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CEM 2022
한국인 당뇨병 환자의 인슐린 저항성 개선에 초점 맞춰야
SGLT2억제제 병용으로 혈당강하·심혈관질환·신장질환 추가혜택 기대

대한내분비학회가 진행하는 서울국제내분비·대사학술대회(SICEM 2022)가 지난 10월 27~29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됐다.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온라인을 통해 참여가 가능했던 이번 SICEM 2022에서는 당뇨병, 비만, 대사질환, 갑상선, 부신, 골질환 등에 대한 다양한 강연들이 진행됐다. 이 중 당뇨병 관련 프로그램에서는 티아졸리딘디온(TZD) 주제의 세션이 진행됐다. ‘The Illusion and Truth: The Need to Re-evaluate Insulin Sensitizer, TZD’ 주제로 진행된 이 세션에서 미국 택사스대학 보건과학센터 Ralph A. DeFronzo 교수는 티아졸리딘디온(TZD)과 SGLT-2억제제 병용전략에 대해 강연했다. 이와 함께 가톨릭의대 김성래 교수(부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는 한국인 2형당뇨병 환자에서 TZD의 역할과 국내 TZD 제제인 로베글리타존(제품명 듀비에)의 장기간 효과 및 안전성 등 주요 근거들을 소개했다.

인슐린 저항성 개선제 TZD 선택해야 하는 이유

첫 번째 연자인 미국 텍사스대학 Ralph A. DeFronzo 교수는 2형당뇨병 발생에 연관된 8가지 인자, 즉 ‘Ominous Octet(공포의 8중주)’을 고려해 당뇨병 치료제를 선택해야 한다는 점을 서두에 강조했다. Ominous Octet에는 전통적 위험인자인 췌장의 인슐린 분비장애, 간의 포도당 생성 증가, 근육의 포도당 흡수 감소와 함께 인크레틴 효과 감소, 지방세포의 지방분해(lipolysis) 증가, 신장의 포도당 재흡수 증가, 뇌 신경전달의 기능이상, α-세포의 글루카곤 분비의 증가가 포함돼 있다.

DeFronzo 교수는 “2형당뇨병 발생과 연관된 Ominous Octet을 고려한 병인학적 측면에서 인슐린 분비이상과 인슐린 저항성을 함께 관리할 수 있는 인슐린 저항성 개선제를 선택해야 한다”며 티아졸리딘디온(TZD)의 임상적 역할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TZD가 Ominous Octet 중 간, 근육, 지방세포, 췌장에 작용한다는 점도 부연했다.

DeFronzo 교수는 인슐린 저항성 개선제인 TZD는 다른 약물과 다르게 혈당강하 효과가 장기간 유지된다(long-term durability)는 점에 무게를 뒀다. 메트포르민, 설포닐우레아의 경우 UKPDS 연구에서 치료 초기에 A1C를 6% 미만까지 떨어뜨렸지만, 이후에는 15년 시점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메트포르민의 경우 간의 당생성 억제에는 효과를 보였지만, 베타세포나 근육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비해 TZD 제제 관련 연구들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1년 이내에 혈당이 감소했고 5년까지 감소된 효과가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SGLT-2억제제와 병용

DeFronzo 교수는 TZD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병용 파트너로 SGLT-2억제제에 주목했다. DeFronzo 교수는 “SGLT-2억제제는 A1C 감소와 함께 체중감소 촉진, 다른 당뇨병 치료제와 상호 효과, 혈압 강하, 심혈관 위험인자 개선, 저혈당 안전성 등 다양한 혜택을 보인다”며 SGLT-2억제제의 효과를 설명했다. 특히 EMPA-REG OUTCOME 연구에서 엠파글리플로진이 MACE, 심혈관 사망, 심부전 입원 위험을 각각 14%, 38%, 35% 낮췄다며 SGLT-2억제제가 심혈관 혜택 근거를 가지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에 “TZD + SGLT-2억제제 병용전략은 A1C, 혈압을 감소시킬 수 있고, 체중 감소를 촉진하며 저혈당증을 야기하지 않는다. 또 고위험 2형당뇨병 환자의 MACE 위험을 줄이거나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고 당뇨병성(및 비당뇨병성) 신장질환의 진행을 지연하거나 예방할 수 있다”고 정리했다. 이와 함께 “모든 2형당뇨병 환자에게 TZD와 SGLT-2억제제 병용요법을 1차 치료전략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인슐린 저항성 강해진 한국인 당뇨병 환자

두 번째 연자인 가톨릭의대 김성래 교수(부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는 한국인 당뇨병 환자에서도 인슐린 저항성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먼저 강조했다.

