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심승철 교수

충남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심승철 교수
충남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심승철 교수

▪뼈 건강, ‘골밀도’가 전부는 아니다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라면, 나이와 상관 없이 골다공증 대비해야

▪뼈 건강을 위한 5가지 수칙 ‘A⋅B⋅C⋅D⋅E’


- 류마티스 관절염, 왜 생기나?
유전적 요인, 면역학적 이상 및 환경적 요인 등이 류마티스관절염을 일으키는데, 유전적인 요인으로는 인간백혈구항원(human leukocyte antigens, HLA)의 대립인자 중 DRB1과 연관이 있다.

면역학적 이상으로 조직 세포의 이상 변화에 대한 면역 반응이 문제로, 세포 성분 중 하나인 아르기닌(arginine)이 시트룰린(citrulline)으로 변하는 ‘시트룰린화(Citrullinataion)’현상이 류마티스 관절염에서 발생하며 이에 대한 면역 반응으로 항ccp항체(anti-Cyclic Citrullinate Peptide antibodies)가 생성되어 관절 내로 들어가 염증을 일으킨다.

항ccp항체는 류마티스 관절염의 표지자로 진단에 활용된다. 환경적인 요인으로는 흡연, 장내 마이크로바이옴(미생물 균총)의 불균형, 바이러스 감염, 스트레스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가 정기적으로 골다공증 검사를 받아야 하는 이유는?
우리 몸의 뼈는 파골세포의 골흡수와 조골세포의 골형성 과정을 통해 10년에 한번씩 뼈를 리모델링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여성호르몬인데, 폐경 등으로 호르몬이 감소하거나 노화 등으로 파골세포가 활성화되면 골흡수과 골형성의 균형이 깨지면서 골다공증이 생기게 된다.

그런데 류마티스 관절염이 생기면 파골세포가 활성화되어 조골세포와의 불균형이 심화된다. 그 기전으로는 류마티스 관절염에서 발생하는 TNF라는 시토카인이 파골세포의 분화를 축진하며, 또한 항ccp항체가 특정 수용체에 결합하면서 파골세포를 활성화시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골절위험도 예측 프로그램인 FRAX(Fracture Risk Assessment Tool)에서 골다공증을 유발하는 요인에 연령⋅비만도⋅가족력뿐 아니라 류마티스 관절염이 여러 질환 중에 우선적으로 포함돼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류마티스 관절염이 있다면 정기적으로 골다공증 검사를 받고 대비해야 한다.

-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인 스테로이드가 골다공증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것이 사실인가?
스테로이드의 주된 역할이 조골세포의 기능을 떨어뜨리는 것인데다, 칼슘의 흡수를 저하시킬 수 있어 장기 사용 시 골다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반면 스테로이드로 관절 염증을 줄임으로써 질환 활성화를 억제하여 간접적으로 골다공증을 개선하는 효과도 있다. 따라서 이 두 가지를 모두 감안해 치료 전략을 짠다.

예를 들어 저용량 스테로이드로 염증이 조절되는 경우에는 골다공증 부작용에 대해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고, 오히려 염증이 치료돼 환자의 운동량이 늘면서 골다공증 개선에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과거에는 저용량 스테로이드로 염증 조절이 안 되는 경우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사용해 골다공증 위험이 높았지만, 최근에는 생물학적 제재 및 항류마티스제제를 사용해 치료할 수 있기 때문에 치료 약제로 인한 골다공증 발생에 대한 부담이 많이 줄었다.

- 랄록시펜, 데노수맙 등 골다공증 치료제를 선택하는 기준은? 
류마티스 관절염이 있는 경우 파골세포의 활성화가 높고, 운동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향후 골다공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현재 골밀도 수치가 좋아도 비타민D를 사용하여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치료 전략은 비타민D 복용을 기본으로 하되 필요에 따라 골다공증 치료제를 동반하게 된다. 비타민D가 골다공증뿐 아니라 관절의 염증을 억제한다는 여러 데이터들이 있기 때문이다. 

골다공증 치료제로는 랄록시펜(selective estrogen receptor modulator,SERM), 비스포스포네이트(bisphosphonate), 데노수맙(RANKL inhibitor) 등을 사용한다. 각각의 치료제는 저마다의 특징과 장단점이 있으므로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절한 약물을 선택한다.

일반적으로 다른 부위의 골밀도는 나쁘지 않으면서 척추 골절의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높다면 랄록시펜 제제를 사용하고, 골다공증 정도가 심하거나 엉덩이⋅고관절의 골절 위험이 높다면 비스포스포네이트나 데노수맙을 사용하게 된다.  

