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선천성심장병의 증례를 갖고 토론하고자 한다. 청색증이 없는 선천성 심장병은 성인이 되어서 발견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수술의 적기를 놓치는 문제, 임신이나 출산에 따른 증상 악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이 같은 환자의 관리에서는 환자의 상태, 혈역학적 검사를 포함한 여러 정확한 검사와 그 결과의 이해, 그리고 환자의 이익에 부합하는 인본적인 판단도 포함하여 수행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쉽지 않다. 오늘 토론하는 증례는 성인 선천성 심장병에서 이의 관리와 치료에서 수술의 시기나 수술방법의 결정, 이런 결정을 위해 어느 정도의 검사가 필요한지 등의 의사의 역할, 그리고 수술과 관련된 문제점들을 같이 토론하려 한다. 증례발표와 토론은 주치의인 심우섭 부장(소아청소년과)과 세종병원에서 성인선천성심장병(GUCH) 클리닉을 맡고 있는 김수진 과장(소아청소년과)이 함께 진행한다.

증 례

 33세 여자 환자로 6~7개월 전 둘째 아기 출산 후부터 심해진 기침과 운동성 호흡곤란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평지에서도 2~3분 이상 걸으면 숨이 차고 힘들었다.

 이 환자는 13년 전인 20세에 심방중격결손(ASD)을 진단 받았으며 당시 뚜렷한 자각 증상은 없었다고 한다. 3년 후인 23세에 약간의 호흡곤란 증상이 있었으며 지역병원에서 심장 검사 후 ASD를 봉합하는 심장 수술을 받았다.
 수술 전 심초음파검사에서 큰 ASD와 중등도의 삼첨판 역류, 삼첨판 역류 도플러 압력차 80mmHg로 상당한 폐동맥고혈압이 있었다.

 심도자검사를 통한 혈역학적 평가에서 대동맥혈압이 114mmHg일때 우심실 및 폐동맥 혈압이 88mmHg로 상당한 폐동맥고혈압을 보이고 있었다. 폐혈관저항지수(Rp)는 7.3 Wood unit이었고 폐혈관저항(Rp)/체혈관저항(Rs) 비는 0.46이었다. 폐혈류량(Qp)/체혈류량(Qs) 비는 1.4였다<표>.

 그 후 큰 문제없이 지냈으며 32세(2005년 3월)와 33세(2006년 12월)에 두 차례의 임신과 출산이 있었다. 첫째 아기와 둘째 아기는 각각 3.2kg, 3.3kg로 정상 분만 하였다. 본원에 내원 7개월 전 두 번째 출산 후부터 기침과 호흡곤란이 심해졌다.

 내원 당시 뉴욕 심장협회 운동능력 등급(NYHA functional classification) 3등급 정도로 운동능력의 심한 감소를 보였다. 흉부방사선에서 뚜렷한 심비대와 중심부의 폐혈관 음영 증강 소견이 보였다<그림 1>.

 심초음파검사에서 우심방과 우심실 확장, 중등도 이상의 삼첨판역류를 보였고 삼첨판역류 도플러 압력차는 108mmHg로 심한 폐동맥고혈압이 있었다. 폐관류 스캔검사 상 양측 폐 전반에 걸쳐 다수의 작은 국소 관류 결손이 보였다<그림 2>.

 말초혈액의 혈색소치는 16.1gm/100ml, 적혈구용적(hematocrit)은 46%였다. 혈액의 산소포화도는 95%였다. 폐
동맥고혈압 평가를 위해 시행한 심도자 검사에서 수축기 대동맥 혈압이 120mmHg일때 수축기 폐동맥 혈압과 우심실 혈압이 130mmHg로 체순환 혈압보다 높았다.

 실내 공기 호흡 상태에서 폐혈관저항지수(Rp: pulmonary vascular resistance)는 26.5 Wood unit ㎡였고 체혈관저항지수(Rs: systemic vascular resistance)와의 비 Rp/Rs 값은 1.26로 심하게 높은 상태였다.

