 완하제(37%), 관장약(30%), 위장관운동 촉진제(16%) 순으로 확인되었다(Hayashi T, et al. J Clin Gastroenterol. 2022).

현재 국내 변비 치료의 한계점은 장기 처방의 어려움, 치료 옵션의 부족, 낮은 복약 순응도, 약제에 대한 임상 경험의 부족 등이다. 특히 요양급여인정 범위 내에서 선택할 수 있는 약제의 범위가 매우 좁고, 약제의 맛과 제형으로  인해 복약 순응도가 낮아 개선이 필요하다. 

임상 현장에서 초기 변비 환자부터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인 관리와 치료를 하며,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연구를 통해 여러 가지 제약사항을 개선시키는 노력이 중요할 것이다. 


만성 변비 치료에서 액제형 Polyethylene Glycol의 역할

연자 신정은 교수 (단국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연자 신정은 교수 (단국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연자 신정은 교수 (단국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변비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증상을 조절하여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으로, 완치보다는 관리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따라서 이상적인 변비 치료 약제는 효과가 높고, 부작용이 적어 장기간 복용에도 안전하고 약물 상호작용이 없어야 한다. 또한 복용 편의성, 비용 등 환자 만족도를 고려해야 한다.

변비의 약물 치료는 식습관과 생활습관 개선이 선행되어야 하며, 변비 치료에 이용되는 약제는 기전에 따라 부피형성 완하제, 삼투성 완하제, 자극성 완하제, 5-HT4 수용체 작용제, 염소통로 활성제(chloride channel activator)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 중 부피형성 완하제 또는 삼투성 완하제가 만성 변비 치료의 1차 약제로 고려된다. 

삼투성 완하제의 작용기전
삼투성 완하제는 대장 내에서 흡수되지 않는 물질로 삼투압에 의해 대장 내 수분을 증가시켜 대변을 무르게 하여 배변을 돕는다. 삼투성 완하제로는 마그네슘염, lactulose, lactitol과 같은 비흡수다당류, polyethylene glycol (PEG) 등이 있다. 마그네슘염은 비용이 저렴하고 효과가 빠르지만 과량 복용하면 고마그네슘혈증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신장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서는 주의해야 한다.

비흡수다당류와 PEG는 비흡수성 약제로 액제 또는 산제 제형이며, 두 약제 모두 장기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비흡수다당류는 대장에서 장내 세균에 의해 분해되어 가스를 생성하므로 복부팽만이나 잦은 가스배출을 유발할 수 있으나 PEG는 대사과정을 거치지 않아 가스가 발생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또한 PEG는 소아와 노인 변비 환자에서 우월한 효과가 입증됐다. 

Polyethylene Glycol의 임상 연구 결과
성인 변비 환자를 대상으로 한 메타분석에서 위약 대비 PEG는 뚜렷한 변비 치료 효과를 보였다. 또한 PEG는 lactulose와 비교하여 보다 우월하게 변비 증상과 환자 만족도를 개선시켰다(Belsey JD, et al. Int J Clin Pract. 2010). 

PEG와 부피형성 완하제를 비교한 연구에서 PEG는 부피형성 완하제에 비해 첫 번째 배변까지 걸리는 시간이 단축되었고, 1주 후부터 배변 횟수가 유의하게 증가하였다<그림 1>.

그림 1. 만성 변비 환자에서 삼투성 완하제와 부피형성 완하제 복용 2주 후 대변 횟수
그림 1. 만성 변비 환자에서 삼투성 완하제와 부피형성 완하제 복용 2주 후 대변 횟수

PEG의 장기간 사용 안전성에 대해 311명의 환자를 12개월 추적 관찰한 결과, 80%-88%에서 증상 개선이 유지되었고, 이상반응이 보고되지 않아(DiPalma JA, et al. Aliment Pharmacol Ther. 2006)  PEG는 12개월 이상 내성 없이 효과를 유지하면서 안전하게 사용할수 있는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 고령 환자에서도 6개월 이상 치료하는 동안 lactulose와 비교하여 유의하게 높은 배변 횟수가 유지되었다<그림 2> (Chassagne P, et al. J Nutr Health Aging. 2017). 