국내 2형당뇨병 환자의 인슐린 저항성 경향을 확인한 근거로는 SURPRISE 연구(Diabetes Metab J. 2015)를 제시했다. 이 연구에서는 HOMA-IR 2.5 초과비율은 59.5%, C-펩타이드 1.1ng/mL 미만 비율은 3.3%, 대사증후군은 70.6%, 비만(BMI 25kg/㎡ 이상) 유병률은 49.8%, 내장 비만 유병률은 49.8%로 나타나 국내 2형당뇨병 환자에서 인슐린 저항성 비율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연령·BMI에 따라 국내 당뇨병 환자들을 분석한 연구(Diabetes Metab J. 2018)에서도 73.1%의 환자들이 인슐린 저항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더해 국내 당뇨병 환자들의 혈당조절률이 저조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Diabates Fact Sheet in Korea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 중 A1C 6.5% 미만으로 조절되는 비율은 2012년에는 29.5%, 2018년에는 25.1%, 2022년에는 24.5%에 그치고 있다. 이에 김 교수는 “국내 당뇨병 환자에서 인슐린 저항성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고 저조한 조절률을 고려할 때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시킬 수 있고, 장기간 강력한 혈당강하 효과를 보이는 TZD를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DISCOVERY

김 교수는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TZD로 로베글리타존을 제시했고, 국내 환자들을 대상으로 다수의 근거를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리얼월드 연구인 DISCOVERY(Metab J. 2022)에서는 로베글리타존 0.5mg 전략의 장기간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됐다. A1C는 베이스라인 8.17%에서 7.12%로 평균 1.05% 감소(P<0.001), 평균 혈당은 35.05mg/dL 감소했다(P<0.001).

또 스타틴 투여에 상관없이 지질 프로파일 개선효과도 보였다. 안전성 분석결과 체중변화는 +2.11kg, 부종 발생률은 1.97%, 뇌혈관 및 심혈관질환 발생률은 0.81%, 골절 발생률은 1.17%였고, 방광암 발생은 없었다. 저혈당증은 2.47%에서 나타났지만, 87.27%는 인슐린이나 설포닐우레아를 병용하고 있었다.

로베글리타존 기반 병용요법

로베글리타존 병용요법에 대한 근거들도 소개했다. 메트포르민 + 시타글립틴 + 로베글리타존 3제 병용요법을 초치료 전략으로 사용한 4상임상(BMJ Open Diabetes Res Care. 2020)에서는 로베글리타존 3제 병용요법은 기존 메트포르민 + 설포닐우레아 2제병용 대비 뛰어난 혈당강하 효과를 보였고, 특히 저혈당증 없는 목표 A1C 도달률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메트포르민 + 로베글리타존으로 조절되지 않는 환자에서 다파글리플로진 추가전략의 효과와 안전성을 다파글리플로진 전환요법과 비교한 리얼월드 연구인 TOGETHER(Yonsei Med J. 2022) 분석결과 다파글리플로진을 추가했을 때 지속적으로 A1C가 더 큰 폭으로 감소했고. 공복혈당 변화에서도 동일한 경향이 확인됐다. A1C 7% 미만 및 A1C 6.5% 이하 도달률도 다파글리플로진 추가군에서 컸다.

저용량 로베글리타존

이와 함께 저용량 로베글리타존(0.25mg/day)과 표준용량(0.5mg/day)의 효과 및 안전성을 평가한 REFIND 연구(Diabetes Obes Metab. 2022)도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

24주 시점 A1C 변화를 평가한 결과 로베글리타존 저용량은 표준용량과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전반적인 A1C 감소폭은 표준용량에서 컸지만 체중, 부종 등 안전성 측면에서는 저용량군의 혜택이 컸다.

Discussion

질의응답(Q&A) 방식으로 진행된 토론 세션에서는 로베글리타존의 임상적용에 대한 내용들이 다뤄졌다. 패널인 연세의대 이민영 교수(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는 TZD와 최적의 병용요법에 대해 질문했고, 김 교수는 “젊은 환자에서 장기간 치료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뛰어난 장기간 내약성을 가지고 있는 TZD와 GLP-1수용체작용제의 조합이 이상적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또 다른 패널인 동아의대 서성환 교수(동아대병원 내분비내과)는 TZD 치료전략의 투여시점과 치료반응 예측인자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김 교수는 “TZD는 초기에 투여하는 것이 더 좋고, 개인적으로는 다른 치료약물을 투여받지 않은 환자(naive)에게 투여하는 방향도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환자에서 TZD의 혈당강하 효과가 좋기 때문에 환자의 C-펩타이드, 중성지방, 체중, 허리둘레를 확인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세션에서는 로베글리타존 저용량 전략에 많은 전문가들의 관심이 모였다. 이에 REFIND 연구의 주요 저자이자 세션 좌장을 맡은 부산의대 김인주 교수(부산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는 “로베글리타존은 기존의 TZD보다 부종 위험도 적지만, 이미 부종을 경험했던 환자들은 TZD의 사용을 꺼려한다. 이에 실제 임상현장에서는 절반 용량으로 로베글리타존 치료를 시작하고, 안전성이 확인되면 표준용량으로 증량한다. 단 젊고 비만한 환자에게는 표준용량으로 치료를 시작한다”며 임상경험을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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