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간염 약제별 차이 없이 혜택

B형간염이 국내에서 주요 감염성질환으로 꼽히는 가운데 2020년 11월에 진행된 미국간학회 연례학술대회(AASLD 2020)에서는 국내 B형간염 관리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연구들이 발표됐다. 연구들에서는 B형간염의 궁극적인 목표 중 하나인 간암예방 효과, 항바이러스제의 효과 비교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해주는 연구 등이 발표됐다.

B형간염 치료 통한 간암 위험 감소 확인
- 고려의대 김태형 교수팀

고려의대 김태형 교수팀은 B형간염 치료를 통한 간암 위험 감소효과를 평가한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에서는 “만성 B형간염에서 뉴클레오사이드·타이드(NA)는 바이러스를 제거하지는 못하고 확산을 성공적으로 억제할 뿐”이라며 B형간염 치료전략의 한계를 전제했고, “NA가 간 기능을 개선시켜준다고해도 간암 위험은 지속적으로 남아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전 단일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서 테노포비르가 엔타카비르보다 간암 위험 감소에 더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는 결과로 인해 NA 약물 선택에 논란이 있어 한국에서 발표된 자료들에 대한 메타분석을 통해 명확한 결론을 도출하고자 했다”며 연구 배경을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는 한국의 온라인 데이터베이스와 6개 연구에서 자료를 수집했고, 추가적으로 고대안산병원 및 고대구로병원에서 20018~2016년 치료를 받지 않은 만성 B형간염 환자 535명(엔테카비르군 298명, 테노포비르군 237명)도 분석했다.

우선 6개 연구에는 9844명의 환자가 포함돼 있고 이 중 간암 환자는 556명이었다. 추가로 진행한 연구는 평균 21.6개월 추적관찰이 진행됐고 간암 환자는 59명이었다. 1:1 보상점수(propensity score)로 맞춰 분석한 결과 항바이러스제 치료는 간암 발생 위험을 28% 감소시킨 경향을 보였다(HR 0.72, 95% CI 0.31-1.71, p=0.46). 6개 지역연구 결과와 함께 분석한 결과 테노포비르는 엔테카비르 대비 간암 발생 위험 차이를 보여주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HR 0.96, 95% CI 0.74-1.25).

항바이러스제 별 치료효과 차이 없어
- 연세의대 연구팀

치료전략별로 국내 만성 B형간염 환자를 분석한 또다른 연구에서는 치료전략별 차이는 보였지만 간암 위험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서는 “이전 연구에서 만성 B형간염에 대한 항바이러스제의 장기간 아웃컴이 차이를 보인 것으로 보고된 가운데 엔테카비르(ETV), 테노포비르 디소프록실 푸마레이트(TDF),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마이드(TAF)의 간암 발생 위험, 동소성 간 이식, 간 관련 사망 위험을 비교했다”며 연구 디자인을 설명했다. 이에 2017~2019년 ETV, TDF, TAF로 치료받은 만성 B형간염 환자를 국내 3개 병원에서 모집했고, 간암 발생률, 동소성 간이식, 간 관련 사망 발생률을 캐플란 메이어 방식으로 분석했다.

총 2519명이 분석에 포함됐고 ETV군은 1348명, TDF군은 782명, TAF군은 389명이었다.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51.41세였고, 55%가 남성이었다. 간암 발생 환자들을 분석한 결과 간암 발생 환자들은 더 고령이었고(간암 발생 환자 57.5세 vs 간암 비발생 환자 51.2세), 총 빌리루빈 수치도 높았으며(1.1mg/dL vs 0.7mg/dL) 프로트롬빈 시간도 긴 것으로 나타났다(1.06INR vs 1.03INR). 이와 함께 남성에서 더 높은 발생률을 보였고(남성 79.5% vs 여성 54.6%), 간경변증 동반율도 높았다(36.4% vs 19.6%)(P<0.05).