 15분간 90% 이상의 산소 공급 후에는 폐동맥 혈압과 우심실 혈압이 116mmHg로 약간 낮아져 체순환 혈압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였으며 폐혈관저항지수(Rp)가 19.3 Wood unit.㎡로 약간 낮아지는 반응을 보였다<그림 3>.

 이상의 소견을 종합하여 아이젠멩거증후군에서 발전된 심한 폐동맥고혈압으로 진단하고 bosentan, beraprost, warfarin으로 치료를 시작하였다. 치료 후 수개월에 걸쳐 서서히 기침이 감소되고 운동 능력이 향상되었다.

 14개월의 치료 후 폐동맥고혈압을 다시 평가하였다. 환자의 운동능력은 NYHA functional class 1~2등급 정도로 호전되었다.

흉부방사선 소견과 폐관류 스캔검사 소견은 큰 변화 없었으나 심초음파검사에서 삼첨판 역류 정도가 경미하게(경등도로) 감소하였으며 삼첨판 역류 도플러 압력차는 76mmHg로 1년 전에 비해 의미 있는 감소를 보였다. 혈역학적 재평가를 위한 심도자 검사에서 수축기 대동맥 혈압이 119mmHg일 때 수축기 폐동맥 혈압과 우심실의 혈압이 100mmHg 정도로 폐혈관 혈압이 체순환 혈압보다는 낮은 수준으로 감소되었다.

실내 공기 호흡 상태에서 폐혈관저항지수는(Rp) 15.6 Wood unit.㎡였고 Rp/Rs 값은 1.08이었다. 15분간 90% 이상의 산소 공급 후에는 폐혈관 혈압이 88mmHg로 낮아졌으며 폐혈관저항지수는(Rp) 13.6 Wood unit.㎡였고 Rp/Rs는 0.72였다<그림 4>.

 이러한 검사 소견들을 통해 우심실 및 폐동맥 압력, 삼첨판 역류, 폐혈관저항지수 등 여러 지표들이 1년 전 결과보다 호전된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환자는 아직 폐동맥고혈압이 높은 상태지만 약물 치료에 의해 폐동맥고혈압이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 하였으며 2009년 1월 현재 계속 폐동맥고혈압에 대한 약물치료 중이다.


선천성심장병 환자 여러과 함께 관리해야
















토 의

GUCH 환자 정기적 검진 필수
수술 후 추적·관찰 지속적으로


▶심우섭 이번 증례는 10년 전에 다른 병원에서 폐동맥고혈압이 있는 ASD로 진단을 받고 수술할 만 하다고 판단되어 심장수술을 받았다. 큰 문제없이 지내면서 10년 사이에 차례의 출산을 하였다. 두 번째 출산 후 기침과 함께 활동할 때 심한 호흡곤란과 운동능력 장애가 초래되었고 심한 폐동맥고혈압이 있어서 치료 중인 증례이다.

 이 환자는 선천성심장병에 의해 폐동맥고혈압이 비가역적으로 진행된 아이젠멩거증후군으로 판단된다. 다행이 이 환자는 심도자검사를 포함한 폐동맥고혈압 평가에서 폐동맥 혈관확장제로 작용하는 산소 자극에 폐혈관저항의 감소하는 반응을 보였고 그 후 약물 치료에 비교적 잘 반응하고 있다.

 지금 돌이켜 보면 ASD의 진단과 수술의 결정, 그리고 그 후 두 차례의 출산과 관련하여 생각해 보아야 할 일이 몇 가지 있을 것 같다. 첫째 심장수술의 위험이 높은 아이젠멩거증후군 환자에서 심장수술을 결정하는 문제, 둘째로 아이젠멩거 증후군 환자에서 임신과 분만 관련된 위험에 관한 것, 그리고 셋째로 이 환자와 같은 성인이 된 선천성심장병 환자(GUCH: grown-up congenital heart disease patients)의 관리에 관한 것 등이 오늘 논의할 주요 쟁점이라고 생각된다.

