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두통은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신경계 장애로 전 세계 인구의 11%가 이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편두통은 뇌졸중의 위험인자로 인식되고 있다. Schurks 등이 보고한 메타분석 결과에 따르면 허혈성 뇌졸중 위험을 73% 증가시켰고, 특히 전조를 동반한 조짐성 편두통의 경우 45세 이하 환자의 상대위험은 2배가 넘었다(BMJ 2009). 편두통이 높은 유병률뿐 아니라 심각한 질환의 전조이기도 하기에 효과와 환자 순응도가 높은 치료제 개발에 대한 끊임없는 노력이 요구된다.

 지난 30년간 편두통의 복잡한 병태생리에 대한 지식은 상당히 진보해 신약 개발에 기여했다. 1990년대 소개된 대표적인 편두통 치료제인 트립탄 이후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티드(CGRP) 차단제는 편두통의 병태생리에 근거해 개발되어 기대를 모으는 약물이다. 그밖에 항경련제, 항고혈압제, 항우울제 등 다른 목적으로 개발된 약물들이 편두통 치료에 사용되고 있으며, 5HT1F 수용체 효현제에 대한 초기 2상연구도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편두통 치료 약물의 현재를 리뷰한다(J Headache Pain 2009 Oct.).

▶선택적 5-HT1D, 5-HT1F 수용체 효현제
 트립탄제제는 5-HT1B, 5-HT1D 수용체에 작용하며, 5-HT1F 수용체에 작용하는 약물도 개발중에 있다. 5-HT1B 수용체는 기저동맥과 뇌경막혈관의 수축을 매개하는 반면, 5-HT1D 수용체는 뇌경막의 신경성 염증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흡입형 에르고타민
 트립탄 출시 이후 부작용 발생률이 높은 에르고타민 사용량은 현저히 감소했다. 그러나 최근 흡입형 제제(레바덱스, 맵 파마슈티컬스)가 개발되면서 빠른 효과 발현과 상대적 안전성 때문에 중증 및 장기 편두통 환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흡입형 제제는 신속하게 폐와 혈중으로 흡수되어 빠른 시간내 뇌와 신경에 일정농도의 약물을 전달해 통증을 멈출 수 있다. 최근 RCT에서 에르고타민 흡입 환자의 72%가 2시간 후 통증 완화 효과를 보였다(Headache 2009;49:826). 이는 경구 및 비강내 주입형 트립탄보다 나은 결과이다.

▶항경련제
 1990년대 발프로에이트가 편두통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근거가 축적된 이후 편두통 치료를 위한 많은 새로운 항간질약물의 임상연구가 이루어졌다. 성인에서 편두통 예방 목적으로 항경련제를 사용한 연구 결과 이 계열 약물은 위약군 대비 발작 빈도를 50% 이상 감소시키는 경우가 두 배 이상 높았다(Cephalalgia 2008;28:585). 토피라메이트와 발프로에이트가 가장 효과적이었으나, 라모트리진, 클로나제팜, 비가바트린, 아세타졸라마이드는 위약군 대비 현저한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소아 편두통에서 항경련제의 효과를 리뷰한 연구는 어떠한 약물도 효과가 없는 것으로 결론지은 바 있다(Eur J Pain 2008).

 현재 토피라메이트는 만성 편두통과 삽화성 편두통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알려져 있는 편두통 예방약물이다. 부작용으로 마비, 어지러움, 피로감 등이 일반적으로 관찰되나 여러 연구들이 토피라메이트를 성인 편두통 치료를 위해 전반적으로 안전한 약물로 언급하고 있다.

 정확한 작용기전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토피라메이트는 신경 과흥분을 제한하는 전위 나트륨 채널 차단, 신경원성 경막 혈관확장과 CGRP 기인성 확장을 조절하는 L-type 칼슘 채널 차단, GABA 매개성 신경전달의 강화,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타메이트 전달 억제 등을 통해 편두통을 완화시키는 것으로 생각된다.