그림 2. 고령의 변비 환자에서 PEG의 장기 치료 효과
그림 2. 고령의 변비 환자에서 PEG의 장기 치료 효과

임산부 113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PEG는 lactulose와 비교하여 복용 1-2주 후부터 빠르게 변비 증상을 호전시켰고, 두 약제 간 이상반응 발생률에 차이가 없어 양호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였다(Li H, et al. Ann Palliat Med. 2020). 

8세 이상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PEG와 lactulose 효과를 비교하였을 때 PEG 복용군에서 주간 평균 대변 횟수가 증가했고, 74.6%에서 복통이 호전되었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됐다(Wang Y, et al. Exp Ther Med. 2012).

이와 같이 삼투성 완하제인 PEG는 풍부한 임상 근거를 통해 우수한 변비 개선 효과와 장기간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었고 다양한 환자군에서 폭넓게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Discussion

패널 성인경 교수(건국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이상길 교수(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최창환 교수(중앙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패널
성인경 교수(건국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이상길 교수(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최창환 교수(중앙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최석채 : 고령 환자에서 분변매복 발생 예방을 위한 예방적 약제 복용의 필요성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상길: 요양병원이나 병원에 입원 중인 고령의 부동 환자에서 예방적으로 PEG와 같은 변비 완하제 처방이 필요합니다.

최석채: 환자의 예후에 변비가 미치는 영향이 큰 경우에는 예방적으로 변비 완하제의 복용이 필요합니다. 특히 고령의 거동이 불편한 환자, 수술 환자 및 다약제 복용 환자에서 변비 발생률이 높습니다. 또한 Bristol 대변 유형 1, 2 또는 배변 횟수가 1주 3회 미만인 경우 PEG 등의 변비약을 예방적으로 복용해야 합니다. 

최석채: 변비약 복용에 대한 인식 개선과 교육 필요성에 대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성인경: 변비 치료의 필요성과 완하제에 관한 인지도가 낮습니다. 다량의 약제를 지나치게 장기적으로 사용하거나, 분변매복을 해결하지 않고 약제의 용량을 늘리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의료진을 대상으로 변비의 다양성 및 위험성, 약제의 선택 및 조합에 따른 장단점을 지속적으로 교육해야 합니다. 

최창환: 중증 질환 치료 시 변비 관리의 중요성을 낮게 평가하다가 장천공 등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변비 치료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합니다. 또한 변비약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환자도 많으므로, PEG와 같이 안전한 약제가 있음을 알리는 것도 중요합니다.

박선영: 학회 차원에서 관련 지침을 제정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특히 요양병원 근무자에 대한 교육이 중요합니다. 또한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하는 종양내과 환자에서 변비 환자들이 많습니다. 그러므로 소화기내과 이외의 다른 진료과에서도 변비 치료에 대한 진료지침 및 최신 정보를 공유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석채: PEG의 실제 임상 적용 경험이 궁금합니다.

최창환: PEG의 효과와 장기간 안전성에 대한 임상 자료가 있습니다. 소아 및 성인에서 투여 가능하고 가스 생성의 불편함이 없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환자의 경제적 상태를 고려하여 1차 약제로 PEG 사용을 권하고 있습니다. 

신정은: 환자의 대변 상태에 따라 PEG를 1일 1회-2회 또는 2-3일에 1회 복용하게 할 수 있습니다. PEG의 약효가 나타나는 시간에 대해 환자에게 잘 설명하고 환자의 대변 상태를 파악한 후 용량을 조절하게 되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환자 스스로 상태에 따라 적절하게 용량을 조절하면서 복용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약물 상호작용이 없고 안전하여 장기간 복용이 가능합니다. 기존의 PEG 산제 제형은 물에 녹여 사용해야 하는 불편감이 있고 용해 후 용기 내 잔여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이에 반해 새로 출시된 액제형은 이러한 문제점과 맛의 개선을 통해 환자의 복약 순응도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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