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의대 송태진, 울산의대 임재성, 한양의대 최호진, 경희의대 허성혁 교수(사진 왼쪽부터)
이화의대 송태진, 울산의대 임재성, 한양의대 최호진, 경희의대 허성혁 교수(사진 왼쪽부터)

뇌졸중 연관성 빅데이터 분석에 관한 자문회의가 지난 1월 14일 신경과 전문의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최호진 교수(한양의대, Modulator)를 좌장으로, 허성혁 교수(경희의대),송태진 교수(이화의대), 임재성 교수(울산의대)가 참석하여 콜린알포세레이트의 임상적 유효성에 대해 설명하고,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콜린알포세레이트와 뇌졸중 연관성 발표 연구 관련 이슈들을 짚어보았다.

첫 번째 발표를 맡은 최호진 교수(한양의대)는 먼저 콜린알포세레이트의 임상적 유효성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임상데이터가 충분하지는 않지만, ASCOMALVA 연구가 콜린알포세레이트의 효과를 뒷받침하고 있다”라며 “현재 치매 예방에 대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환자들을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콜린알포세레이트는 치매 환자에게 분명히 장점이 있는 치료옵션이다”라고 설명했다.

콜린알포세레이트와 뇌졸중 위험의 상관관계에 관한 연구

이어서 임재성 교수(울산의대)는 최근 JAMA Network Open에 게재된 논문인 'Association of L-alfa glycerylphosphorylcholine with subsequent stroke risk after 10 years” 후향적 분석 연구(Real World Data, RWD)의 주요 결과와 이와 관련하여 논란이 되는 부분들에 대해 발표했다.

이 연구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50세 이상 약 1,200만명가량을 10년간 후향적으로 추적·관찰한 종단연구로 콜린알포세레이트의 뇌졸중 발생 위험 연관성에 대해 분석했다.

임재성 교수는 RWD 후향적 분석 연구 방법의 한계를 여러 관점에서 언급하면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뇌졸중의 정의가 과연 정확한가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에서는 실제 뇌졸중 환자의 주진단에 사용하지 않는 I65-69를 포함함으로써 전체 뇌졸중 환자수가 부풀려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또한, ICD-10 진단코드는 급성 뇌졸중과 만성 뇌졸중을 구분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 고려되지 않았다.

저자들이 인용한 2008년 문헌 이후로 공단 데이터 연구들에서는 다양한 조작적 정의가 시도되었고, 한 연구 결과 보고서에서는 상병코드와 입원일수 외에 뇌영상검사 코드를 추가할 경우 뇌졸중 발생건수 추정치가 30-40% 가까이 줄어들게 된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따라서, 공단 데이터가 수집된 임상현장의 진료패턴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 결과, 이 연구에서는 실제 뇌졸중이 아닌 경우를 상당 수 포함하는 등 결과변수 정의에 무시 못할 오류가 발생하였다고 보았다. 마지막으로 환자들의 뇌졸중 위험 요소의 특성 차이가 충분히 분석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에 대해 허성혁 교수(경희의대)도 “어떠한 약제를 처방 받은 환자들은 기저 상태에서 이미 위험도가 높아 약을 처방 받게 되고, 따라서 사건 발생률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데 이를 약제 때문이라고 잘못 분석될 수 있는 경우”라고 말했다. 이어서 이 연구에 대해 아쉬운 점을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요약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후향적 관찰 연구로, 두 군 간에 선택편향(selection bias)이 심한데도 불구하고 성향점수매칭(propensity score matching) 통계 사용시 처음부터 여러 위험인자에 대해 매칭하지 않은 점이다.

그리고 뇌졸중 사건 발생에 대해 급성뇌졸중의 진단코드가 없는 현실에서 보다 명확한 정의 선택을 하지 않은 점과, 뇌졸중을 주로 진료하는 신경과나 신경외과 의사가 연구에 참여하지 않아 연구방법과 결과 해석 과정에서 임상 현장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을 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송태진 교수(이화의대)도 “근본적으로 약제를 처방 받았던 사람들이 왜 이 약제를 처방 받았을지에 대한 고려가 되어 있지 않다. 즉, 애초부터 뇌졸중 발병위험이 높은 사람들이라는 교란변수를 고려하지 않은 연구라 결론이 왜곡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고혈압, 당뇨병, 심방세동, 심부전증 및 관련약제를 비롯한 뇌졸중의 위험인자들에 대한 고려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또한 비록 뇌졸중 병력이 있는 사람을 배제하였다고는 하지만, 뇌졸중의 정의가 모호하여 입원병력이 있는 뇌졸중 환자만 제외한 것인지도 명확하지가 않고 뇌졸중의 아형에 대한 ICD-10 진단코드의 정의도 뇌출혈이 I63으로 뇌경색이 I61로 잘못 되어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연구 배경으로 설정한 TMAO와 콜린알포세레이트와의 직접적인 연관성이 부족하다는 점도 지목했다. TMAO는 식이로부터의 콜린 섭취에 의해 생성되는데, 뇌졸중의 최초 발생, 심방세동 등의 위험 증가와 연관되어 있다고 본 논문들의 저자들은 제시하였으나 공단의 데이터베이스로는 TMAO 수치를 알 수가 없기 때문에 구체적인 근거 제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콜린알포세레이트의 일반적인 복용 용량이 혈중 콜린 수치를 어느 정도 증가시킬지, 어느 정도 복용해야 TMAO 수치를 유해한 수준까지 상승시킬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참석한 신경과 전문가들은 이 연구가 환자 선정과 결과 해석에 있어서 성급하고 무리한 결론이 도출된 점이 아쉽다고 밝히며, 식품의약품안전처 권고에 따라 뇌졸중 및 치매에 대한 4상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 와중에 임상현장에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하고 있으므로 이를 시정할 후속 조치가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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