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닥터스 오케스트라 조태준 단장(서울대병원 소아정형외과 교수)
11월 27일 취약계층 아동, 청소년을 위한 오케스트라 창단 공연 예정

코리안 닥터스 오케스트라 조태준 단장(서울대병원 소아정형외과 교수)
코리안 닥터스 오케스트라 조태준 단장(서울대병원 소아정형외과 교수)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우리나라에도 엘 시스테마(El Sistema)가 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엘 시스테마는 시스템을 의미 하는 스페인어로 1975년 경제학자이자 음악가인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가 빈부격차가 극심한 베네수엘라에서 빈곤층 아이들을 위해 시작한 음악 프로그램이다. 

거리를 배회하던 아이들은 악기 연주를 통해 오케스트라에 참여하게 됐고, 이를 통해 화합과 책임, 배려를 익히게 됐다. 

코리안 닥터스 오케스트라 창단 공연 눈길 

국내에도 이 같은 움직임이 시작됐다. 

전국 17개 의대/치과대학 졸업생 68명으로 구성된 '코리안 닥터스 오케스트라'가 오는 11월 27일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창단 음악회를 개최한다.

공연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난 코리안 닥터스 오케스트라 조태준 단장(서울대병원 소아정형외과 교수)은 27일 공연이 엘 시스테마의 첫 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오케스트라 단원에는 클라리넷을 연주하는 조 단장을 비롯해 한양대구리병원 오재원 교수(바이올린, 악장), 연세의대 용태순 교수(첼로) 등 대학교수, 개원의, 전문의 등 다양한 의사가 참여한다.  

코리안 닥터스 오케스트라는 '월드 닥터스 오케스트라'의 한국 버전이라 할 수 있다. 

아시아 닥터스 오케스트라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조 단장이 오케스트라 연주에 감흥을 받아 우리나라 의사들과 힘을 모아 구성한 오케스트라다. 

조 단장은 "같은 대학 졸업생이나 재학생 등으로 오케스르라를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그래서 월드 닥터스 오케스트라에 다녀온 사람과 의기투합해 전국에 있는 의사와 치과의사 등을 대상으로 단원을 모았다. 생각보다 의사들이 적극적이어서 68명 단원을 모두 모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코리안 닥터스 오케스트라가 창단 연주를 준비했던 것은 2020년이었다. 그런데 코로나19(COVID-19)로 인해 꿈을 이루지 못했고, 올해 창단 연주회를 갖게 된 것이다. 

이번 공연에는 베토벤 에그몬트 서곡, 모짜르트 바이올린 비올라를 위한 협주곡, 드보르작 교향곡 8번 등이 연주된다. 

지휘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정치용 교수가 맡고, 서울음대 이경선 교수(바이올린), 김상진 교수(비올라) 등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코리안 닥터스 오케스트라 연습 장면
코리안 닥터스 오케스트라 연습 장면

코리안 닥터스 오케스트라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한국형 엘 시스테마를 꿈꾸기 때문이다. 

조 단장은 "어려운 계층의 아이들은 클래식 음악에 노출되는 기회가 적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 아이들에게 악기도 보여주고, 연주회도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며 "그래서 우리의 뜻을 함께 할 수 있는 NGO 단체인 '희망친구 기아대책'과 함께 이번 공연을 기획했고, 공연의 수익금은 음악교육을 위한 사회공헌기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27일 공연에 취약계층 아이들도 초대해 음악회를 함께 할 것"이라며 "앞으로 1년에 한 번은 정기공연을 하고 싶다"고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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