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치매관리의 현실 - 한국인 특성 맞는 치매 임상지침 마련해야
국내치매관리의 현실 - 한국인 특성 맞는 치매 임상지침 마련해야
  • 임세형 기자
  • 승인 2009.09.2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지기능·신경심리 검사 이용한 포괄적 평가 따른 진단에 초점

치매 임상진료지침(CPG) 권고 사항

 보건복지가족부 지정 노인선치매임상연구센터는 국내에서 시행되고 있는 검사, 치료 지침들이 서양의 기준에 맞춰져 있는 점을 개선코자 한국인의 특성에 맞는 지침을 작성했다. 이번에 발표된 지침은 "진단"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현재 국내외 임상에서 사용되고 있는 자료들을 검토했다.

 근거수준은 Level A(80% 이상의 신뢰도), Level B(70~79%), Level C(60~69%)로 구분해 권장하고 있고 60% 미만의 신뢰도는 Level I로 설정해 추천사항에서 배제했다. 이번 진료지침에서는 다음 사항들을 추천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치매의 원인 및 역학

 - 치매 발병을 5년 늦추면 그 유병률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이에 치매의 조기발견과 예방을 위한 의학적 개입을 해야한다.(A)
 - 경도인지장애가 의심되는 환자는 인지기능과 일상생활능력의 변동에 대한 정기적, 지속적인 의학적 개입이 있어야 한다.(B)
 - 치매의 위험인자를 조기에 발견하여 적절한 의학적 개입을 시도하는 것이 치매예방에 중요하며 특히 혈관성 위험인자들을 철저히 조절하는 것은 뇌혈관, 심혈관질환뿐 아니라 치매의 예방과 관리에 매우 중요하다.(A)

▶치매의 진단 기준 및 평가

 - 치매 진단은 다음 사항을 포함한 포괄적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A) ; 병력청취, 인지기능 및 정신상태 평가, 신체검사, 신경학적 검사, 표준화된 신경심리 검사, 일상생활능력평가, 검사실 검사, 뇌영상검사
 ※ 치매 증후군의 진단 후 치매 아형들의 진단기준을 적용하여 치매원인 질환 감별
 - 치매의 병력청취는 다음에 따라 충분한 정보를 얻어야 한다.(A)
 - 치매의 인지기능평가는 간이 인지기능검사와 포괄적 신경심리검사 총집을 통하여 시행되야 한다.(B)
 - 일상생활능력 평가는 치매진단의 주요 요소이며 간병계획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A)
 - 검사실 검사는 인지기능에 영향을 주거나 치매의 가역적 원인이 될 수 있는 의학적 상태를 배제할 목적으로 시행한다.(A)
 - 구조적 및 기능적 뇌영상 검사를 시행한다.(A)

▶치매의 인지기능검사

 - 인지기능평가는 치매의 진단과 평가의 중심으로, 치매환자나 치매 의심환자에게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A)
 - 포괄적 신경심리검사는 중증 환자를 제외한 치매환자, 치매 전 단계의 환자에게 시행해야 한다.(C)
 - 치매환자의 인지기능 평가는 전반적인 인지기능의 평가뿐 아니라 집중력, 기억력, 언어능력, 시공간능력, 집행능력, 도구사용능력을 포함한 세부 인지기능영역에 대해서도 자세히 검사해야 한다.(C)

▶치매의 행동심리증상과 일상생활능력

 - 행동심리증상의 평가는 치매의 진단 및 치료를 위하여 필수적으로 실시돼야 한다.(A)
 - 행동심리증상은 신체적 손상이나 합병증에 병발하여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행동심리증상뿐만 아니라 원인이 되는 신체적 손상이나 합병증도 치료해야 한다.(A)
 - 치매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일상생활능력의 평가가 필수적이다.(A)
 - 일상생활능력 평가에는 신체적 평가와 도구적 평가를 모두 시행해야 한다.(A)