 먼저 아이젠멩거증후군이 있는 선천성심장병의 수술 문제부터 논의해 보자. 처음 진단 당시에도 ASD와 폐동맥고혈압을 파악하고 있었다. 폐동맥고혈압을 평가하기 위해 심도자 검사까지 하였고 폐동맥고혈압 평가에 가장 중요한 폐혈관저항지수(Rp)를 7.4 Wood unit.㎡로 구하였다. 이런 혈역학적인 소견들을 바탕으로 폐동맥고혈압이 다소 높았지만 수술이 가능 하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러한 판단이 사실 쉽지 않다.

 당시의 심도자 검사의 혈역학적인 자료들을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계산 테이블에 넣어 다시 구해 보면 Rp가 11.4 Wood unit.㎡가 나온다. 이 수치도 보는 관점에 따라 판단이 다를 수 있겠지만 좀 더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이러한 혈역학적 수치의 산출이나 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몇 가지 점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폐혈관저항지수 등 혈역학적 수치들을 산출할 때는 기본 자료로 분당 산소소비량(VO2)이 필요한데 이 자료는 표에서 구하기도 하고 직접 환자에서 측정하기도 한다.

 우리 병원에서는 이 환자의 분당 산소소비량(VO2)을 연령과 심박수에 기초한 표에서 120L/min/㎡로 구하였다. 여기에서 검사자 간에 어떤 값을 취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고 오차나 오류가 있을 수 있다. 이 환자에서 다른 조건들을 그대로 두고 폐혈관저항지수가 7.4 Wood unit.㎡ 정도가 나오려면 분당 산소소비량이 200L/min/㎡ 정도 되어야 한다.

 이 수치 역시 성인의 분당 산소소비량으로는 너무 높은 편으로 생각된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산출된 폐혈관저항지수 값이 서로 차이가 날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가정이고 추측이다. 요점은 우리가 임상 판단에 중요하게 사용하는 혈역학적 수치도 검사 방법이나 산출하는 사람에 따라, 어떤 가정과 어떤 수치를 대입하여 구하느냐에 따라 약간씩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수술 가능성 여부를 결정할 때 이와 같이 몇 가지 요인에 의해 영향 받을 수 있는 혈역학적 지수 하나에 절대적으로 의존해서 판단할 수 없다고 본다.

그리고 기록에 의하면 ASD가 3×4cm의 큰 결손이었는데 이러한 큰 결손에도 불구하고 Qp/Qs가 1.4 밖에 안되었다. 이러한 점들은 이 환자의 폐동맥고혈압이 당시 평가보다 훨씬 심하고 위험할 수 있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노영무 이 처럼 폐동맥고혈압을 가진 선천성심장병 환자에서 심장수술을 할 것인가의 판단 문제와 관련하여 지금 다시 계산된 데이터가 10년 전 처음 진단하고 수술을 결정할 당시에 나왔었다면, 다른 말로 하면 폐동맥고혈압의 위험성에 대해 크게 우려했었다면 다른 어떤 치료를 선택할 수 있었을까?

▶심우섭 ASD를 수술할 때 완전히 막지 않고 안전장치로 작은 구멍을 남겨 놓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단락을 완전히 막지 않고 줄여줌으로 우심실 부담을 줄여 주면서 폐동맥고혈압이 심하게 높아질 때는 남아있는 단락을 통해 폐동맥고혈압을 완화시키고 체순환을 유지시키는 안전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

▶김수진 이 증례에서 수술 전 심도자검사의 내용은 심장수술 적합성(operability)을 결정하기에 불충해 보인다.
 원래 심도자 검사는 추정 수치가 적지 않고, 환자의 호흡상태 혹은 긴장상태에 따라 오차나 오류가 있을 수 있으며 또한 검사자의 기술적인 문제도 있을 수 있어서 단 한 번의 검사로 환자의 수술을 결정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그래서 수술을 결정하기에 앞서 항상 평소 임상 증세에 대한 주치의의 판단, 폐동맥 쐐기 혈관 조영술, 필요하면 폐 조직검사 등을 시행하여 보완하고, 간혹 여러 차례의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최근 더 유용하게 쓰이는 검사로 폐동맥 혈관 확장제에 의한 가역성을 평가하게 되는데, 특히 폐혈관저항이 6~12WU, 폐혈관저항/체혈관저항의 비가 0.3~0.5 사이의 중간 그룹에 대해 산소, Nitric Oxide, Illoprost 등의 폐동맥 혈관 확장제 투여 후 폐혈관저항과 폐혈관저항/체혈관저항의 비가 감소하는지 반드시 보게 된다. 그러나 이 환자의 경우는 시행되지 않은 것으로 보여 진다. 특히 폐동맥고혈압이 가역적으로 회복되지 않는다면 Qp/Qs 1.4는 수술해서 얻을 이점이 없다고도 볼 수 있다.

