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진단된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 대상 애시미닙 임상시험 진행
스페인 이어 전 세계 두 번째…"완치 목표에 다가갈 것"

▲의정부을지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김동욱 교수.
▲의정부을지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김동욱 교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국내 연구팀이 백혈병 완치를 위한 4세대 표적항암제 국제 임상시험을 아시아 최초로 시행한다.

의정부을지대병원(원장 김병식)은 김동욱 교수(혈액종양내과) 연구팀이 만성골수성백혈병 완치를 목표로 진행되는 '애시미닙' 4세대 표적항암제 임상3상을 시작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국제 임상시험은 세계적으로 스페인에 이어 두 번째 기록이다. 

앞서 김 교수는 만성골수성백혈병 4세대 표적항암제 애시미닙의 2/3차 치료제로서 안전성 및 효과를 2019년 NEJM을 통해 발표한 바 있다. 이어 김 교수는 지난 14일 처음 진단된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에게 애시미닙을 투약하는 국제 임상시험을 아시아 최초로 시작했다.

과거 불치병으로 불리던 만성골수성백혈병은 2001년 세계 최초의 표적항암제 이매티닙(글리벡)이 사용된 이후 다양한 표적항암제 개발로 생존 기간이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여전히 일부 환자에서 내성이 발생하거나 급성기로 진행돼 10년 이상 생존율은 85%로 알려졌다. 이 경우 새로운 표적항암제 임상시험 또는 동종조혈모세포이식 이외에는 대안이 없었다.

김 교수는 기존 1, 2, 3세대 표적항암제에 내성 또는 부작용이 발생한 환자를 대상으로 2014년부터 4세대 표적항암제인 애시미닙 임상 1, 2상 연구에 참여, 60% 이상의 환자에서 백혈병 유전자 감소 효과 및 안전성을 입증했다.

애시미닙은 노바티스가 개발한 TKI 계열 4세대 표적항암제이다. 암 단백질을 표적 공격하는 기전은 기존의 1~3세대 표적항암제와 다르다. ATP 결합 부위를 차단하는 기존 표적항암제와 달리 애시미닙은 BCR-ABL1 암 단백질의 미리스토일 부위에 결합해 기존 표적항암제에서 발견된 내성 돌연변이의 상당수를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애시미닙은 지난해 10월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기존 표적항암제 치료에 실패한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2, 3차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처음 진단된 만성골수성백혈병 만성기 환자를 대상으로 이번 국제 임상시험을 실시하게 됐다. 

의정부을지대병원은 이번 임상시험의 아시아 최초이자 전 세계 두 번째 연구기관으로서, 24일 첫 투약 환자를 시작으로 향후 약 5년간 지속적인 환자 등록 및 결과 분석을 진행한다.

김 교수는 "그동안 표적항암제 치료를 통해 생존율과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해 왔다"며 "하지만 평생 표적항암제를 복용해야 한다는 경제적인 부담, 장기간 복용에 따른 부작용 또는 내성 발생에 대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표적항암제 치료 중단 및 완치를 목표로 각국에서 끊임없이 신약 개발과 임상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까지는 기존 표적항암제에 부작용 또는 내성이 발생한 환자를 대상으로 애시미닙의 효능과 안전성을 연구했다면, 이번 연구는 처음 진단된 환자에게 적용함으로써 '완치' 목표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라며 "4세대 표적항암제의 초기 임상시험을 통해 만성골수성백혈병이 완치 가능한 질환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4세대 표적항암제 애시미닙은 기존 표적항암제에 내성을 보이거나 심각한 부작용으로 치료를 지속할 수 없었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첫 임상시험이 2014년 미국 앰디앤더슨암센터와 김동욱 교수팀에 의해 시작됐고, 지난 7년간 연구를 통해 안정성과 효능이 입증됐다. 이번 임상시험은 처음 진단된 초기 환자를 대상으로 2세대 표적항암제와 비교하는 연구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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