▶치매의 검사실 검사

 - 구조적 영상은 치매가 의심되는 모든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행되야 한다.(A)
 - CT는 외과적 수술 병소나 혈관성 질환을 확인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A)
 - MRI(T1, T2, Flair를 포함한 프로토콜)는 치매 진단의 특이성을 증가시키기 위해 사용될 수 있다.(A)
 - 기능적 영상 중 SPECT와 PET는 임상적 구조적 영상검사를 통한 평가 후에도 진단이 불확실한 환자들에게 유용할 수 있다. 그러나 단일 영상 검사로 사용해서는 안된다.(B) 


한설희 대한치매학회 이사장

조기진단 통한 진행억제 목적

치료법 아직 없어…예방이 최선

 치매임상진료지침은 2007년부터 대한치매학회와 대한노인정신의학회가 참여한 치매임상연구센터의 결과물이다. 대한치매학회 한설희 이사장은 근거 중심(evidenced based)의 국내에 특화된 진료지침이라고 설명하며, 이번 진료 지침이 진단에 초점을 두고있고 치료에 대한 부분은 아직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진료지침에 대해서 영국, 미국, 일본 등지에서 사용되는 진단 척도 및 도구들을 참조·검토했고, 전반적으로는 의무조항보다는 권고(recommendation)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 이사장은 이번 진료지침을 통해 치매조기검진 사업이 더 원활하게 진행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한 이사장은 치매 예방에 높은 비중을 뒀다. 뇌가 신체 중에서 재생 능력이 없는 유일한 조직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손상 전에 예방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는 것이다.

 특히 치매 증상이 발생했을 경우 유효한 신경세포는 약 30% 밖에 남지 않는 상황이라며 치료법이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은 지금 예방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특히 가족력, 낮은 교육수준, 두부손상이 있는 경우, 위험인자가 있는 고위험군에게는 건강한 생활습관과 지속적인 교육과 운동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다. 최근에는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해마가 재생됐다는 동물연구도 발표되고 있어 예방의 중요성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예방지침 홍보·교육 강화해야

의학적 근거 보완 필요…실천동기 부여 방안도 고민을

 하지만 현재 노인성치매임상연구센터에서 치매예방을 위해 제시하고 있는 노인인지건강수칙은 의학적이라기보다는 일반인들의 생활개선에 대한 내용이다. "2009 치매극복을 위한 치매정책 심포지엄"에서는 이 지침들이 의학적인 특수성이 약하다는 부분이 지적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학계에서 지침들은 자꾸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한설희 이사장은 우선 홍보의 부족을 이유로 든다. 일반인들은 단순히 생활개선방법으로 알고 있지만 이를 치매 예방까지 연결시키지 못한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제약회사들이 치매약물의 개발비 5%만 교육, 홍보에 사용해도 치매예방률을 수 배 높일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일상생활에서 이를 실천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꼽았다. 40~50대의 일상에서 "웰빙"만을 고집하는 것은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인들의 경우는 이야기가 다르다.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한 시기인 만큼 실천의 부족은 증상의 진전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아주대 정신과 홍창형 교수(수원시 노인정신건강센터)는 노인들도 머리로는 알고있지만 이를 시행하기 위한 동기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홍 교수는 수원시 노인정신건강센터에서 이런 점을 보완, 예방수칙 실천율을 높이기 위해 칭찬, 격려 등을 통해 자아실현, 건강, 변화된 자신들을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금메달 사업"을 시행 중이다. 생활습관개선에 성공한 노인들에게 금메달이라는 상징적인 가치를 부여하고 그 밑의 은메달, 동메달 노인들의 의욕을 고취시킨다는 취지다.

  홍 교수는 "예방사항에 대해 알고 있지만 이를 실천하지 않는 동메달 노인분들이 많았다"며 1차 예방을 위한 올바른 지식홍보와 함께 이를 실천, 습관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사업모델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치매를 관리한다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속적으로 커질 사회적인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는 점에서는 칭찬받아야 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검진사업의 결과에 몰두한 나머지 주변 사항에 대한 배려와 보완이 없다면 문제들이 불거질 수 있다는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다.

 아직 초기로 볼 수 있는 국내 치매관리 정책이 탄탄한 기반을 가지고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기초연구와 의견 수렴을 통해 실질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야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