▶항고혈압제
 베타차단제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편두통 예방을 위한 주류 약물로 사용되고 있으나 지난 십년간 이 계열 신약에 대한 편두통 임상연구는 거의 진행되지 않았다. 반면 ACEI인 리시노프릴에 대한 무작위대조군연구 결과 편두통 예방 효과가 확인된 바 있다(BMJ 2001;322:19). ARB인 칸데살탄으로 진행한 연구 역시 유사한 결과를 보고했다(JAMA 2003;289:65). 칸데살탄은 비교적 적은 부작용 프로파일 때문에 효과에 대한 제한적인 보고에도 불구하고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약물에 상관없이 ARB 또는 ACEI를 투약할 경우 트립탄 사용량이 감소한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는 칸데살탄의 긍정적인 효과를 ARB 제제 전체로 확대 해석하는 근거 역할을 하고 있다(Drug Saf 2004;13:41). ACEI의 경우 기침때문에 사용이 제한적일 수 있다.

▶도파민 길항제
 편두통의 증상인 오심은 도파민2 길항제인 메토클로프라마이드 또는 돔페리돈과 같은 항구토제에 의해 완화된다. 그러나 운동장애와 진정과 같은 부작용때문에 거의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편두통으로 입원한 환자의 심각한 발작에는 유용할 수 있다.

▶CGRP 차단제
 삼차감각신경에서 분비되는 CGRP는 지속적인 두통발작중 경정맥혈내 증가가 확인되면서 편두통과의 상관성이 제기됐다(Lancet 2008;372:2089). CGRP는 혈관확장 역할과 더불어 비만세포에서 히스타민을 분비하고 신경절내 질산생성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CGRP 차단제의 작용기전은 트립탄과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급성 편두통 치료시 추가약제 또는 트립탄에 만족하지 못하거나 부작용, 금기 환자를 대상으로 고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아 왔다.

 메이요클리닉이 81개 병원 1380명의 편두통 환자를 대상으로 경구용 CGRP 차단제인 텔카게펜트, 위약, 졸미트립탄의 효과를 비교한 연구를 보면, 졸미트립탄의 부작용 발생률은 51%인 반면 텔카제판트는 34%로 위약군 32%와 유사했다. 졸미트립탄과 텔카게펜트의 가장 일반적인 부작용은 어지럼증, 구갈, 피로감 등이었다.

 그러나 텔카제판트의 예방적 연구는 두 명의 환자가 혈중 간수치가 현저히 증가해 올해 중단됐다. 올해 후반기 FDA 승인이 예상됐던 이 약물의 운명은 현재 불확실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간헐적 투약시 간독성이 예상되지 않는다는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

▶병용요법
 트립탄이 소개되자 과거 에르고타민, 카페인, 진정제, 항구토제 병용요법이 트립탄 단독요법으로 대체됐다. 그러나 복잡한 편두통의 병태생리는 약물적 중재를 위한 다양한 목표를 제시하고 있기에, 현재 병용요법이 단일요법에 비해 효과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수마트립탄과 나프론센 병용요법을 단독요법과 비교한 대규모 RCT 결과 병용요법이 우수했다(Headache 2005;45:983). 수마트립탄, 아세타미노펜, 살리실릭산, 카페인 복합제 투약군과 비교한 RCT에서도 2, 4시간 후 두통 개선효과가 수마트립탄군보다 우수한 것으로 관찰됐다(Headache 2005;45:973).

▶전문가에게 물었습니다

가톨릭의대 이광수 교수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편두통과 뇌졸중의 상관관계에 대한 보고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편두통 발작시 효과적인 조절이 뇌졸중 발생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는가?
 최근 카메라연구II(덴마크)에서 장기간 편두통 환자를 추적관찰한 결과 뇌 MRI에서 백질부(white matter)의 음영증가(허혈로 판단) 소견은 편두통 기간이 길수록 두드러졌다. 또 이미 잘 알려진대로 조짐성 편두통(migraine with aura)에서 피임약과 담배 흡연을 동시에 하는 환자에서 뇌졸중 발생율이 7-9배 증가된다는 사실 등은 편두통이 확실한 뇌졸중 위험인자이며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함을 증명해준다.

▲새로운 편두통 치료제 개발 현황은?
 새로운 편두통 치료제 중 CGRP 길항제가 가장 관심의 대상이며 트립탄이 가지는 심장이나 혈관 수축 등 위험한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효과가 좋아 관심의 대상이 된다. 일부 환자에서 간수치 상승 경향을 보여 주기적 검사 등 관리가 필요한 약물로 판단되나, 간수치 상승이 치료처방에 큰 장애요소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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