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위암학회 차기 사무총장 양한광 교수(서울대암병원장)

양한광 국제위암학회 차기 사무총장(서울대암병원장)
양한광 국제위암학회 차기 사무총장(서울대암병원장)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최근 서울대암병원 양한광 병원장(외과)이 국제위암학회(IGCA) 차기 사무총장에 임명됐다. 내년 6월부터 임기를 시작해 4년 동안 사무총장 역할을 하게 된다. 

양 차기 사무총장은 위암수술은 물론 위암 병기 분류, 복강경 수술 등 국내는 물론 국외에서도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IGCA는 1994년 일본이 설립했고, 그로 인해 위원회도 모두 일본 의사가 주를 이루고 있다. 그래서 회장 및 사무총장을 거의 일본 의사가 독점하다시피 했다. 

그런데 이번에 비 일본계 의사로서는 처음 사무총장을 맡게된 것이다. 25일 기자들과 만난 그는 개인적으로 영광이면서 동시에 우리나라 외과 의사들의 실력을 인정받은 것과 같다고 말했다. 

국제위암학회, 세대 교체 필요성 인정한 것

이번 결정에 대해 그는 "현재 위원회 회원들이 나이 들고 있고, 학회도 세대 교체가 필요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며 "학회에 중국이 참여하면서 더 발전하게 됐고, 기존의 역사와 전통을 이어가면서 새로운 기획을 할 수 있는 적임자로 나를 본 것 같다"고 말했다.    

내년에 사무총장에 취임하면 카데바 수술과 동물 수술 등 우리나라와 일본 등 위암 치료에서 앞선 나라의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도상국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환자와 환자 보호자 등이 온라인으로 프로그램도 기획하고 있다. 또 차세대 리더를 길러내기 위해 국제암학회 사무처를 활성화할 세부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교수가 국제학회 사무총장에 오를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외과 현황은 녹록지 않다. 외과를 지원하는 전공의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어서다. 서울대병원 전임의도 2명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록 소위 빅 5병원도 힘든 상태다. 

그는 "정부가 신약개발, AI 등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 이 비용의 10분이 1만 정도만 사용해도 외과가 이런 상태에 놓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신약개발 등도 좋지만 암 치료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외과 수술 분야에도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과가 지금은 어렵지만 미래에는 앞으로 발전할 분야가 많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암 수술을 잘하는 것보다 암을 빨리 찾아내는 방법 특히 암환자의 호흡을 통해 암을 진단하는 방법도 있고, 기초 분야의 근거를 바탕으로 임상에서 적용할 수 있는 것도 많다는 얘기다. 

로봇수술 명칭을 원격조정수술로 바꿔야

위암 수술은 개복수술 시기를 지나 복강경과 로봇수술의 시대를 맞고 있다. 로봇수술의 정의부터 명확하게 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서울대병원에서 로봇수술은 약 6% 시행한다. 복강경과 로봇수술의 안전성 유효성은 차이가 거의 없다. 하지만 가격 차이는 크다"며 "환자에게 로봇수술이 아니라 원격조정수술이라고 설명하고 이해를 돕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봇수술 장비를 만드는 회사인 인튜이티브 다빈치 시스템이 시장을 독점하는 기간도 길지 길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몇몇 회사가 로봇수술 장비를 만들고 있고, 경쟁이 본격화되면 가격이 내려가고 그러면 환자에게 더 많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란 논리다.

그는 "로봇수술 관련 새로운 장비가 만들어지면 그 안전성 유효성에 대한 임상시험은 회사가 진행하라고 요구할 예정"이라며 "항암제도 그 약의 안전성 유효성이 검증될 때가지 제약사가 투자한다. 그렇듯 앞으로는 로봇을 만든 회사가 임상시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강조했다.

최근 그가 관심을 두는 분야은 새로운 방법의 위암 수술 기법이다. 

그는 "근적외선(near infrared ray) 등 빛의 파장을 이용해 암이 있는 림프관만 절제하는 수술법이 눈길을 끈다. 암센터 공성호 교수가 형광외과연구회를 만들어 이 수술법을 연구하고 있다"며 "HER2나 Anti-CEA 발현이 있는 위암 환자에게는 형광을 묻힌 항체를 주입해 그 조직만 절제하는 방법도 연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앞으로 위암이 발견되면 암 검사뿐만 아니라 유전자 검사도 실시해 이러한 수술법들이 쓰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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