그런데 골다공증 골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골의 양(bone mass) 뿐만 아니라 골의 질(bone quality)도 감안해야 한다. 

비스포스포네이트나 데노수맙의 경우 파골세포의 활동 및 생성 자체를 강력하게 차단함으로써 골밀도를 유지하는 약제이다. 결국 골감소 수치는 효과적으로 개선되지만, 새로운 뼈로 교체되는 작용이 일어나지 않으면서 턱뼈 괴사, 비정형 대퇴골 골절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골의 양은 개선돼도, 골의 질이 나빠질 수 있다는 뜻이다. 

랄록시펜은 적당한 수준으로 파골세포의 활동을 억제함으로써 골재형성 과정의 균형을 유지하기 때문에 그러한 부작용에서 안전한 편이며, 비스포스포네이트나 데노수맙과 달리 휴지기 없이 장기 사용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 랄록시펜의 또 다른 이점은? 
랄록시펜은 (에스트로겐과 달리)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조절제’로써 뼈에는 에스트로겐의 작용을 하지만 유방에는 길항 작용을 하기 때문에, 골밀도 개선뿐 아니라 유방암 발생 위험을 낮춘다는 보고가 있다. 따라서 가족력 등 유방암의 위험인자를 가진 폐경기 여성에서 골다공증 치료에는 랄록시펜이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또 하나 고려할 것은 대부분 골다공증을 치료하는 시기와 치과 치료가 필요한 시기가 맞물린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비스포스포네이트나 데노수맙은 강력한 파골세포 작용을 억제함으로써 골재형성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치과 치료를 받을 경우 반드시 복용(투여)을 중단해야 한다. 

그러나 데노수맙의 경우 투여를 중단하면 한꺼번에 파골세포가 활성화되면서 오히려 골절 위험도가 올라갈 수 있어, 다른 골다공증 약제로 바꾸어 주어야 하는데 현재로서 이를 막을 수 있는 약은 비스포스포네이트가 유일하다.

그러나 비스포스포네이트 역시 치과 치료 시에는 중단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현재로서 데노수맙 중단 이후에 대한 전략을 짜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골다공증 초 치료 시 가급적 랄록시펜을 사용하고,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비스포스포네이트나 데노수맙 사용에 신중을 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류마티스 관절염을 예방하기 위한 습관이 있다면
앞서 언급한 세포의 시트룰린화는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폐에서 발견되며, 특히 흡연자들에서 주로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적어도 흡연 등 폐 건강에 안 좋은 습관을 멀리하는 것이 유리하며, 또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연구를 통해 육식보다는 채소 위주의 식사가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 
  
골다공증 환자의 경우, 환자분들께 ‘ABCDE’ 다섯 가지 수칙을 알려드린다.  
A는 alarm, ‘경고’다. 흡연과 카페인에 대한 주의를 의미하는데, 이 두 가지가 칼슘 배출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B는 body weight control, ‘체중조절’이다. 일반적으로 체중이 감소하면 여러 영양 성분과 함께 칼슘이 부족해지면서 골다공증 위험이 높아진다.

반면 체중이 너무 증가하면 상체가 커지면서 균형이 무너져 쉽게 넘어지고 그로 인해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의 신장에 맞는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C는 calcium, ‘칼슘’ 섭취다. 칼슘은 뼈의 재료로써 뼈 건강을 위해 필수적인 영양소이다. 두부와 콩 등 칼슘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한데 여기서 D–‘비타민D’ 섭취가 동반되는 것이 중요하다. 칼슘은 그냥 섭취할 경우 체내 흡수율이 10%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비타민D를 함께 복용할 경우 흡수율이 70% 이상까지 올라간다.

마지막으로 E는 exercise, ‘운동’이다. 관절염 환자가 넘어지는 것은 대개 다리에 힘이 없기 때문이다. 운동을 충분히 하면 다리 근육이 발달하여 낙상을 예방한다. 또한 운동 시 골세포(Osteocyte)에서 골이 약한 부위를 인지하게 해 새로운 뼈를 만들게 조절한다.  

아무리 좋은 치료제를 먹더라도 환자가 이러한 생활 습관을 지키지 않는다면, 뼈 건강을 지키기 어렵다. 골감소/골다공증 진단을 받았다면 주치의의 진단에 따라 꾸준히 치료를 받아야 하고, 더불어 올바른 생활 습관을 통해 뼈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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