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기도바이러스연구회 장용주 회장(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상기도바이러스연구회 초대 회장을 맡은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장용주 교수 
상기도바이러스연구회 초대 회장을 맡은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장용주 교수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세계적 코 분야 전문가 특히 변형된 코 성형에서 내로라하는 전문가인 의사가 바이러스 연구회 수장을 맡아 눈길을 끌었다. 주인공은 서울아산병원 장용주 교수(이비인후과)다.

최근 대한이비인후과학회 내 상기도바이러스연구회가 발족했는데, 초대 회장을 장 교수가 맡은 것이다. 주변에서는 대부분 놀랍다는 반응이다. 

장 교수는 코 성형 관련 SCI급 논문 80여 편을 게재한 것은 물론 2015년 유럽안면성형학회에서 '조셉 메달'까지 수상했다.

이 상은 현대 코성형수술의 창시자인 자크 조셉의 뜻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것으로, 매년 코성형수술 분야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의사 한 명에게 수여되는 상이다.

또 2018년에는 미국안면성형재건학회가 북미 이외의 국가에서 안면성형수술분야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의사를 선정해 4년에 1회 수상하는 '에프레인 다바로스 상'을 아시아 처음으로 수상하기도 했다.

이런 경력이 있는 장 교수가 바이러스와 어떤 인연이 있길래 상기도바이러스연구회 회장을 맡았을까? 궁금증을 풀기 위해 연구실로 그를 찾아갔다. 

리노바이러스에서 코성형술까지 알고 싶었다

 

- 세계적으로 코성형 및 코 재건 분야에서 일가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데 왜 바이러스에까지 관심을 갖게 됐는지 궁금하다. 

2002년 미국 캘리포니아 바이러스 연구소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2003년 서울아산병원으로 돌아와 바이러스 연구랩을 만들고 약 17년 동안 바이러스 연구를 해 왔다.  

코를 진료하는 의사로서 기초연구를 하고 싶은 욕심도 생겼다. 그래서 감기 바이러스를 연구하게 됐고, 지금은 랩을 운영하지 않지만 아주 랫동안 랩을 운영했다. 일반적 랩도 있지만 바이러스 연구에는 특별한 랩이 필요해 운영하는 게 녹록지 않다.

리노바이러스(Rhinovirus)에서 코성형술(Rhinoplasty)까지 코에 관련된 끝에서 끝까지 알고 싶어서 시작된 일이 여기까지 왔다. 

- 대한이비인후과학회 내에서 이 연구회가 발족한 이유는?

지난 4월 대한이비인후과 국제학술대회 'ICORL 2022'에서 첫 심포지움 가졌고, 9월 4일 창립 총회 및 제1회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비인후과 의사들에게 바이러스를 제대로 알리고, 이를 임상에서 적용하기 위한 발걸음을 뗀 것이다. 

그동안 이비인후과 의사들이 바이러스 연구에는 소홀했던 게 사실이다. 나는 코성형이나 재건을 주로 하는 써전이지만 그동안 학회에서 바이러스 연구 관련 논문을 계속 발표했다.

그런데 의사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물론 세계에서도 이비인후과 의사 중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의사는 드물다.  그러다 코로나(COVID-19) 팬데믹을 맞았다.

상기도바이러스연구회 장용주 회장 

이비인후과에서 상기도 문제가 있는 환자 60% 정도 진료하는데, 정작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이비인후과 의사들이 현장에서 환자들을 진료하느라 고생했지만, 정작 역할이 두드러진 진료과는 환자를 진료하지 않는 다른 진료과였다.

이에 이비인후과학회와 의사회 등에서 바이러스를 좀 더 깊게 연구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고 연구회를 발족하게 된 것이다. 

- 앞으로 연구회에서 기획하고 있는 일은?

올해 첫 학술대회에서 기본 바이러스학, 백신, 두경부암의 HPV 바이러스, 이과질환 병태생리에서 바이러스의 역할, COVID-19 감염과 치료 등을 주제로 개최했다.

이비인후과 의사들이 바이러스에 대한 니즈가 높아 깜짝 놀랐다. 앞으로 개원의들이 바이러스를 제대로 알고 환자를 치료할 수 있도록 정기적 학술대회나 온라인 강의를 통해 기초교육을 할 계획이다. 

개인적으로 학회나 연구회는 그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학회에서 발표를 요청하면 연구가 시작되고, 이것이 학술 발전에 시발점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연구 활성화, 연구비 지원 등은 물론 정부에서 진행하는 바이러스 관련 프로젝트를 연계하는 역할을 할 계획이다. 

- 성형 분야가 붐을 이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원을 꿈꾸지 않았는지 궁금하다. 

여러 사람에게 질문받는 질문이다(웃음). 나는 내가 알고 있는 것을 학생이나 다른 의사들에게 알려주는 게 좋다. 더불어 내가 맡고 있는 분야를 발전시키고 싶은 욕심도 컸기 때문에 개원하지 않았다.

외국에서 나에게 수련받기 위해 많은 의사가 오고 있는데, 약 20개국 130여 명에게 코성형 연수를 했다. 지금도 병원에 싱가포르와 대만 의사들이 연수를 받고 있다. 그냥 이렇게 교육하는 과정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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