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윤지 기자
주윤지 기자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코로나19(COVID-19) 감염증이 2019년 12월 말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확인된 이후 1년이 넘었지만 정확한 발원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팬데믹 초기에 코로나19에 대한 정보는 없었고, 신종 바이러스의 발원지·확산 타임라인, 전파력 및 전파 경로, 진단·치료법 등에 대한 가짜정보(disinformation)와 오류정보(misinformation)가 넘쳐났다. 

전 세계의 연구가 전개됨에 따라 코로나19의 기본 게놈 서열은 알려졌고, 진단·치료법에 대한 프로토콜도 설립됐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어디서, 어떻게 인간에서 발생했는지에 대한 팩트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작년부터 거론된 두 가지의 주요 발원지 이론은 박쥐에서 중간숙주로 전파돼 인간에게 전염된 주장과 연구소의 실험실 바이러스가 외부로 유출된 주장으로 정리된다. 

2020년 초부터 중국 연구자들은 코로나19 발생지를 중국 화난수산시장(Huanan Seafood Wholesale Market)에서 판매되는 야생동물로 추정했다. 

이들은 코로나19 발원지를 찾았다고 주장하면서 국제학술지에 연구논문들을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제안된 코로나19 발원지는 화난수산시장에서 판매되는 뱀, 박쥐 등의 야생동물이었으며, 천산갑도 중간숙주로 지목받았다. 

하지만 팬데믹 초기에 중국 정부는 발병 시기, 바이러스 특징 등에 대한 정보를 신속·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 중국 데이터에 관한 신뢰도를 떨어뜨렸다. 이에 따라 중국 연구팀들이 지목한 발원지에 대한 영향력은 낮은 상태다. 

동시에 일각은 발원지가 야생동물이 아닌 화난수산시장에서 약 30km 떨어진 '우한바이러스연구소(Wuhan Institute of Virology)'에서 유출됐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우한바이러스연구소는 2016년부터 코로나바이러스를 연구했으며 병원체 위험도가 최고 수준으로 지정된 바 있다. 

특히 미국 럿거스대학교(Rutgers University) 리차드 이브라이트(Richard Ebright) 박사는 우한바이러스연구소의 유출 가능성을 거침없이 지지했다. 이브라이트 박사는 2017년부터 바이러스 유출을 우려했다. 

하지만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찰스 칼리셔(Charles Calisher) 연구팀을 포함해 대부분은 실험실 바이러스 유출 이론을 음모설로 일축했다.

결국 다양한 추측과 이론 중 명확한 근거로 확인된 발원지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치료제를 발굴하고 백신을 개발했다. 하지만 이번 팬데믹을 성공적으로 대응해도 전 세계는 '다음의 팬데믹'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와 의학저널 더랜셋(The Lancet)의 특별위원회는 최근 코로나19 발원지를 찾기 위해 각각 독립적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WHO는 중국 연구팀에 조사의 일부 주도권을 넘기는 등 정치적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처럼 미국과 중국 간의 정치적 갈등에서 코로나19 발원지를 정확하게 규명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해도 과소평가가 아니다.

코로나19 발원지의 수수께끼를 푸는 게 어려울 수 있지만, 풀린다면 지금의 팬데믹을 이해하는 데 기여하고, 다음의 팬데믹을 예방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발원지에 따라 특정 규제와 조치를 취할 수 있어 미래의 팬데믹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이제는 코로나19 발원지 실마리를 찾아야 하며, 정치적인 싸움보다 전 세계의 연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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