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세 "골드미스"인 A씨는 동연령의 미혼여성 3만6391명중 하나로 기대여명은 47.3년이며, 동연령의 남성보다 6.34년 오래 살 것으로 예상된다(통계청:통계로 보는 자화상). 그러나 이대로 살다 보면 29년 후 A씨의 인지기능 및 알츠하이머 발생 위험은 결혼한 동연령 인구에 비해 3배로 증가하게 된다.


최근 발표된 중년기의 결혼상태가 노년기 인지장애를 예방한다는 연구에 따르면 파트너와 함께 중년기를 보낸 사람들은 노년기 결혼상태와 독립적으로 인지기능 감소가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BMJ 2009;339:b242). 중년기 이후 15년 이상을 혼자 보낸 사람들은 중년기 이후 결혼상태에 있는 사람에 비해 인지장애와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3배 가량 높게 관찰됐다<표>. 홀로 지낸 원인으로 싱글족 또는 이혼, 사별중 사별이 가장 큰 위험인자로 알츠하이머병의 경우 발생위험이 7.67배 높았다. 반면 노년기에 이혼 또는 사별한 군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연구는 핀란드 일부 지역 거주자 1449명(평균연령 50세)을 65~79세까지 평균 21년간 전향적으로 추적했고, 주요종료점은 알츠하이머병과 경미한 인지장애 발생이었다. 파트너와 더불어 생활해 온 사람이 인지기능장애 및 알츠하이머병 발생률이 적은 것은 정신적 활동과 대화가 뇌세포를 자극하고 치매를 예방하기 때문이라는 근거들이 제시되어 왔다.
연구를 진행한 스웨덴 캐롤린스카연구소 M 키비펠토 팀은 "깊은 슬픔의 정신사회적 상처와 장기적인 우울감으로 인한 면역력 감소는 잠재하고 있는 유전적 취약성을 자극해 질환발생으로 이끌 수 있다"고 언급했다. 스트레스 경험과 부정적 감정이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침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연구는 치매 조기진단을 위한 유전자검사를 지지하고 있다. 각 그룹에 알츠하이머병 관여 유전자인 아포지단백 E e4를 추가해 분석한 결과 이별 후 홀로군과 지속적 결혼군의 알츠하이머병 발생률은 25.55배 차이를 보였다<그림>. 아포지단백 E e4 유전자형은 ApoE 유전자중 고위험형으로 보유자는 관상동맥질환, 알츠하이머병, 당뇨병성 혈관 합병증 등의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적으로 수명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20년마다 치매 노인 수가 2배 이상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을 정도로 치매 및 알츠하이머병 역시 증가 추세에 있다. 이들 질환에 대한 생물학적 기전과 위험인자에 대한 정보는 축적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치료로의 접근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렇기에 예방과 조기진단을 통한 진행속도 억제가 중요하다. 지금까지 교육, 운동, 정신 소모적 작업, 높은 직위, 다양한 레져 등이 발생을 지연시키는 인자로 보고되어 있다.

풍부한 사회적 네트워크 역시 인지능력 손상과 치매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Am J Epidemiol 2006;163:433). 결혼상태가 인지기능뿐 아니라 우울감 감소에도 관여한다는 연구도 보고된 바 있다(Journal of Aging and Health 2009;21:803). 이처럼 여러 연구들이 건강과 수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주요 인자로 "관계"의 양과 질을 언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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