▶송진영 ASD shunt 폐쇄 10년 후에 발견된 폐동맥고혈압을 반드시 심방중격결손과 관련된 아이센멩거증후군이라고 쉽게 단정할 수 있나? 특발성 폐동맥고혈압이나 기타 교원성질환과 관련된 폐동맥고혈압의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심우섭 이 환자에서 교원성 질환을 의심할 만한 소견은 보이지 않았다. 당시 교원성 질환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형광항핵항체검사(FANA)를 포함한 몇 가지 검사를 하였으며 음성 결과를 보였었다. 교원성질환 등에 의한 폐동맥고혈압으로 보이지 않는다.

▶노영무 아이젠멩거증후군이 있는 선천성심장병 환자에서 동위원소 폐관류 스캔(LPS) 검사를 하였는데 어떤 의미가 있나? 폐동맥고혈압의 다른 원인을 평가하기 위한 것인가?

▶심우섭 폐관류스캔 검사로(LPS) 폐혈관 조직의 변화를 살펴 볼 수 있다. 폐동맥고혈압이 진행되면 폐동맥 근위부의 확장과 말단부의 수축 등 동반되는 폐혈관조직의 변화와 혈전전색(thromboembolism)에 의한 혈류 양상에 변화가 오고 LPS상 불균질한 소견이나 결손 등의 소견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소견들이 환자의 평가에 중요한 사항이 되지만 정량적으로 큰 의미는 없다고 본다. 이 환자에서도 14개월 사이에 큰 변화가 있는 것 같지 않다.

▶임달수 폐동맥고혈압이 있었지만 일단은 심장 수술 후 별 문제없이 생존했다. 아이젠멩거증후군이었다면 심장 수술 후에도 상당히 순탄치 못하지 않았을까? 심장 수술 후 두 번의 임신과 출산에도 큰 문제가 없었다는 점은 폐동맥고혈압이 심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는데 이를 아이젠멩거증후군이라고 단정할 수 있나? 특발성폐고혈압이 진행되었을 가능성은 없는가?


심장수술 후 임신 원할땐 의학적 상담 필요

아이젠멩거증후군 산모 사망률 30~50%
출산 전·후 1주일 사이 가장 많아

▶김수진 아이젠멩거증후군에서 수술 후 못 견디고 사망하기도 하지만 수술 후 살아남은 환자라도 폐동맥고혈압이 가역적인 상태를 넘어서 진행된 경우는 폐혈관의 조직 변화가 계속되면서 폐동맥고혈압이 계속 진행될 수 있다.

 그런 경우는 마치 특발성 폐동맥 고혈압의 경우와 유사하게 폐동맥 압력과 우심실 압력에 대하여 견디지 못하고 우심실 기능이 악화되어 저심박출 증후군으로 이어지며 조기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사실 아이젠멩거증후군의 경우는 관리만 잘 하면 40~50대까지도 생존하며 특발성 폐동맥 고혈압 환자보다 예후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행스러운 일은 요즈음에 폐동맥혈압을 완화시키는 약제들도 많이 나와 수술 직후 위험 기간을 잘 넘기고 수술 후 폐동맥 고혈압이 지속되더라도 약물 치료를 함으로써 장기 생존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한광수 ASD에 의한 아이젠멩거 폐동맥고혈압이 두 차례의 임신과 출산을 거치면서 상태가 악화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환자들의 경우 수술 후에라도 폐동맥고혈압의 적절한 관리를 위해 임신이나 출산과 관련된 상담과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심우섭 전적으로 동감이다. 이 증례의 환자는 10년 전 심장 수술 후 특별한 증상이 없는 상태여서 수년 후에 발생한 임신과 출산에 대하여 폐동맥고혈압과 관련하여 책임 있는 의학적 조언과 관리를 받지 못하였던 것 같다.

