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서우근·김재영 교수팀, 연구결과 JAHA 게재
항혈소판제 중 실로스타졸 생존 혜택 가장 커
"항혈소판제 사용 근거 제공하지만 대규모 RCT 필요"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우리나라 모야모야병 환자에 항혈소판제 사용이 유의미한 사망 위험 감소와 연관됐다는 관찰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삼성서울병원 서우근 교수
삼성서울병원 서우근 교수

삼성서울병원 서우근·김재영 교수팀(신경과)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 결과를 지난달 22일 국제학술지 '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JAHA)'에 게재했다. 

전 국민 대상인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 결과, 모야모야병 환자에 항혈소판제를 투약할 경우 과거 뇌졸중 병력 또는 나이와 관계없이 사망률이 23% 감소했다.

사망률 감소 효과는 특히 항혈소판제 중 실로스타졸을 사용할 때 컸다. 

연구 주 저자인 서우근 교수는 본지에 "국내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를 통해 항혈소판제가 생존율을 개선하는 효과를 증명했고, 이를 통해 모야모야병에서 항혈소판제 사용 근거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다만, 서 교수는 지금까지 모야모야병 치료에 항혈소판제 사용을 검토한 대규모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RCT)이 없다는 점을 언급하며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연구는 후향적 연구로 비교적 임상근거 강도가 높지 않아 전향적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하지만 지금까지 RCT가 없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연구는 모야모야병 치료에 항혈소판제 사용을 권하는 가이드라인에 대한 잠정적 근거를 제공한다"고 했다. 

모야모야병에 항혈소판제 사용하지만 대규모 RCT 근거 부족 

모야모야병은 내경동맥 협착·폐쇄와 동반해 비정상적인 혈관이 발생하는 병이다. 이는 뇌경색·뇌출혈을 포함한 뇌졸중 발생 위험이 높은 질환으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에서 호발하는 질환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분류됐지만, 유병률과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질병의 완치를 위한 치료법은 없지만, 사용 가능한 치료법으로는 아스피린 등 항혈소판제 또는 뇌혈류를 증가시키기는 혈관재건 수술이다.

항혈소판제는 모야모야병 환자에 흔히 사용되지만 약물이 환자에 미치는 효용성·안정성에 대한 대규모 RCT 근거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모야모야병은 뇌경색과 뇌출혈이 모두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기 떄문에 항혈소판제 사용과 연관된 뇌출혈 우려가 있다. 

사진 출처: 포토파크닷컴.
사진 출처: 포토파크닷컴.

이에 삼성서울병원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에서 2002~2016년 모야모야병으로 진단된 환자 2만 5978명을 확인한 후 14년 추적관찰했다.

연구팀은 항혈소판제가 모야모야병 환자 생존율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연구에 참여한 환자 평균 나이는 37세, 61%는 여성이었다. 

환자 특징을 검토한 결과, 모야모야병 발생률은 지속해서 증가했고, 더불어 항혈소판제 사용이 많아졌다. 

연구팀은 항혈소판제 중 실로스타졸 처방률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연구 기간 항혈소판제 처방을 받은 환자는 9154명이었는데, 이 중 실로스타졸 처방을 받은 환자는 2002년 5.5%에서 2016년 56%로 점차 증가했다. 

환자 치료를 검토한 결과, 연구 기간 환자 2711명이 사망했는데, 가장 큰 원인은 뇌졸중(33.2%)이었고, 사망 위험은 항혈소판제를 복용하지 않은 환자에서 유의미하게 더 높았다. 

특히 항혈소판제 사용은 다른 약물 복용력과 관계없이 23%의 사망 위험 감소와 연관됐다(HR 0.77, 95% CI 0.70~0.84). 

항혈소판제를 개별적으로 검토한 결과, 실로스타졸은 클로피도그렐, 아스피린 등 다른 5가지 항혈소판제보다 사망 위험 감소폭이 컸다.  

연구팀은 "이런 사망 감소 효과는 실로스타졸군에서 특히 저명했다"면서 "다양한 항혈소판제 중 실로스타졸은 여러 임상시험을 통해 뇌출혈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평가돼 모야모야병 환자에서 선호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연구 결과는 모야모야병에 항혈소판제를 선택하는 데 있어 실로스타졸이 환자의 과거 뇌졸중 병력이나 나이와 상관없이 주요 항혈소판제로 주목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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