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만큼의 가치", 암백신 - 국내 연구, 어디까지 와있나


암이 사인 1위의 질병으로 등극한 이래 암 사망률 그래프는 치료와 예방을 위한 국가차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1위의 자리를 지키며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08년 사망원인통계연보"는 이런 현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 통계연보에서는 사망원인 질환 1위는 암으로 2007년 전체 사망자 24만6113명 중 28%인 6만8912명에 이르고 있다. 2006년의 27%에서 또 1% 증가한 것. 게다가 고령사회로의 진입이 눈앞에 있는 상황에서 65세 이상 연령 암 유병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사망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암의 거침없는 행보가 지속될 수록 사람들의 치료법에 대한 갈증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항암제들이 있지만 완치는 기대하기 힘들고 항암치료로 인해 환자의 삶의 질 역시 저하된다는 부정적인 측면도 무시할 수는 없다. 이런 와중 2009년 노벨의학상이 암과 노화의 비밀을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해줄 수 있는 텔로미어(telomere)와 이를 구성하고 있는 효소인 텔로머라아제(telomerase)의 역할 규명에 주목한 것에 세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더욱 효과적인 항암제는 물론 암백신의 개발도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텔로미어 이외에도 다양한 암백신들이 3상임상을 진행 중이고 새로운 연구들과 가능성들도 계속 제시되고 있다. 영국 런던왕립대학 연구팀은 급성골수성백혈병 백신의 인체 임상을 시작한다고 발표했고, 작년 11월에는 미국 하버드대학 연구팀은 악성흑색종을 대상으로한 임플란트 백신의 동물연구를 발표해 암백신 분야의 발전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카엘-젬백스(KAELGemVax)사가 텔로미어를 이용한 췌장암 백신인 "GV1001"의 3상임상을 영국 리버풀대학병원(University of Liverpool Hospital)에서 진행 중으로 2011년에 완료될 예정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기초연구 및 임상현황은 어떤가. 카엘-젬백스사의 "GV1001"이 3상 진행 중이긴 하지만 원래 노르웨이의 바이오기업인 젬백스(GemVax)사가 개발한 것을 인수를 통해 소유하게 된 것으로 우리나라의 원천기술이라고는 할 수 없다. 젬백스사의 인수건을 두고 원 소유주였던 덴마크 생명공학회사에서는 주주들이 "보통의 유전보다 더 가치 있는 알짜 기업을 헐값에 팔아 회사에 손해를 줬다"는 이유로 경영진의 소송을 진행 중에 있는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암백신 연구자·연구기관을 찾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암백신에 대한 필요성과 실용화 가능성은 세계적으로 높아졌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암백신 기초연구를 위한 시스템조차 갖추지 못한 상황이다. 암백신의 원천기술 보유의 중요성과 상용화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는 지금, 국내 암백신의 연구현황을 조명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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