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부 위장관에 기전적으로 효과보여
서방형 통해 강한 약효, 환자 순응도에도 이점

울산의대 정훈용 교수(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 사진·고민수 기자

기능성 소화불량증은 국내에서도 흔한 질환이다. 식습관서구화와 함께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사회고령화가 능성 소화불량증의 유병률과 위험을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이에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는 2020 기능성 소화불량증 가이드라인을 통해 최신의 근거들을 반영해 진단과 치료전략을 다듬은 바 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기능성 소화 불량증을 소화성 궤양, 위장관 악성종양, 위식도 역류질환, 췌담도질환기질적인 질환이 없으면서 위장관증상이 만성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증후군으로 정의했다. 즉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고 동시에 임상현장에서 면밀한 평가와 원인에 따른 맞춤 치료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울산의대 정훈용 교수(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에게 임상현장에서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진단과 치료전략의 현주소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국내 기능성 소화불량증 발생 현황은?
기능성 소화불량증은 암, 궤양 등 기질적인 질환이 없는 소화불량증으로 정의된다. 우선 위장관에 기질적인 문제가 있는지 확인해야 하며, 위장관 이외의 내부 장기들(간, 담낭, 췌장, 폐-기관지, 심장 등)도 확인해야 한다.

또한, 갑상선, 췌장 등 내분비 기관과 연관된 호르몬 장애도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대사성 질환의 2차적인 증상으 로 나타날 수도 있다. 모든 검사상 아무런 기질적 질환이 없 는 심리적인 문제도 원인의 하나로 지목된다.

이전보다 국내 인구의 식습관과 건강상태가 좋아졌지만, 여전히 식습관과 관련된 원인이 많으며, 수많은 건강정보로 인한 정보의 홍수가 심리적인 원인을 제공하기도 한다.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하여 역류성 질환이 늘어나고, 위 자체의 감각이상 및 위장관 주변 장기 기능 변화로 인한 증상이 더 많이 발견되며, 고령화로 인한 위장관 기능 저하가 소화불량 증의 발생 증가의 원인이 된다. 첨단화된 사회로 인해 생활 방식이 변화(앉아서 컴퓨터로 업무 등)하고, 사회적인 스트레스가 많아진 것도 소화불량증 발생률 증가에 한 몫을 하고 있다.

-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는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경고증상에 대해서 주요하게 언급하고 있다.
경고증상은 기능성 소화불량으로 간주해서는 안되는 증상들을 정리한 내용으로 이해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소화 불량과 함께 통증이 지속되거나 반복되는 경우, 출혈, 빈혈, 혈변이 나타나는 경우, 촉진 시 덩어리가 만져질 경우를 경고 증상으로 볼 수 있다.

경고증상이 있는 환자에서 주요하게 신경써야 할 부분은 암에 대한 가능성이다. 암 관련 소견은 명확하지 않아도 의심되는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확인을 위한 검사를 해야 한다.

- 다양한 발생원인이 있는 가운데 주요한 위험인자로 꼽을 수 있는 부분이 있는가?
대표적으로 노인 인구에서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NSAID)를 포함한 소염진통제 복용이다. 소염진통제는 예측이 힘든 다양한 증상들을 유발시키는데 소화불량증도 이 중 하나다. 이런 경우 내시경 검사에서도 눈으로 확인되는 이상소견이 확인되지 않는다. 또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로 인 한 직간접적 영향도 주요한 위험인자로 꼽힌다.

- 치료전략은 어떻게 적용해야 하나?
기능성 소화불량증 치료는 증상의 경향에 따라 크게 구분할 수 있다. 통증은 없지만 소화가 되지 않는 소화불량이 주를 이루는 경우, 속이 쓰리고 통증이 느껴지는 경우, 그리고 심리적인 부분(스트레스)이 원인인 경우로 구분해 위산 관련 증상이 의심될 경우에는 프로톤펌프억제제(PPI)를 1차로 사용하고, 소화불량이 주로 나타날 경우에는 위장관 운동촉진제를 사용한다. 스트레스가 원인일 경우에는 PPI나 위장관 운동촉진제를 사용하고 필요할 경우 항우울제를 적용한다.

- 위장관 운동촉진제 종류별 효과와 기전을 정리한다면?
모사프라이드 등 세로토닌 수용체 작용제의 경우 세로토닌 수용체가 전신에 분포돼 있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상부· 하부의 기능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돔페리돈, 이토프라이드 등 도파민 수용체 길항제는 상부 기능개선에 효과가 집중 돼 있다. 이를 고려하면 현재 사용가능한 세로토닌 수용체 작용제인 모사프라이드는 적용 범위가 넓다고 볼 수 있다.

- 세로토닌 수용체 작용제와 다른 위장관 운동촉진제를 비 교한다면?
위장관운동 촉진에 대한 효과를 비교하기는 정확한 자료가 없어서 힘든 부분이 있다. 단 동물실험에서 약물별 효과 차이는 있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문제는 안전성이다. 메토클로프로마이드, 그리고 도파민 수용체 길항제는 뛰어난 효과를 보이지만 추체외로 증상을 유발할 수 있어 장기간 사용이 힘들다.

국내 가이드라인에서도 투약기간의 제한이 있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이와 비교했을 때 모사프라이드는 일정한 효과를 보이면서도, 변비 등 하부위장관 증상의 개선 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

- 국내 가이드라인에서는 모사프라이드 서방형에 대한 내 용도 언급하고 있다. 임상현장에서 의미있는 부분이 있다면?
위장관 운동촉진제의 경우 환자가 충분한 개선 효과를 느끼는 비율이 높지 않다. 효과가 아주 크지는 않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모사프라이드 1일 1회 서방형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1일 3회 복용하던 양을 1개로 묶어 약물이 서서히 방출되도록 한 것로 기존 약물 대비 강한 효과가 필요한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다. 

서방형이기 때문에 복용 후 장기 간 효과가 지속되는 부분도 강점이다. 게다가 1일 3회 복용 에서 1일 1회로 줄였기 때문에 순응도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면이 있다. 한편 소화기 증상 관리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PPI와의 병용에서도 모사프라이드의 경우 PPI와 기전 및 대사 과정도 다르기 때문에 상호작용 없이 추가적인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

- 기능성 소화불량증 관리에서 1차 의료기관에서 수행해야 할 역할이 있다면?
1차 의료기관에서 환자에게 기능성 소화불량증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줄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진단 시 환자와 광범 위한 부분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체계적인 문진을 통해 소화불량증을 야기한 원인과 개별적 자극 인자를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정확한 진단이 적절한 치료전략으로 이어질 수 있고 결과적으로 환자의 질환 이해도 증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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