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넥스·레보비르 등 매출 떨어져

대한민국 제약사들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 국산신약들의 행보가 심상찮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매출이 주춤하고 있기 때문이다. 팔팔한 신약들의 기세는 온데간데 없다.

국산신약 9호인 유한양행의 레바넥스는 지난해 140억 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전년대비 19.5%가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항궤양제 시장은 21.7%가 올랐는데 레바넥스는 반대로 간 것이다. 명색이 신약인데 자존심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 같은 고전은 경쟁제품의 출현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중 융단폭격처럼 나온 넥시움 제네릭이 가장 크게 미쳤다는 평가다. 여기에 에모메졸 등의 개량신약이 출시도 일부 영향을 끼쳤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기존 약들의 경쟁이 치열한데다 신제품 출시로 인해 예상보다 매출이 낮게 나왔다"고 설명하면서 "(전체)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만큼 올해는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낙관했다.

그러나 아무리 제네릭이 나왔다고 하더라도 한창 주가를 올려야할 신약의 급격한 매출감소는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어쨌거나 레바넥스의 저조한 실적으로 출시 3년만에 500억 원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덩달아 성장에도 더딘 걸음이 예상되고 있다. 현재까지 누적매출은 435억원. 출시 첫 해인 2007년에 121억원을 올렸고 이듬해에 174억원, 지난해는 140억이다. 개발에 들어간 400억원은 회수했으나 성장이 늦어 신약덕을 보려면 좀더 기다려야 하는 상태다.

이러한 상황은 국산신약 11호인 레보비르도 마찬가지다. 이 약은 지난 2008년까지만해도 176억원을 팔아치우며 단숨에 블록버스터로 떠올랐는데 지난해에는 돌연 173억원에 머물르며 성장이 정체됐다. 추가 성장을 기대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정체는 마이너스 성장이나 다름없다.

화근은 지난해 5월 미국협력사인 파마셋이 레보비르의 부작용 중 하나인 근육병을 이유로 임상시험을 중단한다고 발표하면서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게다가 판매중단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로 최악의 순간을 맞기도 했다.

다행히 파고가 지나면서 회복이 되고 있기는 하지만 충격파가 가시지 않으면서 조바심이 앞서는 형국이다. 따라서 매출목표도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개발비 회수가 문제다.

레보비르는 개발비만 1118억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이 들어갔는데 이정도 속도라면 당분간 감가상각비를 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정부투자 비중도 1.5% 수준으로 적어 버는 족족 채워넣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는 이같은 현상이 자칫 전체 제약사들의 신약개발 의지까지 꺽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내수보다는 수출로 방향을 트는 적극적인 공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행인 것은 두 제품모두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는 점. 레바넥스는 중국에 이어 인도에 수출을 하고 있으며, 레보비르 역시 필리핀, 말레시이아, 미국 등의 진출을 했거나 추진하고 있다.
한편 이와 함께 국산신약은 아니지만 개량신약도 서서히 약발을 잃고 있다.

국내 최초의 개량신약으로 평가받고 있는 아모디핀은 2008년만해도 645억 원을 올리며 초대형 블록버스터로 군림했으나 지난해부터는 기세가 꺽이고 있다. 1000억 시장을 이끌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운 상황이다.

한미약품 김태형 팀장은 "처방트랜드가 단일제에서 복합제로 넘어가고 있기 때문에 매출 하락은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설명하고 "대신 복합제인 아모잘탄의 성장세가 거세 영향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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