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영입·연구시설 확대 등 선점 노력 가속화

 대학들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바이오를 내세우면서 인재 확충은 물론, 연구시설 확대 등으로 역량강화에 나서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움직임은 인재 영입과 지원. 전남대는 지난 1일 "세계수준의 연구중심대학(WCU) 사업"에 모두 6개 연구과제가 선정되면서 해외석학 10명을 유치했다.

특히 "식물의 세포신호 전달"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 생루엔 미국 버클리대 교수와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의 존 칼슨 교수, 미시간공대의 산드라세카 조시 교수, 미시간 주립대학의 한경환 교수 등 4명은 내년 3월 전국 처음으로 전남대에 신설되는 "바이오에너지공학과"에서 공동 강의와 연구를 담당한다.

 또한 탁월한 연구성과로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2명의 화학자가 포스텍(포항공대) Fellow로 선임된다. 포스텍은 교수들의 교육·연구 활성화와 수준 향상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포스텍 Fellow" 제도의 두 번째 대상자로 이 대학 화학과 김광수 교수와 김기문 교수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최근 새로운 물리현상을 가진 나노급 렌즈를 개발해 화학계 뿐 아니라 물리·광학계까지 놀라게 한 김광수 교수는 양자·나노화학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으로 분자스핀공학이라는 화학분야의 새로운 장을 여는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도 평가받고 있다. 또한 김기문 교수는 초분자화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키랄다공성 물질을 통해 새로운 바이오·나노기초 기술을 개발하는 독창적인 연구로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

 연구시설을 확충하거나 지원을 통해 연구사업을 강화해 나가기도 한다.

 충남대는 지난 3일 의약바이오인재양성센터를 출범시켰다. 센터는 앞으로 5년 동안 237억5000만원을 정부로부터 지원받아 바이오 분야 고급인력을 양성하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을 전개하게 된다.

 구체적으로는 바이오 관련 13개 학과 1500여명을 의약바이오 및 신약 실용화 인재로 육성하고, 이들 인재가 340여명의 교수와 함께 바이오 기반기술을 개발하고 의약바이오 분야의 허브를 구축하는 등의 사업을 펼치게 된다.

 충남대 관계자는 "센터를 통해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바이오 클러스터 허브와 충북 오송 바이오토피아 구축에 기여하는 동시에 산·학·연·관 공조체제를 공고히 함으로써 충청권이 의약바이오 분야를 선도할 수 있도록 인재 양성과 산업활성화를 이끌 방침"이라고 말했다.

충북도립대학 역시 최근 U-헬스케어 기초기술인재양성 교육과정과 그린바이오 융합센터를 개설했다. U-헬스케어 교육과정은 복합첨단과학기술로서 고부가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U-헬스케어 산업의 예비취업 인력과 재직자들에게 기본적이고 공통적인 기술을 교육해 기업수요에 맞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교육 내용은 기업의 수요 조사를 통해 선호도가 높은 U-헬스케어 입문과 유무선 네트워크 기술, 의료행정, 바이오 센서 등 현장적용을 위한 전문 기초교육으로 이뤄지고 총 24시간에 걸쳐 진행된다.

 또 산합협력단 내에 들어서는 그린바이오 융합센터는 그린에너지, 바이오자원, 융합디자인 등 3개 분과를 두고 녹색환경을 위한 친화적 지역개발 모델 제시, 녹색성장 주도 에너지 자립형 U-도시 조성사업 등을 추진한다.

 연구비를 지원받아 대학측에서도 적극적으로 연구에 참여하는 기회를 잡으려 하는 움직임도 눈에 띈다. 단국대 천안캠퍼스 조직재생공학연구소는 한국연구재단으로 부터 "이공분야(재생의과학분야) 대학중점연구소"에 선정됐다. 앞으로 9년간 정부지원금 54억원, 대학측 지원금 27억원 등 총 82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게 됐다. 연구에 주력할 분야는 손상된 뼈, 치아, 중추신경 조직의 재생이다.

 연구소는 이와 함께 해외 석학과의 학문교류와 전문인력 양성사업도 병행한다. 현재 영국 런던대 치의학연구소, 스페인 카탈루냐공대 생명공학연구소, 미국 드렉셀 의대, 일본 나고야공대 등 해외 10개 유수기관과 협력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향후 25개 기관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내년부터 SCI급 논문 1편 이상을 졸업요건으로 하는 의생명공학 분야의 융합과정(대학원)을 신설하고, 영국 런던대, 스페인 카탈루냐공대 등과의 공동학위제도 추진하고 있다. 김해원 교수는 "이번 중점연구소사업 선정은 조직재생공학에 대한 정부 지원, 단국대의 BT분야 특성화 실적, 학제간 융합연구의 필요성이 맞물린 결과"라며 "바이오소재, 인공장기, 조직공학제품 시장이 내년에 2000억달러로 예상되는 만큼 파급 효과는 클 것"이라고 기대했다.


