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N 2022] 루게릭병 환자 대상 BCI 임상 시험 진행
12개월 관찰 결과 참여 환자 모두 부작용 발생 없어
싱크론, BCI 기기 상용화 준비 중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루게릭병(ALS) 등 마비가 심각한 환자들도 은행 업무나 온라인 쇼핑 등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2~7일까지 미국 워싱턴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열리는 미국신경과학회(AAN) 연례학술대회에서 BCI(brain computer interface)가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BCI란 뇌와 컴퓨터를 연결해 인간이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기계를 조종할 수 있도록 만든 인터페이스를 말한다. 즉 기기가 뇌에서 만들어진 전기 신호인 뇌파를 읽고 신호를 측정 및 변환하는 것이다. 

오래 전부터 뇌졸중이나 루게릭병 등 마비가 심한 환자를 대상으로 BCI를 이용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2020년 호주 로열 멜버른대학병원 Thomas J Oxley 교수 연구팀이 진행한 FEASIBILITY 연구도 그 중 하나다.

이 연구 결과, BCI를 이용한 환자들은 문자 메시지, 온라인 쇼핑, 은행 업무 등을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다. 

SWITCH  연구 공개

미국 카네기멜론대학 바이오공학 Douglas Weber 교수 연구팀이 진행한 SWITCH 연구는 기존 연구보다 마비가 심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첫 연구라는 특징이 있다. 특히 BCI를 혈관내 삽입 즉 침습적으로 진행했다는 점도 다른 점이다.

싱크론 유튜브 캡쳐
싱크론 유튜브 캡쳐

BCI는 16개 센서가 부착된 그물 같은 재질로 만들어졌고, 환자는 상시상 정맥동(superior sagittal sinus)에 정맥 카테터를 이식해야 한다. 이 카테터는 운동 피질 신호를 컴퓨터 명령으로 중계하는 가슴의 전자 장치에 연결된다.

또 이 장치는 루게릭 환자가 팔다리를 움직이는 것에 대해 생각할 때 운동피질에서 발생하는 전기적 활동을 감지한다. 

연구에는 루게릭병 환자 4명이 참여했다. 1차 목표점은 치료와 관련된 부작용 발생, 2차 목표점은 12개월 이상 높은 정확도와 안정적 신호 발생 등이었다. 

연구 결과, 4명 모두 임상시험을 끝까지 마쳤고, 1차 목표점도 충족했다. 

12개월 동안 추적관찰한 결과 심각한 부작용은 발생하지 않았고, 시술 후 촬영한 영상에서 모든 환자의 혈관이 잘 개방된(patent blood vessels) 상태였고, 삽입한 기기의 이동도 없었다.

연구팀은 "이 기기를 루게릭병 환자를 대상으로 시작했지만 앞으로는 파킨슨병 등에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더 발전하면 간질, 우울증 등 신경계 질환의 진단과 치료에도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기의 제조사는 미국 싱크론(Synchron)이다. 인간의 뇌에 컴퓨터 칩을 삽입해 사지 마비 환자 등을 치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뇌 인터페이스 스타트업이다.

회사 측은 이번 임상을 통해 기기의 효과를 확인하고 상용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입장이다. 이 기기는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실험 허가를 받은 바 있다. 

싱크론은 앞으로 미국국립보건원(NIH) 지원으로 6명의 중증 마비 환자를 대상으로 COMMAND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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