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길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이상민 교수

가천대길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이상민 교수
가천대길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이상민 교수

천식 환자에서 사용되는 흡입 약제에는 pMDI(가압정량분무흡입기), DPI(건조분말흡입기), Nebulizer(연무흡입기)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 이중 pMDI와 관련해 최근 성인 천식 환자에서 초미세입자(extra-fine particle)를 포함한 pMDI와 초미세입자를 포함하지 않은 pMDI 간의 치료 효과, 안전성 등을 비교한 연구가 진행돼 눈길을 끌고 있다. 해당 연구를 진행한 이상민 교수(가천대길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최근 천식 유병률은?
전체 유병률은 3% 정도인데, 소아와 노인층에서의 유병률은 그보다 높은 편이다(노인층 유병률 약 8~9%). 이는 소아 천식이 성장기에 이르면 기관지나 폐가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소실되기도 하는 반면에, 흡연 등 여러 환경적 요인에 노출되는 시기를 거쳐 노년이 됐을 때 폐기능 감소로 천식이 유발될 확률이 다시 높아지기 때문이다. 

- 천식 치료에 흡입기 사용이 권고되는 이유는? 
흡입용 스테로이드는 천식 환자에서 가장 효과적이며 핵심적인 약제이다. 경구용 약제에 비해 훨씬 적은 용량으로 기관지를 이완시키면서 숨이 차고 쌕쌕거리는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천식이나 기관지 확장에 있어 흡입형 치료제를 권고하고 있다.

- 천식의 중증도에 따른 흡입기 처방은 어떻게 달라지나?
경증 천식에서는 저용량 흡입용 스테로이드를 규칙적으로 투여할 것을 권하며 규칙적인 투여가 어려운 환자에서는 증상이 있을 때만이라도 기관지확장제인 베타2항진제(Beta 2-Agonist)와 함께 흡입할 것을 권한다.

중등증 천식에서 저용량 흡입 스테로이드만으로 천식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는 흡입용 스테로이드의 용량을 올리기보다 효과가 오래가는 지속성 베타2항진제를 흡입용 스테로이드와 함께 규칙적으로 흡입할 것을 권한다.

중증의 천식에서는 중간 용량의 흡입용 스테로이드와 함께 지속성 베타2항진제를 규칙적으로 투여할 것을 권장한다. 그러나 이후에도 천식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 흡입용 스테로이드를 고용량으로 증량하거나 지속성 항콜린제를 추가할 수 있다.

또한 중증 천식 환자에서 천식의 표현형에 따라서 생물학제제를 투여할 수 있으나 대부분의 생물학제제들이 아직은 고가이며 적응 가능한 천식의 표현형이 제한적이다.

따라서 다른 약제로 조절되지 않는 중증 천식에서 생물학제제 대신 저용량의 경구용 스테로이드를 고려할 수 있지만, 부작용의 위험이 증가하므로 면밀한 관찰 하에 조심스럽게 투여해야 한다.

- 최근 ‘성인 천식 환자에서 2개의 pMDI(FORM/BDP 와 FORM/BUD의 비교)에 대해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했다고 들었다. 그 내용과 의의는 무엇인가?
천식에서는 증상의 조절과 함께 향후 질환의 급성악화를 예측할 수 있는 위험인자들을 평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국내 ⋅ 외 여러 진료지침에서 ‘환자의 폐기능’을 미래의 위험인자로 기술하고 있다. 

관련해 이번 연구에서는 FORM/BDP(Foster HFA) 사용군에서 △소기도의 폐쇄와 염증을 반영하는 최대중간 호기유량(FEF25-75%) △1초간노력성호기량/노력성폐활량(FEV1/FVC) 비율이 FORM/BUD 사용군에 비해 더 유의하게 호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볼 때 FORM/BDP(Foster HFA)가 초미세입자(extra-fine particle)를 포함한 pMDI로써 환자의 흡입 과정에서 더 많은 양의 약제가 소기도까지 도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나아가서 FORM/BDP(Foster HFA)가 소기도의 폐쇄와 염증을 더 효과적으로 치료해 미래의 천식악화 위험을 줄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볼 수 있다.

다만 이번 연구는 단일 기관에서 소규모로 진행된 것으로, 초미세입자로 구성된 흡입약제인 FORM/BDP가 FORM/BUD에 비해 천식을 더 잘 조절하고 미래의 급성천식 악화를 보다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대규모 임상연구가 필요하다.

- 여러 방식의 흡입기 중에서 pMDI는 어떤 환자에게 도움이 되나? 
최근 여러 형태의 DPI가 개발되고 있는데, DPI는 (MDI와 달리) 별도의 추진제 없이 건조된 분말을 흡입하는 약제로써, 환자가 강하고 빠르게 흡입해야 한다. 따라서 폐기능이 저하되어 숨이 짧은 천식 환자들의 경우 천천히 흡입하는 것이 더 적절한 pMDI가 유리하다.

- 초미세입자를 포함한 pMDI(Foster HFA)의 사용 시 특별한 주의점은?
입자의 크기와 상관없이 기본적으로 스테로이드가 포함된 모든 흡입 약제는 사용 후에 반드시 입안과 목을 잘 헹궈야 한다. 스테로이드제제가 장기간 입안에 침착될 경우 구강 내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칸디다 곰팡이균에 감염돼 구내염 발생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 국내에서 천식 환자에게 흡입기 처방률이 낮은 이유는
국내 한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1,2차 병원에서의 흡입기 처방률은 23%에 불과하다(이중 대학병원 처방률 84%). 호주 94%, 싱가포르 88%와 비교했을 때 매우 낮은 편인데, 이는 흡입기 치료에 대한 홍보 부족과 함께 환자 입장에서 느끼는 비용적인 부담이 원인으로 작용됐을 거라 추측된다.

경구용 약제는 2~3일 분량으로도 처방이 가능하지만 흡입기는 약 1달 분량으로 판매가 되다 보니 가격 차이가 크다고 느끼는 것이다. 지역사회의 1, 2차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들에게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스테로이드 사용에 대한 거부감으로 흡입기 사용을 기피하는 환자들도 많다
흡입기의 스테로이드는 대개 저용량이므로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 또한 여러 연구에서 증상 초기부터 흡입용 스테로이드와 증상 완화제를 함께 사용하는 군과 나중에 천식이 악화돼 흡입 스테로이드의 용량을 올리거나, 경구용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는 군의 스테로이드 총 사용량을 비교해 보면, 결국은 전자의 경우에서 스테로이드를 더 적게 쓴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즉 질환이 중증으로 악화되기 전에 소량의 스테로이드로 증상을 조절하는 것이 장기적인 측면에서 환자에게 훨씬 유리한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따라서 ‘스테로이드’라는 단어 때문에 흡입기 사용을 기피하기보다는, 적절한 흡입기 사용으로 증상을 잘 조절해 천식이 더 악화되지 않도록 예방하실 것을 권고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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