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로피도그렐의 대체약물 vs 선택사항의 추가


지난 9월 개최된 유럽심장학회(ESC)에 이어 이번 AHA에서도 시장 진출을 목전에 두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의 새로운 항혈소판제인 티카그렐러(ticagrelor, Brilinta)가 주목을 받았다. 이번에 발표된 티카그렐러 연구는 3상 임상인 "PLATO" 연구의 내용으로,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 고위험군의 위험도 예방에 클로피도그렐(clopidogrel, Plavix)보다 더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는 내용이다. 이미 경구용 P2Y12 수용체 길항제로 개발단계에서부터 관심을 끌었던만큼 이번 AHA는 기존에 제시된 가능성을 확인시켜주는 자리가 됐다.
 
   이번 발표에서는 티카그렐러군 4201명과 클로피도그렐군 4229명을 대상으로 ST 분절이 상승된 심근경색(STEMI) 환자수를 비교했다. 티카그렐러군은 180mg을 loading 도스(dose)로 1일 90mg씩 2회, 클로피도그렐군은 300mg을 loading 도스로 1일 75mg씩 6~12개월 투여했다. 두 군 모두 아스피린을 함께 복용했다.
 결과 심혈관질환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발생률이 티카그렐러군에서 8.3%, 클로피도그렐군에서 11.3%로 나타났다. 스텐트 혈전증의 경우도 티카그렐러군에서 1.6%, 클로피도그렐군에서 2.5%였다. 주요 출혈 사례 증가는 없었다.
 
   연구를 진행한 파리 비챗대학병원(University of Hopital Bichat) 가브리렐 스테그(Gabriel Steg) 교수는 "이 연구는 티카그렐러가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술(PCI)이 우선적으로 필요한 STEMI 환자 관리에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해 연구결과에 무게를 실었다.
 
   하지만 지역에 편중된 결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특히 북미환자들이 약 1800명 포함되어 있어 평소 고용량의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이들이 연구 결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스테그 교수는 "이들이 전반적으로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고, 발표의 좌장을 받은 클라이데 앤시 AHA  회장 역시 "오히려 북미의 결과에 너무 많은 무게를 두는 것에 조심스러워야 한다"며 스테그 교수의 의견에 동의했다.
 
   반면 클로피도그렐의 공동 마케팅사인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ristol-Myers-Squibb)사의 대변인은 "티카그렐러가 현재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클로피도그렐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자료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아직 승인받지 않은 연구 중인 약물이라는 것. "연구에서는 ACS 환자군을 대상으로 효과와 안전성을 보였지만, 실제 사용됐을 때의 결과에 대해서는 미지수"라며 완강한 자세를 취했다.
 
   한편 아스트라제네카는 AHA 학술대회가 끝난 후 미국식품의약국(FDA)에 "ACS환자에서의 주요 심혈관 사건 감소"에 대한 적응증으로 승인을 신청했다.
 
   연구에서 부작용의 증가없이 클로피도그렐보다 뛰어난 효과를 보였지만 이를 클로피도그렐의 대체약물로 보는 것에 대한 경계의 의견들도 있다. 티카그렐라의 효능은 인정하지만 클로피도그렐의 효과를 부정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이 발표한 클로피도그렐의 안전성 경고에 대해 ACC와 AHA가 클로피도그렐의 사용을 옹호했다는 점, 이번 ST 분절 상승 심근경색(STEMI) 가이드라인 업데이트에서도 클로피도그렐의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는 점은 이를 잘 보여준다.
 
   김효수 교수는 티카그렐라의 경우 클로피도그렐보다 작용 시간이 짧기 때문에 수술 전 출혈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1주일 전부터 대체 투여하는 등 일시적인 대체 요법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국내 환자들의 약 50%가 클로피도그렐에 반응하지 않고 티카그렐라가 심장박동에 상관없이 작용하는 약물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클로피도그렐에 순응도가 없는 환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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