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실과 미래를 조명하는 방법론, 역학


"신종 인플루엔자 H1N1(신종플루)로 인한 전 세계 사망자수는 8768명으로 그 중 국내 신종플루 사망자수는 104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신종플루는 11월을 기점으로 활동이 하향세에 접어들었고 백신접종이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의 환자 발생 및 사망자수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역학(Epidemiology)이라는 분야가 최근 친숙하고 비중있게 다가올 수 있었던 계기는 신종플루의 대유행이었다.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창궐에 사람들은 상황 파악과 앞으로의 대비책 수립을 위해 정보를 원했다.

역학이라는 학문의 역할과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던 계기라고도 볼 수 있다. 현재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플루의 중증도를 "중등도(moderate)"로 평가할 수 있었던 것도 역학을 통해 모인 근거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역학연구의 기점이 1832년 콜레라 발발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신종플루라는 전염성 질환으로 인해 역학이 부각되는 것은 오히려 당연할 수도 있다.

하지만 1930년대부터 역학연구의 내용이 국제역학회를 통해 "인간사회에서 발생하는 모든 생리적 상태와 이상상태의 집단발생"으로 확대됐다는 점은 "신종플루 등 전염병에 적용되는 학문"으로 국한시킬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게다가 1948년 시작된 대규모 코호트 심혈관질환 연구인 프래밍험연구(Framingham) 연구는 역학연구가 가지고 있는 비중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게다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는 기초연구, 임상, 보건, 정책 간 상호 연관성이 중시되면서 역학의 비중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우리나라 역학연구의 시작은 1979년으로 좀 늦게 시작한 편이다. 하지만 한국역학회 이원철 회장(가톨릭의대 예방의학과)은 "30년이라는 시간동안 국내 역학은 세계수준에 뒤쳐지지 않을 만큼 성장했고, 국내 자료수집 인프라도 나쁘지 않은만큼 앞으로의 발전가능성도 높은 편"이라고 평했다.

오히려 아시아권에서는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을 정도. 근거중심(evidence-based)의 학문이 강조되는 요즘 국제적으로 등록되는 연구수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여서 발전 가능성에 대한 전망에 신뢰도를 높여주고 있다.

하지만 비교적 짧은 기간에 가파른 성장을 한만큼 아직 다듬어야할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 이에 한국역학회는 최근 가진 30주년 기념 학술대회에서 학회의 현제와 과제, 발전방향에 대해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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