 환자 자신으로서는 심장수술 후 별 자각증상이 없으니 병원을 찾지 않았고, 임신 출산 때도 심장병을 크게 의식하지 않았던 것 같고 별 걱정 없이 출산까지 하였다. 이 환자가 결과적으로는 2차례의 임신 출산을 무사히 마쳤지만 사실은 위험한 일이었다. 이 환자에서처럼 심장 수술 후 임신과 관련하여 책임 있는 의학적 상담과 조언은 심장 전문의뿐만 아니라 산부인과의사 등의 조언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우리 병원을 포함한 심장병을 많이 다루는 병원에서는 소위 GUCH 클리닉을 운영하면서 교육과 관리를 하고 있다.

▶임달수·송진영 이번 증례는 지금까지의 결과만 보면 다행스럽다고도 볼 수 있다. 출산을 2차례나 마치고 건강한 아기도 갖고 산모도 생존해 있다. 오히려 폐동맥고혈압에 관해 의학적 조언을 받았다면 아기를 갖지 못하도록 권유 받았을 것 아닌가? 아기도 못 갖고 폐동맥고혈압은 그대로 가지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심우섭 결과적으로는 다행이다. 하지만 아이젠멩거증후군 산모의 사망률이 30~50%나 된다. 안이하게 볼 일은 아니다. 임신, 출산과 관련하여 사망할 수도 있었다. 산부인과 한 선생님이 아이센멩거증후군 산모에 관한 경험이 있었다. 듣기로는 출산 후 사망한 례도 있다.

▶한광수 일단 폐동맥고혈압 환자에게는 임신을 권유하지 않고 있다. 관리되지 않은 폐동맥고혈압이 있는 산모가 우리 병원에서 출산한 몇 례가 있었는데 한 번은 별 문제 없다고 보아 퇴원했는데 1개월 후에 집에서 사망한 예도 있다.

▶심우섭 아이젠멩거증후군 산모의 출산과 관련된 사망은 출산 전후 1주에 많고 출산 1개월까지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혈전색전증(thromboembolism)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젠멩거증후군 산모에서는 임신 전과 임신 중, 그리고 출산 후에도 산과 전문의, 소아심장 전문의, 성인심장 전문의 등의 각 분야 전문가들이 긴밀하게 협조하여 적절하게 상담, 치료하는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이 환자를 포함하여 성인선천성심장병 문제를 체계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노영무 이 환자에서 심장수술의 결정, 임신과 출산과 관련하여 지금이라면 어떤 결정, 어떤 조언이 도움이 될까? 결혼, 임신, 출산은 매우 개인적인 사안인데 무조건 아무것도 안 된다고만 할 것인가?

▶심우섭 폐동맥고혈압이 심한 상태에서는 심방중격결손을 완전히 막지 않고 작은 구멍을 남겨 두는 수술을 하고 그 후 폐동맥고혈압이 완화되는 것을 살펴보면서 좀 더 안전하게 임신과 출산을 하도록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송진영 ASD에 의한 폐동맥고혈압은 용적부하(volume loading)에 의해 생기는 것으로 느리게 진행하지만 수술로 단락혈류량(shunt)을 줄이더라도 폐동맥고혈압이 쉽게 완화되지 않을 수 있다. 이 경우 수술의 유용성은 단락혈류량(shunt)을 줄여 증상을 완화시키는 정도이지 과연 폐동맥고혈압이 호전될 지는 의문이다.
 압력부하(pressure loading)에 의하여 폐동맥고혈압이 유발되는 VSD의 경우와는 다른 면이 있다.