이와 함께 혈소판 수는 더 낮았고(145.4×10³/㎣ vs 191.1×10³/㎣), 알부민 수치도 낮았다(4.0d/dL vs 4.2g/dL)(P<0.05).

평균 18.4개월의 추적관찰 기간동안 간암 발생 환자는 44명, 동소성 간이식 환자 또는 간 관련 사망 발생은 21명이었다. 간암 발생 위험을 분석한 결과 항바이러스제 간 차이가 없었고, 동소성 간 이식, 간 관련 사망에서도 동일했다.

다변량 콕스 분석에서는 남성(HR 3.127, P=0.002)과 고령(HR 1.041, P=0.006)이 간암 발생 위험에 대한 독립적인 위험인자로 나타났고, 반대로 높은 알부민뇨(HR 0.573, P=0.006), 혈소판수치(HR 0.995, P=0.036)는 간암 발생 위험 감소와 연관성을 보였다. 추가적으로 연장된 프로트롬빈 시간(HR 8.334, P=0.046)은 동소성 간 이식, 간 관련 사망 증가와 독립적인 연관성을 보였고, 높은 알부민 수치(HR 0.452, P=0.049)는 위험도 감소와 독립적 연관성을 보였다. 하지만 여기서도 항바이러스제 종류는 간암발생, 동소성 간 이식, 간 관련 사망 변화에 유의한 영향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연구에서는 “ETV, TDF, TAF는 높은 수준의 유전자 장벽을 가지고 있고, 치료를 받은 적 없는 만성 B형간염 환자의 간암 발생, 동소성 간 이식, 간 관련 사망 위험에 유사한 영향을 보였다”며 항바이러스제 간 차이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B형간염, 빠를 수록 간암 위험 감소 크다
- 서울의대 장희준 교수팀

B형간염 치료 시점에 따른 간암 위험을 평가한 연구도 발표됐다. 만성 B형간염 바이러스의 면역활동기(HBeAg-positive phase)부터 초기에 항바이러스치료가 간암 위험 감소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것. 이에 연구에서는 엔테카비르나 테노포비르로 6개월이 넘은 기간 동안 치료받은 국내 만성 B형간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했다. 1차 종료점은 간암 발생이었다. 베이스라인의 환자들의 특징은 다변량 콕스 분석, 성향점수 매칭(PMS), 역확률 치료가중치(IPTW)로 보정했다.

연구에는 총 9143명이 모집됐다. 평균 연령은 49.2세, 남성 비율은 60.3세였다. 베이스라인에서 HBeAg 양성인 환자는 4492명, 간경변증 동반율은 49.2%였다. 평균 5.1년 추적관찰을 진행한 결과 간암 발생률은 10.0%(916명)였다. 전체 코호트에서 베이스라인의 HBeAg 양성 여부(aHR 1.00, 95% CI 0.87-1.15, P=0.97), 간경변증 여부(aHR 1.10, 95% CI 0.95-1.26, P=0.21)는 간암 위험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하지만 비간경변증 환자만 대상으로 한 하위 코호트(4644명)에서는 베이스라인의 HBeAg 양성은 간암 발생에 대한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인자로 나타났다(aHR 0.46, 95% CI 0.29-0.72, P<0.001). 연구팀은 성별, 연령, 섬유화단계(FIB-4 점수) 등도 보정한 결과라는 점을 부연했다. 비섬유화증 하위 코호트의 결과는 PSM(aHR 0.52, 95% CI 0.31-0.86, P=0.01), IPTW 분석(aHR 0.48, 95% CI 0.30-0.75, P=0.001)에서도 유지됐다.

연구팀은 “대규모 국가 코호트 연구에서는 비간경변증 동반 만성 B형간염 환자에서 B형간염 e항원의 혈청전환 전 초기 항바이러스제 치료가 연령과 독립적으로 간암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연구결과를 풀이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