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윤봉식 교수(소아응급의학과)

일산병원 윤봉식 교수
일산병원 윤봉식 교수

[메디칼업저버 김나현 기자] 늦은 밤 아이가 갑자기 아파하면 부모는 당황스럽기만 하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는 경우도 있지만, 때에 따라 자칫 응급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올바른 대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응급의료센터 윤봉식 교수(소아응급의학과)가 소아응급질환의 증상별 대처법과 응급실을 꼭 찾아야 하는 질환에 대해 설명했다.

-아이들이 응급실을 가장 많이 찾는 증상(질환)은?
질환과 상해로 구분할 수 있다. 질환의 가장 흔한 이유는 발열, 복통 등 소화기 증상, 기침 등 호흡기 증상 순이고, 상해는 외상, 교통사고, 이물질, 중독이나 화상 순이다.

-아이가 열이 난다면?
약 38도 이상이면 해열제를 주는 것이 좋다. 해열제로 많이 사용하는 약물은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 등)이나 비스테로이드항염증제(부루펜, 맥시부펜)가 있는데, 6개월 이하는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을 사용하는 게 안전하다.

약은 복용하고 보통 30분~1시간 정도 지나야 효과가 나타나므로 열이 안 떨어진다고 바로 다른 약을 추가로 주지 말고, 1시간 정도 지난 뒤에도 이전 체온보다 오르거나 비슷할 경우에 먹이는 것이 좋다.

-해열제를 먹고도 열이 내리지 않는다면?
열이 안 떨어진다고 미온수 마사지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열이 날 때 곧바로 미온수 마사지를 하면 아기가 보챌 수 있고, 오한으로 오히려 체온이 안 떨어져 아이만 힘들게 할 수 있다. 그러니 해열제를 먹이고 30분에서 1시간 정도 경과를 관찰한 후에도 열이 높으면 그때 미온수 마사지를 하는 것이 좋다. 

미온수 마사지를 할 때는 아이의 옷을 모두 벗기고 30~33℃ 정도(보호자 손을 넣었을 때 따뜻하다 정도) 미지근한 물에 수건을 적셔서 목,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 큰 혈관이 있는 부위를 먼저 닦아주고 이어 팔, 다리를 문지르며 마사지를 해준다. 단, 마사지는 30분 이상 하지 않는 게 좋다.

-아이가 탈수 증상이 있다면? 
아이들은 성인에 비해 적은 양의 수분 부족만으로도 쉽게 탈수가 온다. 탈수가 오면 아이는 잘 먹지 못하고 처지며 소변 양이 줄어들게 된다. 또한 구강이나 혀가 마르고, 피부색이 창백하거나 얼룩덜룩하게 보일 수 있으며 영아에서는 흔히 숨구멍이라고 하는 '대천문'이 들어가 있을 수 있다.

평소 체중의 10% 이상 갑작스러운 체중 감소는 중증 탈수를 의심할 수 있다. 또 손끝이나 발끝을 눌렀다 떼었을 때 2초 이내로 원래 피부색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탈수를 의심할 수 있다.

아이가 무언가를 마실 수 있는 상태라면 수분이나 경구용수액제제를 소량씩 자주 마시도록 한다. 단, 주스나 이온 음료는 당 성분이 높아 오히려 탈수를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아이가 구토한다면? 
구토와 게움을 구분해야 한다. 음식물이 위나 식도에서 역류하며 게워내는 것은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특히 영아 시기에는 수유 후 트림하다가, 혹은 분유를 너무 급하게 먹거나 많이 먹어서 게워내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소량씩 자주 주거나, 먹고 바로 눕지 않게 하는 등 식이 방법을 변경하면 호전하는 경우가 많다.

소아의 구토는 바이러스 위장염이나 매복변, 위식도역류, 식품알레르기 등 위장관 관련 원인인 경우가 많다. 일부 드물게 반복적인 구토를 보이는 선천성 비후성 유문협착증이나 장 이상 회전으로 인한 염전증, 혈변을 보이는 장중첩증 등 생명에 위협적인 질환일 수도 있어 감별이 중요하다. 

만약 식사와 상관없이 반복적으로 구역, 구토가 있으면서 24~48시간 정도 지속된다면 응급실이나 병원을 방문하여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아이가 복통을 호소한다면? 
응급실을 방문할 정도의 급성 복통은 수일 내에 발생한 통증으로 심한 세균 감염성 위장염이나 시술이나 수술이 필요한 장중첩증, 맹장염 등이 있다. 

아이가 얼굴을 찡그리고 숨을 잘 못 쉬거나 배를 움켜잡고 몸을 쭈그리며 보채고, 땀을 흘리며, 자다 깰 정도의 통증을 호소하면 응급실을 방문해야 한다.

-무조건 응급실로 가야 하는 증상은? 
생체 활력 징후에 이상을 보이는 증상으로 쉽게 말하면 갑자기 쌕쌕거리며 숨쉬기 힘들어하거나 호흡이 가쁜 경우, 얼굴이나 입술이 푸르게 보이는 청색증 소견을 보이는 경우다.

또한 계속 졸려하고 처지거나 의식 저하를 동반한 실신을 하거나, 1시간 이상 지속되는 가슴 두근거림이 멈추지 않거나, 반복적으로 지속되는 경련 발작이 있는 경우도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이외에도 자다가 깰 정도의 견디기 힘든 흉통이나 복통, 두통 등의 통증이 있거나, 지속적인 고열, 심한 반복적 구토, 심한 핍뇨나 소변을 못 보는 등의 탈수 증상 모두 응급진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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