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사 적극적인 MOU 체결 통해 디지털 전환 속도
메타버스, 챗봇, AI 등 영업∙마케팅 방식에 도입나서
실효성은 의문...’내부 소통 창고로 전락하지 않을까 우려’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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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손형민 기자] 코로나19(COVID-19)를 겪으며 국내 제약업계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플랫폼을 통한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Tx)에 집중하고 있지만, 활용 가능성에는 여전희 의문부호가 남는다. 

한독과 마이크로소프트, 삼진제약과 휴레이포지티브 등 주요 국내 제약업계는 업무협약(MOU)을 통해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 안국약품은 챗봇을, 한미약품은 메타버스 개발을 통해 이를 영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을 지 모색하고 있다. 

다만, 현장에서는 디지털 툴 활용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가운데 규제, 비대면 진료 불가 등 국내의 여건들이 개선되지 않아 해외 우수 사례를 그대로 도입하기에는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코로나19, 디지털 붐 불러일으켰지만...현장 반응은 ‘미온’

코로나19 확산 및 팬데믹 장기화 영향으로 제약업계의 영업∙마케팅 방식의 변화의 바람이 불어왔다.

의료진을 직접 만나지 못하는 상황이 장기화 될 것으로 우려해 제약사들은 앞다투어 디지털을 내부에 이식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했다. 

주요 제약사들은 회사 제품을 알리기 위한 오프라인 심포지엄을 진행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자 웨비나, 디지털 디테일 등을 활용하는 방법을 습득했다. 

그중 일부는 국내 코로나19 상황이 시작된 뒤 의료진과 온라인에서 만날 수 있는 의료진용 포털을 개설하기도 했다. 

대웅제약 ‘닥터빌’, 일동제약 ‘후다닥’, 한미약품 ‘HMP’뿐 코로나19 이전에 운영됐던 채널뿐만 아니라, 유한양행 ‘유메디’, 종근당 ‘메디뷰’, 보령제약 ‘브릿지’, 안국약품 ‘AGMVP’, 대원제약 ‘디톡스’ 등 다양한 디지털 의약학 정보 플랫폼들이 연이어 출시되기도 했다. 

또 한미약품은 메타버스, 안국약품은 디지털 챗봇 등을 활용해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영업∙마케팅 방식을 도입하려고 했지만, 완전한 정착까지는 이루지 못했다.

다만, 코로나19가 안정세에 접어들고 거리두기 해제, 마스크 착용도 의무화가 되지 않는 현 상황에서는 코로나 이전 영업방식을 고수하는 회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디지털화를 외치고 있는 회사 기조와는 반대되는 해석이다. 주요 제약사들은 디지털화를 구축하기 위해 최근에도 업무협약(MOU) 체결 등을 이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A 제약회사 영업사원은 “코로나19가 본격 시작되고 회사 트렌드가 디지털 영업으로 바뀌었다. 특히 영업사원마다 제품 디테일 동영상을 찍어 고객에게 보내야하는 할당량도 있었다”며 “디지털화라기보다는 대면 영업을 하지 못하니까 부득이하게 하는 느낌을 받았다. 만들었던 툴이 내부 소통창고가 되지 않을까도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D 제약회사 영업사원은 “코로나19 시기에 트렌드는 조금 바뀌었다. 비대면이 익숙해져서 의료진과 메일을 주고받는 등 통신 수단으로 인한 연락은 활성화 됐다”며 “다만, 대면영업이 가능한 시점부터 디지털에 대한 이야기가 쏙 들어갔다. 코로나19 이전과 똑같이 돌아왔다”고 전했다. 

이처럼 국내에서 대면 영업으로 돌아서는 움직임이 보이자 디지털 마케팅이 발전한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뒤쳐지지 않냐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해외서는 비대면 진료, 관련 개정을 개정하는 등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을 이뤄내기 환경이 조성되고 있지만, 현재 국내에서는 약사법에 접촉되는 영업∙마케팅 행위나 비대면 진료는 허용되지 않아 국내 제약업계의 디지털화가 늦어지지 않나라는 해석도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가 해외보다는 규제가 적어 디지털화를 많이 이뤄냈다. 이는 국내에 들어온 다국적 제약사들만 봐도 알 수 있다. 코로나19 이전부터 디지털 툴을 잘 활용하고 있었다”며 “다만, 해외와 국내의 분위기는 고객도, 제약사도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다국적 제약사도, 국내 제약사도 전통적인 영업방식은 포기할 수 없다. 결국 다양한 채널을 활용하는 방안인 ‘옴니채널’ 방식으로 나아가야하는 방향이 이상적이다”며 “데이터 중심 접근법을 통해 고객과 환자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다만, 현재까지는 그 과도기적 단계이며 빅데이터, AI 등을 통해 이를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노력은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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