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환자 대상 이중맹검 다기관 무작위 임상시험

혈당변동성은 혈당과 함께 당뇨병 합병증 예방을 위한 중요한 관리요소로 꼽힌다. 혈당변동성에는 식후 혈당이 크게 영향을 미치는데, 식사 후 높은 혈당은 산화스트레스, 내피기능장애, 염증반응을 유도하게 된다. 이에 최근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는 연속혈당측정(CGM)을 통해 혈당변동성을 측정하고 목표 범위 내 비율(TIR)을 관리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즉 혈당변동성 관리를 통해 평균 혈당 조절은 물론 합병증 위험과 더 나아가 심혈관 위험도 줄이자는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국내에서 처방률이 꾸준히 높은 DPP-4억제제는 저혈당 위험 없이 식후 혈당 관리에 효과적인 약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 다양한 DPP-4억제제가 사용가능한 가운데 최근 발표된 국내 연구(Diabetes Obes Metab. 2022)에서는 아나글립틴 1일 2회 요법이 시타글립틴 1일 1회 요법 대비 뛰어난 혈당변동성 개선 효과를 보고했다.

아나글립틴 1일 2회 요법 평가

ACACIA로 명명된 이 연구는 이중 맹검 무작위 대조군 디자인의 임상시험이다. 연구의 주요 목적은 시타글립틴 100mg 1일 1회 요법 대비 아나글립틴 100mg 1일 2회 요법의 혈당변동성 개선 효과의 우위성 확인이었다.

연구에서는 최근 여러 임상시험에서 CGM을 활용해 DPP-4억제제의 혈당변동성에 대한 효과를 보고하고 있지만, 아직 충분한 수준은 아니라는 점을 언급했다.

대표적으로 이전 일본인 환자 18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아나글립틴 100mg 1일 2회 요법과 시타글립틴 50mg 1일 1회 요법을 3일간 비교한 결과 아나글립틴은 평균 혈당변화폭(MAGE)을 포함한 24시간 혈당변동성 프로파일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반적인 효과를 파악하기에는 약물의 투여기간이 충분히 길지 않았고, 대상 환자의 수가 많지 않았다는 제한점이 있었다.

ACACIA

이번 ACACIA 연구에서는 메트포르민 1000mg/day 이상 용량을 8주 이상 꾸준히 복용하고 있는 당화혈색소(A1C) 6.5~8.5%의 2형당뇨병 환자 89명을 대상으로 했다. 이들은 아나글립틴 100mg 1일 2회군과 시타글립틴 100mg 1일 1회 군으로 무작위로 분류됐다.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아나글립틴군 57.0±9.4세, 시타글립틴군 56.9±11.0세, 체질량지수는 24.6±3.1kg/㎡, 24.6±3.2kg/㎡, 당뇨병 유병기간은 101.2±58.5개월, 110.6±73.1개월로 유사했다.

1차 평가변수는 기저 대비 12주 시점 CGM으로 평가한 평균 혈당변동폭(MAGE) 변화였고, 2차 평가변수는 저녁식사 후 혈당변동성, 목표 범위 내 비율(TIR, 70~180mg/dL)을 측정하기 위한 평균 혈당, 당화혈색소(A1C), 공복혈당 변화 등이었다.

MAGE·TIR 개선에 뛰어난 효과

치료 12주 후 분석결과 아나글립틴군의 MAGE는 베이스라인 110.8±33.6mg/dL에서 80.4 ±32.7mg/dL로 30.4±25.6mg/dL감소했고, 시타글립틴군에서는 103.6±31.0mg/dL에서 94.1±41.9mg/dL로 9.5±38.0mg/dL 감소해 아나글립틴군에서 더 큰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P<0.05).

저녁식사 후 TIR 개선 효과도 아나글립틴군에서 컸다. 아나글립틴군의 TIR은 치료 전 40.1%에서 치료 후 33.0±22.0%가 늘어나 73.2±20.0%에 도달했고, 시타글립틴군은 치료 전 47.7%에서 치료 후 14.6±28.2% 증가해 62.4±29.3%로 나타났다.

이에 연구팀은 “2형당뇨병 환자에서 아나글립틴은 시타글립틴 대비 저녁식사 이후 혈당변동성 개선에 효과적이었다”고 정리했다.

세부적으로 모든 식사 후 TIR 변화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아나글립틴의 효과가 컸다는 점이 확인됐다. 아나글립틴군의 아침식사 후 TIR은 치료 전 40.4±27.4%에서 12주 치료 후 66.8±29.9%로 26.5±31.3% 증가했고(P<0.001), 점심식사 후 TIR은 37.3±25.4%에서 69.6±30.6%(32.3±29.6% 증가, P<0.001), 저녁식사 후 TIR은 40.1±24.8%에서 73.2±20.0%(33.0±22.0% 증가, P<0.001)로 변화를 보였다.

이에 비해 시타글립틴군의 아침식사 후 TIR은 치료 전 39.6±25.0%에서 12주 치료 후 61.9±29.5%로 22.3±28.0% 증가했고(P<0.001), 점심식사 후 TIR은 39.5±24.7%에서 61.4±27.4%(21.9±34.7% 증가, P<0.05), 저녁식사 후 TIR은 47.7±28.0%에서 62.4±29.3%(14.6±28.2% 증가, P<0.05)로 개선됐다.

혈당에서 유의한 차이는 없어

혈당은 양군에서 감소했지만,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아나글립틴군의 A1C는 치료 전 7.4±0.6%에서 치료 12주 후 6.7±0.5%(-0.7±0.4%), 시타글립틴군은 7.3±0.5%에서 6.7±0.4%(-0.6±0.3%)로 감소했다. 공복혈당도 각각 136.1±22.2mg/dL에서 124.3±23.0mg/dL(-11.8±22.8mg/dL), 136.6±17.0mg/dL에서 124.6±18.2mg/dL(-12.1±14.8mg/dL)로 감소했지만 양 군간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 HOMA-β, 식후 3시간 인슐린·글루카곤·활성 GLP-1, 산화스트레스 마커, 염증마커(hs-CRP, IL-6, IL-18) 등도 차이가 없었다.

한편 하위그룹 분석에서는 MAGE가 30mg/dL 이상 감소하거나 MAGE가 82mg/dL까지 감소한 이들에 대한 특징을 분석했다. 그 결과 아나글립틴군에서 55세 이상일 경우, 메트포르민 1일 용량이 1250mg 이하인 경우, 통계적으로 유의성이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혈당변동성 개선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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