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백신회사 상징성, 잇따른 호재로 두각

신종플루로 인해 제약주가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최근 며칠간 백신과 조금이라고 관련이 있는 회사라면 어김없이 주식이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폭주기관차 처럼 달리고 있는 녹십자의 주가가 눈에 띈다.

녹십자의 주당종가는 불과 두 달 전까지만 해도 9만 6천원대(7월 1일자)에 머물고 있었으나 신종플루 위험성이 제기되면서 지속적으로 올라 현재는 이보다 두 배 수준인 20만원(26일 2시 15분 현재)을 기록하고 있다. 두어 달 만에 주가가 두 배로 불려진 것이다.

게다가 통상 주가가 상승하다 주춤하는 기색도 찾아 볼 수 없다. 다른 대부분의 백신 수혜주가 3~4일 상승하다 주춤한 반면 녹십자는 여전히 건재함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녹십자의 주가가 타 주가와 달리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뭘까? 우선 1차적인 이유는 최근 유행하고 있는 신종플루 때문이지만 녹십자가 국내 대표적인 백신회사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녹십자는 국내 대표적인 백신회사라는 상징성과 함께 제조기술에서부터 생산까지 갖고 있는 유일한 회사다. 이런 우월적 지위 때문에 다른 회사들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우연의 일치겠지만 최근 녹십자의 백신 제조시설 준공, 독감백신 허가, 임상 성공 등의 호재가 최근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회사의 입지를 강화한 것도 어느정도 작용했을 것이란 얘기도 있다. 시기적인 수혜라는 점은 녹십자도 어느정도 인정하고 있다.

녹십자는 지난 7월 2일 전남화순 백신공장을 준공했고, 올해 가을 독감시즌부터 인플루엔자 백신을 공급한다. 이어 22일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인플루엔자백신 "지씨플루 주"의 허가를 획득했고, 28일에는 새로운 인플루엔자 치료제 "페라미비르 주를 타미플루와 비교한 임상 3상 시험이 공개됐다.

신종플루로 불안한 상황에서 호재성 소식이 속속 공개되면서 최대 수혜주로 떠오른 것이다.

여기에 그동안 주가가 너무 저평가되어 온 것이 이번에 모두 반영된 것이라는 관점도 있다. 실제로 녹십자의 주가는 지난 2년간 평균 9만원대로 각종 백신관련 호재에도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녹십자의 경우 주가 상승을 이끌만한 사실이 공개됐음에도 불구하고 오르지 않은 측면이 많다”며 “이번 신종플루 사건을 계기로 한꺼번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는 불과 10일 만에 10만원이 오른 것은 비정상적으로 거품이 있을 수 있다며 경계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주가가 계속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는 녹십자가 어느 정도까지 올라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편 이번 주식상승으로 녹십자의 시가총액은 1조 8천억 원으로 늘어나면서 1조 9천억 원인 유한양행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