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김나영 교수팀, 장기간 추적관찰
제균 후 1년째 유의미한 혈당 감소 ... 비제균 환자군 간 차이 5년 지속
연령ㆍ성별 분석 시 65세 미만, 남성에서 특히 감소 효과 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 김원석 전문의, 최용훈 교수(사진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 김원석 전문의, 최용훈 교수(사진 왼쪽부터)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분당서울대병원 김나영 교수팀(소화기내과, 공동 제1저자 김원석 전문의, 최용훈 교수)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or pylori)’를 제거하는 제균치료를 통해 당화혈색소 수치를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헬리코박터균은 서식지인 위장에 악영향을 주는 것 외에도 전신에서 염증성 사이토카인 생산과 분비를 촉진해 대사 질환을 유발한다고 알려졌다.

지난 2019년 김 교수가 주도한 연구팀이 대규모 데이터 분석을 통해 헬리코박터균 감염증과 대사증후군 위험도 간의 관계를 규명하며 주목받기도 했다.

연구팀은 더 나아가 헬리코박터 제균 시 대표적인 대사 질환인 혈당 장애가 개선될 수 있는지를 밝히고자,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제균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혈당 변화를 최장 5년에 걸쳐 장기간 추적 관찰하고 이를 헬리코박터 음성 환자 및 비제균 환자군과 비교 분석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혈당을 측정하는 지표로는 혈중 포도당의 평균치를 추산할 수 있는 ‘당화혈색소(A1C)’가 사용됐다.

그 결과, 제균 치료 환자군은 치료 후 1년이 지난 시점에서 당화혈색소가 유의하게 감소하며 혈당 조절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동안 수치가 증가한 헬리코박터 음성 환자군이나 제균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군과는 반대되는 양상이다.

[그림.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 환자군(파란색)과 헬리코박터 음성(검은색), 비제균(붉은색) 그룹의 5년간 당화혈색소 추세 비교]

이와 같은 집단 간 차이는 연구에서 제시한 최대 기간인 5년 후까지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연구팀은 제균 치료에 따른 당화혈색소 감소 효과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 집단이 ‘65세 미만’ 및 ‘남성’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65세 이상에서는 헬리코박터 이외에 노화로 인한 고혈압, 당뇨병 등이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여성보다는 남성이 헬리코박터균 감염을 비롯해 위암과 대사증후군에 취약하기 때문에 제균 치료의 이점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그간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 후 장기간에 걸친 혈당 변화를 분석한 연구가 국내외 모두 없었던 가운데 밝혀진 것으로, 향후 헬리코박터균이 전신 대사 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추가적으로 규명하고 종합적인 치료 방안을 마련하는 데 핵심 근거가 될 전망이다.

김나영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장기간 혈당 장애가 개선되는 이점을 추가적으로 규명했다. 특히 65세 미만 대사 질환이 있는 남성이라면 보다 적극적으로 헬리코박터 검사 및 제균 치료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본 연구에 이어 헬리코박터균 감염과 심부전, 관상동맥질환 등 심혈관계 질환 간의 연관성을 규명해나갈 것”이라며 향후 연구 방향을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내과학회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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