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박덕우 교수팀, 신부전 정도에 따른 관상동맥 중재시술 후 심혈관 발생 비교
중등도 신부전부터 심혈관사건 발생 유의한 증가
시술 및 수술 성적 차이는 없어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박덕우, 박승정, 김태오 교수(사진 왼쪽부터).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박덕우, 박승정, 김태오 교수(사진 왼쪽부터).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국내 연구팀이 경증 신부전 환자에게 관상동맥질환 치료를 해도 정상인과 예후는 비슷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아산병원 박덕우 ․ 박승정 ․ 김태오 교수팀(심장내과)이 관상동맥질환 치료를 받은 환자 총 1만354명을 신부전 정도에 따라 분류하고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발생률을 비교했다.

심장과 신장은 형제 같은 장기로 알려져 있다. 특히 관상동맥질환 치료를 위한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시술(스텐트 삽입술)이나 관상동맥 우회수술 예후에 있어 신부전은 중요한 위험인자로 꼽힌다.

연구팀은 2003년부터 2018년까지 다혈관 심혈관질환으로 서울아산병원에서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시술을 받은 환자 6466명과 관상동맥 우회수술을 받은 3888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대상자들은 신장이 1분간 걸러낼 수 있는 혈액량을 나타내는 신장 기능 지표인 계산된 사구체 여과율(eGFR)에 따라 정상(eGFR 90ml/min/1.73㎡ 이상), 경증(eGFR 60~89ml/min/1.73㎡), 중등도(eGFR 30~59ml/min/1.73㎡)로 분류했다.

그리고 연령과 당뇨병, 고혈압 등의 기저질환 빈도, 관상동맥질환의 중증도에 따른 위험도를 보정한 후 정상군과 경증 신부전군, 정상군과 중등도 신부전군으로 나누어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중 한 가지 이상의 심혈관사건이 발생할 확률을 분석했다.

경증과 중등도 환자 대상 연구라 의미 

정상군과 경증 신부전군을 비교한 결과에서 정상군은 18.0%, 경증 신부전군은 19.6%로 나타나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반면 정상군과 중등도 신부전군을 비교한 결과에서는 각각 25.4%와 33.6%로 나타나 8.2%의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이는 신장 저하 정도가 최소한 중등도 이상일 때부터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시술과 관상동맥 우회수술 예후로 나타날 수 있는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혈관사건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연구팀은 신부전 정도에 따른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시술과 관상동맥 우회수술의 치료 성적을 비교했다.

그 결과 정상과 경증, 중등도 신부전 모두에서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시술과 관상동맥 우회수술 성적 간에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증 및 말기 신부전의 경우에는 관상동맥 우회수술이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시술보다 장기적인 치료 성적이 우수하다는 연구 결과가 기존에 발표된 바 있으며, 경증 및 중등도 신부전에 대한 결과는 이번 연구를 통해 더욱 자세히 밝혀지게 되었다.

박덕우 교수는 “그동안의 심혈관질환 연구들은 중증 이상의 신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주로 진행했던 반면, 이번에는 기존에 배제됐던 경증과 중등도 수준의 경계성 신장 기능 저하자에 중점을 두고 연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요 심혈관사건의 발생률이 유의하게 증가하는 시점이 중등도 이상의 신부전임을 감안할 때, 심혈관질환 치료 시 신장 기능이 떨어지지 않도록 꾸준히 관리해 경증 혹은 정상 수준으로 유지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심장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지인 미국심장학회지(JACC, 피인용지수=24.09) 최신호에 게재됐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