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서울병원 순환기내과 장우진 교수

이대서울병원 순환기내과 장우진 교수  

고혈압, 협심증 등 심혈관 질환의 주요 위험인자인 이상지질혈증 관리가 갈수록 강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다양한 치료제가 사용되는 가운데, 심근경색증, 심인성 쇼크 및 심정지, 악성 심부전 등 중증 심질환 치료 전문가인 장우진 이대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를 만나 고지혈증의 최신 치료 경향과 그 의미에 대해 들어봤다.  

 

- 이상지질혈증에 대한 환자군별 목표 수치가 점차 엄격해지고 있는 추세이다. 그 의미는 무엇인가.

유럽심장학회(ESC) 등의 가이드라인에서 LDL-C(저밀도지질단백질-콜레스테롤) 수치 기준이  낮아지고 있다. 그동안 임상 경험이나 여러 연구를 통해 LDL-C 수치가 더 낮아져야 심뇌혈관 문제나 관련 합병증을 효과적으로 예방할수 있다는 것이 증명됐기 때문이다.

주목할 점은 수치를55㎎/dL 이하로 낮추는 것뿐 아니라 해당 환자의 LDL-C 수치를 기존 대비 50% 이상 떨어뜨릴 것을 더욱 강조했다는 점이다. 이전에는 LDL-C 수치를 목표 수준으로 낮추거나 기저치 이하로 떨어뜨리거나 둘 중 하나만 만족해도 된다고 봤지만, 이제는 기저치 대비 50% 이하로 낮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 LDL-C 수치를 기저치보다 50% 이하로 낮추는 것이 왜 중요한가?

실제 임상에서 보면, 심근경색 등 중증 환자들의 입원 초기 콜레스테롤 수치가 생각보다 낮은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예전 가이드라인대로 수치만 맞추면 다른 문제가 생긴다. 이전에는 큰 위험요인이 없는 경우 LDL-C 수치를 약 100~115㎎/dL 정도로 맞추라고 권고했는데 그 경우 본인이 고위험군인지 모르고 지내다 뒤늦게 큰 질환을 앓게 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단순히 수치만 낮출 것이 아니라 기저치의 50% 이하로 감소시키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 고위험군 환자에서는 스타틴과 에제티미브를 병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진료현장에서는 어떻게 보는가?
스타틴을 저용량에서 중간 용량으로 올려 사용해도 근육통이나 간 수치 상승 등의 부작용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LDL-C가 타깃 목표치에 도달하지 않는다고 스타틴 용량을 계속 증량하면 부작용 위험은 더 높아질 것이다.

이에 비해 스타틴의 용량을 올리지 않고 에제티미브(ezetimibe)와 같은 비스타틴 계열 약물을 병용 사용하면 부작용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면서 LDL-C 수치 목표치도 맞출 수 있어서 좋다. - 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 요법을 1차 선택제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지?대부분 환자에게 초기에 제일 낮은 용량의 스타틴으로 조절이 안 되면 에제티미브 복합제를 사용한다.

물론 스타틴이 좋은 약이고 고용량 스타틴을 사용해도 괜찮은 환자들도 많지만, 그럼에도 크고 작은 부작용을 무시할 수는 없다. 또 여러 연구들을 통해 스타틴만 계속 용량을 올리는 것보다도 스타틴과 비스타틴 계열 복합제를 썼을 경우에 효과가 더 좋고 부작용 발생도 적다는 것이 증명됐기 때문에 복합제 사용이 제한되는 사정이 없다면, 처음부터 복합제 사용을 미룰 이유가 없다.

- 여러 종류의 스타틴에 에제티미브가 추가된 복합제가 많이 선보이고 있다. 이중 선호하는 조합이 있는지?

사실 로수바스타틴, 아토르바스타틴, 피타바스타틴 등은 모두 나름의 장점이 있는 좋은 약들이다. 다만 상대적으로 심근경색이나 심장 돌연사, 심정지, 심장 쇼크 등을 겪는 위중한 환자를 많이 보다 보니 비교적 효과가 강한 약을 선호하는 편인데, 이 경우 효과가 가장 센 로수바스타틴을 주로 사용한다. 그 밖에 단순하게 고지혈증을 조절하거나 저용량으로도 잘 조절되는 환자들에게는 아토르바스타틴, 피타바스타틴, 심바스타틴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 로수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 조합의 가장 큰 이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로수바스타틴은 효과가 강한 편임에도 당뇨병, 근육통, 간 수치 상승, 콩팥 수치 상승 등의 부작용도 적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로수바스타틴도 고용량을 사용할 경우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무조건 용량을 올리기보다 에제티미브 복합제 사용을 선호한다.

한 연구에서는 로수바스타틴 5㎎와 에제티미브 10㎎ 복합제를 쓰는 것이, 로수바스타틴 20㎎를 단독 사용하는 것과 효과가 유사하거나 더 좋을 수 있다는 결과도 나왔다. 따라서 로수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복합제를 선택함으로써 스타틴의 저용량 사용을 통해 부작용 발생 위험을 감소시키고 치료 효과를 높이는 이점이 있다.

-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시장을 전망한다면?  

갈수록 LDL-C 수치를 더 낮추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추세인 만큼, 강한 효과를 내는 스타틴 종류가 경쟁력을 가질 것이다. 그러나 고용량의 스타틴 사용은 부작용을 유발할 확률이 있어 결국은 비스타틴 계열이 병용된 복합제 시장 위주로 갈 것이라고 본다.

또한 스타틴 치료나 복합제 사용에도 불구하고 수치가 떨어지지 않는 환자들에 대해서는 PCSK9억제제 등의 주사제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현재는 가격이 너무 비싸 사용을 많이 못 하고 있다. 앞으로는 관련 보험 기준이 늘어나서 지금보다 많이 사용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 이상지질혈증 환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상지질혈증의 치료는 스타틴 단독치료·복합제 치료·PCSK9 억제제 치료 등으로 LDL-C 수치를 환자의 임상적 특성에 맞게 적극적으로 낮추는 것이 큰 틀이다. 그런데 환자분들 중 부작용에 대한 염려로 약물치료를 기피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스타틴 사용으로 당뇨가 유발될 수 있다고 많이들 걱정하는데, 로수바스타틴과 같은 hydrophilic 계열의 스타틴을 쓰거나 저용량의 스타틴으로 치료하면 대부분 당뇨 발생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근육통 역시 증상이 나타났을 때 단기간 중단했다 다시 사용하거나 저용량을 복용하면 대부분 증상이 호전되고 다시 나타나지 않는다. 따라서 고지혈증의 약물치료가 필요한 경우 부작용에 대한 염려보다는 약물치료가 심뇌혈관질환에 대한 예방이나 치료의 효과가 분명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망설이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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