▶심우섭 이번 증례야 말로 심장내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신생아과, 마취과, 흉부외과가 모두 관여되어 있는 경우이다. 이런 성인 선천성심장병 환자를 위해서는 여러 과 간에 긴밀한 논의와 협조가 필요하고 또 이러한 환자를 제대로 관리하기 위한 성인 선천성심장병 환자 (GUCH)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
우리 병원에서 GUCH 클리닉을 맡고 있는 김수진 선생이 그 동안 우리 병원에서 축적된 수년간 GUCH 클리닉 자료를 보여주고 성인선천성심장병 환자(GUCH) 관리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의미 있을 것이다.

▶김수진 우리 소아청소년과에서 성인선천성심장병(GUCH) 클리닉을 개설해 놓고 있고 우리 병원에서 치료받은 1370례의 성인선천성환자의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하고 있다. 그 중 887명은 심장 수술을 시행하였는데, 완전 교정술은 88.6%이고 재수술이 10% 정도였다. 성인 선천성 심장병의 수술 성적은 사망률 1%로, 그 결과는 전통적으로 알려진 바와 비교하여 매우 좋은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합병증은 10% 정도이나 대부분 경미하여 회복되었으며, 이후 추적 관찰하면서 NYHA functional class I인 경우가 91.5%로 수술 이후 경과도 매우 좋다. 세종병원의 GUCH 클리닉이 아직은 인적 구성이나 부서간의 협조가 미흡함에도 불구하고 성인 연령에서 새로 발견되는 선천성심장병의 수술과 소아 연령에서 성인 연령으로 이어져 시행되는 수술적 치료와 이후 관리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어 다행이라고 생각된다.

 GUCH 클리닉의 인적 구성은 기본적으로 소아 심장 전문의, 성인 심장 전문의, 선천성심장 전문 흉부외과 의사 그리고 성인 선천성 심장병 전문 간호사로 구성되어 있다. 그 외에도 부정맥 전문의, 중재시술 전문 심장내과의사, 산부인과의사, 혈액 종양 전문의 등이 포함되어 유기적인 협조가 필요한 상태이다.

 GUCH 클리닉은 어느 과 단독으로 꾸려나갈 수 없으며 성인 선천성심장병 환자를 효과적으로 진료하고 그들이 당면하는 문제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여러과 전문의들이 선천성심장병에 대한 이해를 함께하고 협력하는 체제가 되어야 한다.

 성인 선천성 심장 환자의 진료 원칙은, 복잡한 심장질환들의 경우(활로 네징후, 폐동맥 판막 폐쇄증, 엡슈타인 기형, 대혈관 전위증, 기능적 단심실, 복잡한 상황의 단락 질환, 폐동맥고혈압 환자 등)는 성인 선천성 심장 클리닉의 정기적인 검진이 필수적이다.

 특히 이번 증례의 경우처럼 수술 적합성에 대한 판단과 결정은 경험 있는 의사에 의해 신중하게 결정되어야 하며, 수술 이후에도 추적 관찰이 잘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게 하여 환자에게 직업, 운동, 영양, 결혼, 임신, 출산 등 건강 관련 문제에 대하여 적절한 의학적 조언을 해 주어야 한다. 비교적 단순 질환들(VSD, ASD, PDA, 폐동맥 판막 협착 등)도 반드시 한번 정도는 클리닉을 방문하여 선천성심장질환의 본질, 자연경과, 수술의 필요성 여부, 수술의 적합성 그리고 향후 치료 계획 등 전반에 대하여 의학적 견해를 설명해 주고 환자와 그의 가족들과 협의할 필요가 있다. 그 이후에는 3~5년에 한번 정도 방문하면 충분할 것으로 생각된다.

▶노영무 오늘 증례를 통하여 성인선천성심장병의 치료방침, 특히 수술과 관련된 여러 문제점을 논의한 것이나 GUCH 클리닉의 운영에 대한 귀중한 경험과 아울러 이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었다는 점에서 유익한 토론이었다고 생각된다. 좋은 발표와 열띤 토론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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