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정석·사경하 교수팀과 국립암센터 이혜원 교수 공동연구

좌측부터, 하버드 의과대학 김현호 박사,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사경하 교수, 국립암센터 이혜원 교수, 고려대학교 기계공학부 정석 교수.
좌측부터, 하버드 의과대학 김현호 박사,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사경하 교수, 국립암센터 이혜원 교수, 고려대학교 기계공학부 정석 교수.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고려대학교 공과대학 기계공학부 정석 교수 연구팀은 하버드 의과대학의 김현호 박사, 고려대 의과대학 사경하 교수, 국립암센터 비뇨의학과 이혜원 교수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환자의 암세포를 암 주변의 세포와 함께 배양해 암세포에 대한 항암 약물의 약물 저항성을 확인할 수 있는 미세유체 칩을 개발했다. 

현재 김현호 박사는 하버드 의과대학에서 박사후연수를 진행하고 있으며, 하버드 의과대학의 이학호 교수도 이번 연구에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세계 권위 학술지 Advanced Science(IF: 16.8)에 6월 3일 온라인 게재됐다.

환자 맞춤형 치료를 위해서는 환자 암세포의 유전체 정보 및 암세포의 특성, 암조직의 환경을 고려해 약물이 선별돼야 한다. 

하지만 종양의 유전적 다양성으로 유전체 정보만으로는 적합한 표적 항암제를 제시하기가 어렵고, 쥐를 이용한 동물 실험은 실제 인간의 다양한 세포 및 종양 미세환경을 대변하기가 어려운 경우도 흔히 보고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세포를 이용하되, 암세포가 자라던 원래 환경의 특성을 재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연구는 미세유체 칩 기술을 이용해 암세포 환자에게서 분리한 암세포가 그 주변의 특수한 환경에서 자라도록 만들었다. 

특히 뇌로 전이한 폐암을 핵심 타깃으로 개발했다. 
뇌로 전이한 폐암세포는 뇌라는 장기의 특수성으로 인해 기존 투여되는 약물이 듣지 않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는 뇌에만 존재하는 미세환경의 특수성으로, 뇌혈관장벽이나 성상세포들로 인해 오히려 암세포를 보호하려는 기전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뇌혈관 세포, 성상세포, 세포외 기질로 이뤄진 미세 환경을 미세유체 칩 내에서 배양해 뇌 미세환경을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뇌전이 폐암 환자에서 유래된 암세포를 함께 배양하는데 성공했다. 

암세포만 배양했을 때와 미세 환경과 공동배양 한 경우의 약물 반응을 유전체 시퀸싱, 분자 단위 프로파일을 이용해 확인한 결과, 뇌의 미세 환경으로 인해 발생하는 폐암세포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기존의 세포 배양 플랫폼과 달리 미세유체 칩은 ▲세포 간의 간격이 micro meter 수준으로 가깝고 ▲미세 유체 채널 내에서 세포들이 분비하는 사이토카인들의 농도가 빠르게 증가, 유지돼 세포들 간의 신호 전달이 밀접하게 이뤄진다. 

그리고 이로 인해 암세포와 미세환경 세포들이 실제 환경과 비슷하게 동화돼 가는 과정을 재현할 수 있다.

실제 임상에서 사용되는 항암 약물들을 칩에 적용한 결과 유전체 예측과는 다른 약물의 반응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폐암세포를 뇌 미세환경에 배양할 경우, 암세포의 생존력이 증가하면서 전사체 네트워크 프로파일도 변화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실제 환자 체내에서 이뤄지는 약물 저항성의 형성 원인과 유사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연구진은 "기존 항암치료제가 듣지 않는 가장 주요한 원인인 암세포와 주위의 미세환경과의 상호작용을 구현할 수 있는 비임상연구 플랫폼을 개발함으로써 암세포-암주위 미세환경 에코시스템의 분자생물학적 기전 규명 및 이를 타깃으로 하는 새로운 항암치료전략 수립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 지원사업과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산업통상자원부의 3D생체조직칩기반 신약개발플랫폼구축사업,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 등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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