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주형준 교수

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주형준 교수
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주형준 교수

고지혈증, 고콜레스테롤혈증 등으로 통용되는 이상지질 혈증은 심혈관질환을 악화시키거나 일으키는 주요 인자이 다. 혈중 TC(총콜레스테롤), LDL-C(저밀도지질단백질 콜 레스테롤), 중성지방이 늘어나거나 HDL-C(고밀도지질단 백질 콜레스테롤)가 줄어든 경우 이상지질혈증으로 보는 데, 특히 LDL-C의 증가는 동맥경화 등 심혈관질환 발생 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그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다. LDL-C 수치에 따른 심혈관질환 위험도에 대해 주형준 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에게 자세한 이야기 를 들어봤다.


- 2019년, 유럽심장학회(ESC)에서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에 서 LDL-C의 목표 수치를 종전의 70mg/dl에서 55mg/dl 미 만으로 낮췄다. 그 의미와 배경은 무엇인가?
이전에도 LDL-C 수치가 낮을수록 좋을 거라는 생각은 있었지만, 실제 임상에서 LDL-C 수치를 20~30mg/dl까지 떨어뜨린 환자들이 일상적인 치료를 받은 환자들보다 심혈 관질환 치료 효과가 좋다는 결과들이 확인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심장학회(ESC) 가이드라인에서 심혈관질환 초고 위험군의 2차 예방을 위해 LDL-C 수치를 55mg/dl 미만까 지 낮게 유지하도록 권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

- 국내 가이드라인은 어떤가?
국내 가이드라인 역시 개정될 것으로 보지만 그 목표 수 치를 유럽심장학회와 같은 수준으로 바꿀지는 알 수 없다. 다만 기존 연구들에서 안전성이 확보됐으므로 우리나라 역 시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환자에 대해 LDL-C 목표 수치를 55mg/dl 미만으로 낮출 여지가 있다고 본다. 실제 임상가에 서도 초고위험군 환자들에게 충분히 LDL-C 수치를 낮추는 치료를 하라고 돼 있고 특히, LDL-C 수치를 70mg/dl 미만 으로 유지하지 못하는 환자들에게는 적극적으로 관련 약제 의 투여를 권장하며 보험 급여도 적용되고 있다.

- 심혈관질환 위험도, 어떻게 분류하나?
보통 관상동맥질환으로 스텐트 시술을 하거나 여타의 심 혈관질환 시술·수술을 받은 환자, 또는 최근 1~2년 이내에 급성심근경색을 앓은 경우 초고위험군 환자로 분류할 수 있 다. 시술을 받지 않았어도 당뇨병 등 다른 위험 인자가 있는 경우 고위험군 환자에 속하는 것으로 본다. 쉽게 얘기해 본 인이 심혈관질환으로 입원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다 라면 초 고위험군에 속한다고 보면 된다.

- LDL-C 수치를 조기에 낮추는 것이 중요한가?
그렇다. 과거에는 스텐트 시술 후 당뇨 환자의 경우 약 5~10% 환자에서 재협착이 발생했는데, 최근에는 재협착률 이 많이 줄고 있다. 이는 시술의 수준이 높아져서이기도 하겠 지만 LDL-C 수치를 낮춘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개인적인 견해이다.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환자들에게서 LDL-C 수치 를 70mg/dl 이하로 유지했던 환자들이 훨씬 더 예후가 좋았 다는 국내 연구들도 있고, 대한심장학회에서도 LDL-C 수 치를 얼마나 빨리 낮출 것인가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인 것으 로 안다.

- 미국심장학회에서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 환자의 경우 비 스타틴 계열의 병용 요법을 권고하는데 그 장점은 무엇인가?
예전에 스타틴 약제밖에 없었을 때는 급성심근경색 등을 앓는 환자들에게 LDL-C 수치를 빨리 낮춰주기 위해 고용 량 스타틴 치료를 주로 했다. 그러나 스타딘 단독 요법으로 LDL-C에 대한 목표 수치에 도달되지 않을 때, 스타틴 용량 을 높인다고 해서 그에 비례해 수치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 임상에서도 LDL-C가 190mg/dl인 환자에게 로수바스 타틴 20mg을 사용해도 70mg/dl까지 낮아지는 경우는 10% 도 안 된다.

이런 경우 조기에 비스타틴 계열인 에제티미브를 병용 사 용해서 빨리 목표 수치에 도달하게끔 한다. 저용량 스타틴과 에제티미브를 병용 사용하면 LDL-C에 대해 두 약제가 두 가지 작용 기전으로 방어하기 때문에 단독 약제 사용에 비해 그 수치가 훨씬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로수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병용요법 시 기전상 이점은?
우리 몸의 콜레스테롤은 약 70~80%가 간에서 생성된다. 스타틴은 간에서의 콜레스테롤 생성을 억제하는 약인데, 간 에서 LDL-C 생성이 억제되면서 보상적으로 위·장에서 콜 레스테롤이 더 많이 흡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비해 에제티미브는 간에서의 LDL-C 생성도 억제하고 장에서의 재흡수도 억제하기 때문에 LDL-C를 더 효율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기전 상의 장점이 있다.

- 로수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병용 요법에 적합한 환자군이 있다면?
앞서 언급한 대로 고위험군 환자들 중 스타틴 단독 요법으 로 치료 성공률이 높지 않은 환자에게 병용 요법이 효과적일 수 있다. 또한 고위험군 환자 중에도 고용량 스타틴을 견디 지 못하는 경우가 많게는 약 10~20%에 이르는 만큼 고용량 스타틴에 대한 순응도가 떨어지거나 근육통, 제 2형 당뇨 등 의 스타틴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에 로수바스타틴과 에제 티미브 병용 요법이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 국내 이상지질혈증 환자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조기에 고지혈증을 치료했던 환자와 나중에 치료했던 환 자들을 비교했을 때, 같은 치료라도 전자의 예후가 훨씬 좋 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따라서 이상지질혈증도 조기에 발견 하고 적극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20~30년 후를 위하는 길임 을 강조하고 싶다. 60대 이상인 분들은 심혈관질환의 위험과 관리의 중요성을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지만, 30~40대 분들 은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심혈관질환의 주요 인자인 이상지 질혈증이 무증상이다보니 관리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이 다.

건강검진을 통해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게 나왔다면 전문 의와 상담을 통해 관리에 들어가야 한다. 초기에는 생활습 관 교정이 중요하겠지만 계속 수치가 높다면 조기에 약물치 료를 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피부도 18세 때부터 꾸준히 관리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좋지 않나. 혈압과 콜 레스테롤 수치도 이와 비슷하다.

특별한 유전 질환이 없는 경우 혈압이 높지 않고 콜레스테 롤 수치도 좋은 어린 나이부터 꾸준히 금연, 식습관, 적당한 운동 등 바른 생활습관을 통해 심혈관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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