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상처 대체치료법 각광
항생제 내성균 걱정 덜어

[BBC인터넷판 2월 20일자]=최근 들어 영국이나 이스라엘 등지에서 21세기 첨단의학의 새
로운 치료법으로 구더기가 사용되고 있다.
 감염상처 치료의 대안으로 등장한 구더기치료법(maggot therapy)이 의사처방이 가능한
대체요법으로 영국에서 공식인정됐다는 소식이다.
 BBC 인터넷판은 최근 영국국립의료원(NHS)이 구더기치료법의 의사처방을 허가, 환자가
가정에서 직접 치료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보도했다.
 구더기치료법은 감염상처 치료에 있어 기존 약물요법보다 빠른 치유효과를 가져 온다는 연
구결과에 근거해 수년 전부터 사용돼 왔다.
 하지만, 지난달 20일 발표된 처방허가로 의사가 실시하는 병원치료 만이 가능했던 기존과
달리 처방전을 받은 환자들이 구더기를 구입해 집에서 직접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환자가 직접 치료하는 것은 아니고, 간호사가 환자의 가정을 방문해 치료해 주는 방식이다.
우선, 여러마리의 구더기를 환부에 위치시키고 드레싱과 함께 병변부위를 봉합한다.
 병변의 괴사조직이 구더기의 영양분이 되는 것이다. 3일후 정상조직을 제외한 사조직을 모
두 먹어 치운 구더기들은 병변에서 제거되고, 필요에 따라 재치료를 실시하게 된다.
 영국에서는 현재까지 1600여개 의료기관에서 2만여명의 환자가 치료를 받을 정도로 구더
기요법이 크게 각광받고 있다. 이번 조치로 인해 의사들의 구더기치료 처방건수가 급격히 증
가, 새로운 대체요법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게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구더기요법은 감염상처로 인한 수술이나 사지절단 등 환자에게 고통을 주는 시술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이점이다. 최근에는 MRSA 등 항생제 내성균 치료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입
증된 바 있다. BBC 보도에 의하면, 사지절단의 위기에 처해 있던 상당수 환자들이 구더기치료
를 통해 치유를 경험하는 성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관련 임상시험을 주도한 영국 프린스오브웨일즈병원 스티브 토마스 생체시술연구소장
은 "기존방법에 비해 치료기간을 단축시키는 구더기요법의 가정치료가 가능해짐에 따라, 입원
의 불편은 물론 원내감염의 위험성을 줄일 수 있게 됐다"며 환영의사를 밝혔다.
 구더기를 통한 괴사조직치료(Maggot Debridement Therapy)는 수세기 동안 감염상처
치료법으로 얄려져 왔다. 전쟁터에서 상처부위가 구더기들에게 노출된 병사들이 그렇지 않은
병사들과 비교해 회복이 빨랐으며, 사망률도 훨씬 낮았다는 문헌보고도 있다.
 구더기치료를 임상에 적용할 수 있도록 발전시킨 사람은 존스홉킨스병원 정형외과 의사인
윌리암 바에르 박사였다. 1932년 그의 연구논문이 학술저널에 발표되면서 학계의 관심을 끌
기 시작했다.
 1940년대 중반까지 활발히 이용돼 오던 구더기치료법은 항생제에게 자리를 넘겨 주며 주
춤하다가, 항생제 내성균의 출현으로 다시금 의사들의 눈길을 받게 된다.
 이어 1989년 미국 향군의료원과 캘리포니아대학 공동연구팀이 구더기치료가 감염상처 치
료에 효과적이라는 임상시험결과를 발표, 사지절단 위험환자나 항생제내성균 치료의 대체요
법으로 권고하면서 사용이 급격히 증가했다.
 1995년 이후로는 미국·캐나다·영국·이스라엘·호주·이집트 등을 비롯해 전세계 1000여 곳
의 의료기관에서 이 치료법을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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