각 지자체 관내 학교 "지원사격"

연구 비용 및 부지 아낌없이 제공

 지자체 차원에서도 대학의 바이오 연구 분야에 아낌없는 지원을 펼치면서 동반 성장을 꾀하고 있다.

 용인시는 지역 대학과 기업 발전을 위한 2009년도 산·학·관 연구 프로젝트로 지역내 4개 대학 5개 연구센터에 총 2억20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식경제부와 경기도에서 주관하는 연구지원사업에 선정된 지역내 대학에 대학별 지원 협약에 따라 용인시가 5~12년에 걸쳐 연차별로 연구비 일부를 지원하는 것이다.

 지원대상인 경희대 "피부생명공학센터"는 지역내 관련업체와 협력해 화장품, 건강기능성식품 등의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외대는 신규산업용 리파제 개발, 감염제어용 단백질 소재 개발 등을 추진한다.

 용인시 관계자는 "이들 대학은 녹색에너지산업, 신약개발, 바이오 등 녹색성장산업 개발해 전문인력 창출을 위한 연구를 중점 추진하게 될 것"이라며 "기업환경이 어려울 때 일수록 지역내 대학의 우수 인프라를 활용, 기술개발에 투자해서 지역 산업구조를 고도화하는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해 5월 경기도와 함께 일산에 동국대 의생명과학캠퍼스 및 고양 메디클러스터조성 MOU 체결한 동국대는 지난달 17일 경기 고양시 일산에 의생명과학캠퍼스(일산캠퍼스) 건립 사업을 착수했다.

"연구·산학협력·국제화"를 모토로 설립되는 동국대 일산캠퍼스는 제1단계 사업으로 동국대 일산병원 일대 부지에 지하 1층과 지상 8층 규모로 내년 9월 조성된다.

강의동엔 의학과와 한의과, 바이오 관련 학과 등이 들어서고 산학협력관에는 임상시험센터 및 경기도와 중소기업청, 고양시가 지원해 약 80여개 바이오 관련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BT 창업보육센터가 설치될 예정이다.

 동국대 관계자는 "일산캠퍼스가 들어서면 의학대학·한의대·바이오 대학과 산업이 동시에 연관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오는 2020년 고양메디클러스터 조성계획과 함께 국내 의료과학 발전과 일자리 창출 등 지역발전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내다봤다.

 첨단의료복합단지에 선정된 대구와 충북 오송의 경우 지자체와 대학 간 연계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대구시 지역 대학들은 관련 학과를 신설하며 인재 양성에 나서려는 분위기며, 대구시 차원으로도 이를 적극 장려하고 나섰다. 계명대는 2010학년도에 IT융복합의료기기 분야의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의학과 공합을 융합한 의용공학과를 신설하기로 했다. 계명대측은 의용공학은 의료기기 분야의 인력 양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학과라고 필요성을 설명했다.

 대구한의대는 기존의 한의학과 보건의료 분야에 의료산업을 결합하는 IT 의료산업학과를 신설하며, 경일대는 의료서비스분야 인력양성에 초점을 맞춰 간호학과와 심리치료학과, 스포츠의학과를 개설한다.

 대구대는 간호학과를 신설해 기존의 재활 과학대와 실버, 재활분야 의료산업 인력을 양성하기로 했다. 영남이공대는 의료기기학과를, 대구산업정보대는 재활과와 바이오생명약재과를 신설하기로 했다. 이처럼 대구 대학들과 대구시는 보건과 의료산업 관련 학과에 초점을 맞추고, 첨복단지의 성공적인 운영에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충북 오송도 첨복단지 활성화를 위해 전문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27일 열린 첨복단지 유치 기념 포럼에서 충북의대 최재운 학장(의학전문대학원장)은 "충북대가 오송 첨복단지에서 의료산업 가치 사슬에 기반한 대학 정체성 확립이 필요하고,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후방 기지와 국가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선도 기지 역할을 해야 한다"며 "충북대는 물론 충북대병원과 첨복단지의 밀착형 연계 체제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현장형 지원 체제로 효율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오송캠퍼스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실제 충북은 지난 2일 미국 뉴욕 및 워싱턴 지역으로 투자유치 사절단을 파견, 오송단지에 미국 제약회사 및 바이오텍 관련 기업 유치와 최근 신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태양광 산업 관련 기업 유치를 위해 투자 설명회를 개최했다.

 또한 미국 제일의 바이오산업 클러스터인 메릴랜드 주 몽고메리 카운티를 방문해 생명과학분야에서의 상호협력 및 발전방안을 논의하고, BLSA(볼티모어 생명과학자 협회) 및 현지기업들과 파트너링 행사도 가졌다.

 충북 관계자는 "앞으로 외국자본 유치는 물론 오송 첨단복합의료단지를 신약개발, 의료기기, 의료서비스 분야로 집적화해 아시아 바이오산업의 허브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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