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피부과 이동훈 교수
아토피피부염 환자 치료제 선택기준은 병변 부위와 중증도
TCS·TCI 병용, 특히 중등도 이상의 아토피피부염 환자에 효과적

서울대병원 피부과 이동훈 교수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서울대병원 피부과 이동훈 교수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쉽게 호전되지 않는 특성을 가진 아토피피부염은 장기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가려움증과 피부건조증을 주된 증상으로 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으로, 주로 영유아기에 시작되는 특징이 있다.

특히 환자가 성장하면서 알레르기 비염과 천식 같은 호흡기 아토피 질환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건조한 피부의 보습이 매우 중요하며, 치료제로는 국소코르티코스테로이드(TCS)와 국소 면역조절제인 국소칼시뉴린억제제(TCI) 등이 있다.

서울대병원 이동훈 교수(피부과)를 만나 TCS와 TCI가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병변 부위 및 중증도 등에 따라 어떻게 사용되는지 알아봤다.

TCI는 피부가 얇아지는 등 부작용 없어

TCS는 강도에 따라 7단계의 등급으로 나뉜다. 1등급이 제일 강하고 7등급이 제일 약하며, 어린이나 피부가 약한 부위는 7등급에 가까운 높은 등급을 사용하고, 만성 혹은 피부가 두꺼워질수록 1등급에 가까운 낮은 등급을 사용한다. 비스테로이드성인 TCI는 비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TCS는 역가와 제형에 따라서 다양한 성분의 제품이 있지만 TCI는 타크로리무스, 피메크로리무스 2가지 성분으로 상대적으로 종류가 적다.

TCS의 경우 오랜 기간 바르면 피부가 얇아지고 혈관이 늘어나는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데, TCI는 이런 부작용이 없다.

중증도와 도포 부위 고려해 TCI를 1차로 사용하기도 

약전에 따르면 기본적으로 TCS가 1차 치료제이고 TCS의 효과가 없을 때 TCI를 사용하게 돼 있지만, TCI를 1차로 사용해도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단, TCI를 1차 치료제로 처방할 때 피부 상태와 병변 부위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교수는 "토피크로 등 대표적인 TCI 제품 중 낮은 농도(0.03%)는 의학적 필요에 따라 2세 이상부터, 높은 농도 (0.1%)는 16세 이상부터 주로 사용하는게 특징"이며 "낮은 농도는 저역가 스테로이드, 높은 농도는 중등도 역가 스테로이드와 비슷한 효과가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TCI 중 연고 제형은 다소 끈적거리는 느낌이 있을 수 있는데, 불편하지만 않으면 전신에 바르는 것도 가능하다"며 "하지만 중증도가 심할 때는 TCS를 병합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또한 이 교수는 "보통 어린이와 노인의 피부가 얇기 때문에 치료제 선택에 더 주의해야 한다"며 "엄밀히 말하면 치료제 선택기준은 병변 부위와 중증도에 있는 것이지, 연령에 따르는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장기 유지요법치료에서는 TCI 권장

이 교수는 "TCI가 아토피피부염 초기 병변에 효과가 있기 때문에 1차 치료제인 TCS와 병용처방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초기에 역가를 조절해 TCS만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지만 약한 피부 등 환자의 상태를 고려하여 TCI를 장기적으로 써도 문제없다"라고 언급했다.

이 교수는 약전에서 국소치료제의 최대 처방기간을 일부 명시하고 있지만, 필요에 따라 전신치료제로 변경하거나 등급을 조절하는 등 '스텝업다운'이 필요하다고 권장했다. 효과가 없는 치료제를 계속 사용하거나, 효과가 나타났는데도 강한 약을 지속적으로 쓰지 말라는 것이다.

이 교수는 "최대 처방기간은 일종의 경고이고 반응과 피부 상태를 보면서 치료제를 적절하게 선택해야 한다"며 "국소치료제로 효과가 없어서 전신치료제로 바꿔야 하는 상황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토피피부염 장기유지요법 치료에서는 TCS와 TCI 모두 가능하지만 피부가 약해지는 부작용을 고려해 토피크로와 같은 TCI를 좀 더 권장하는 편이다" 라고 덧붙였다.

TCI 도포 초기 작열감, TCS와 적절한 병용 추천

TCS의 부작용이 없다는 것이 TCI의 장점이지만 피부가 화끈거리고 따가운 자극증상은 TCI의 대표적인 단점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도포 부위에 생기는 작열감을 의미하는데, 일부 환자는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러한 작열감을 얼마나 해소하느냐에 따라 TCI와 TCS의 병용 사용 효과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이 교수는 TCI의 자극반응이 열감을 조절하는 기전과 관련 있다며, 도포 초기에 주로 집중되고 시간이 지나면 줄어들지만 10명 중 1~2명은 사용하지 못할 정도로 화끈거림을 경험한다고 전했다.

TCS와 TCI 모두 의사의 처방에 따라 적절하게 사용하면 부작용을 크게 걱정할 이유는 없다며 병용 사용의 강점을 재차 강조했다. 이 교수는 "중증도와 피부 상태, 부위 등에 맞게 TCS와 TCI를 적절히 병용하길 추천한다"며 "작열감이 너무 심하다면 염증을 가라앉히기 위해 TCS를 사용한 후 TCI를 쓰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연고를 차갑게 한 후에 바르거나 보습제와 함께 사용하는 방법 등도 추천하며, 이 교수는 "TCI 연고를 바르기 20~30분 전에 냉장고에 보관하거나 보습제와 섞어서 사용하여 농도를 약하게 하면 자극반응을 줄일 수 있다"며 "최근 논문에 나왔듯이 같이 사용하는 보습제를 차갑게 바르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목욕 후 피부가 젖어 있으면 피부 장벽에 투과가 잘 돼 작열감이 더 심할 수 있으니 충분히 말린 후에 사용하는게 좋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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