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약 결과   

  상기 환자는 토혈을 주소로 하여 응급실에 내원하였다. 당뇨병 외에 특이한 병력이 없었고, 내원 당시 혈압은 110/60 mmHg, 맥박수는 100회/분, 체온은 36.6℃였다. 문진에서 좌상복부 복통을 동반하였으며 신체 진찰에서 장음은 상승되어 있었다. 반발 압통의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말초 혈액 검사에서 혈색소 10.6 g/dL, 헤마토크리트 30.6%, 백혈구 13,610/mm3, 혈소판 195×103/uL이었다. 혈액 화학 검사에서 BUN 37.3 mg/dL, 혈청 크레아티닌 1.1 mg/dL, AST 21 IU/L, ALT 23 IU/L, 총빌리루빈 0.8 mg/dL, 총단백 5.2 g/dL, 알부민 3.2 g/dL이었으며 혈액응고 검사에서 INR 1.12였다.
  응급 상부위장관내시경을 실시한 결과, 위 내에는 응혈괴와 신선혈이 고여 있었으며 위각의 중앙부에 2.0 cm 크기의 깊은 궤양이 관찰되었다. 궤양저는 노출 혈관과 더불어 피가 흘러나오는 양상(Forrest Ib)으로 보였고, 내시경 클립 지혈술을 시행하였다<그림 1>.
  금주와 금연을 강력하게 권고하고 pantoprazole 40 mg으로 2개월간 투약 치료를 실시한 후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를 예정하였으나, 투약을 완료한 시점에서 심한 통증을 여전히 호소하여 추적내시경 검사를 실시하였다. 빈혈 소견은 혈색소 14.4 g/dL로 회복하였지만, 여전히 위각의 중앙부에 활성 궤양이 관찰되고 있었다<그림 2>. 양성자펌프억제제 불응성 위궤양으로 진단하고 tegoprazan 50 mg으로 전환하여 1개월간 투약하였다. 이후 증상은 호전되었고, 궤양의 완전 치유를 확인하고자 2차 추적내시경 검사를 실시하였다. 당시 내시경에서 궤양의 완전 치유를 확인하였다<그림 3>.

   결론 및 고찰   

  소화성 궤양의 치료는 위내 산도를 높임으로써 치유를 달성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위내 pH 3 이하에서 펩시노겐이 펩신으로 활성화되기 때문에 pH를 3.5 이상으로 유지시켜 주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하지만, 출혈성인 경우에는 위내 pH를 6.0 이상으로 유지시킴으로써 혈액응고 기전을 안정화시켜 혈소판 응집을 저해시키는 과정을 없애주고, 위산이나 펩신에 의한 용혈을 막을 수 있게 된다. 양성자펌프억제제는 이러한 점에서 매우 효과적인 치료제이나, 일부에서는 충분한 치료 후에도 소화성 궤양의 완전한 치유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를 불응성 궤양(refractory peptic ulcer)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불응성 궤양은 8주 표준 치료에도 불구하고 완전한 치유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로 정의하며 위암의 악성 세포가 존재하는 경우, 궤양의 치유를 방해하는 약제를 복용하거나 NSAIDs를 지속적으로 복용하는 경우, 흡연과 음주의 지속으로 상처 치유를 방해하는 경우, 이전에 궤양을 앓았던 위치로 섬유화가 심하여 치유가 어려운 경우, 궤양의 크기가 커서 치유에 시간이 상대적으로 오래 걸리는 경우, 약제에 반응하지 않아 위산 과다 분비 상황이 지속되는 경우를 고려할 수 있다. 이 중에서도 위암을 동반하는 경우에는 특히 신중을 기해야 하며 완전한 치유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반복적인 내시경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그림 4>.

  다른 한편으로 약제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기존의 양성자펌프억제제는 개인별 약효 차이가 현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약물은 간의 cytochrome p450 system 중 CYP 2C19 isoenzyme에 의해 대사가 되는데, 이 효소는 유전적 다형성(polymorphism)을 가지므로 활성도에 따라 약물의 대사에서 그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특히 간 대사가 빨리 진행되는 환자에서 약물의 유효 혈중농도가 감소하게 되면서 궤양 치유를 위한 위산 억제 효과도 떨어지게 된다.
새로운 기전의 칼륨경쟁적 위산분비차단제인 케이캡®은 기존의 양성자펌프억제제보다 위산 억제 효과가 강력할 뿐 아니라, 유전적 다형성이 적은 CYP3A4에 의해 주로 대사되며 이와 더불어 다른 약물과의 대사 과정에서 간섭받는 현상도 적어 다른 치료제에 비해 개인별 차이 없이 안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메디칼업저버 메디칼라이터 메디컬라이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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