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시장 무르익어…의료콘텐츠화 착수
수익성 창출이 과제…보안 문제 법적규제 마련돼야

 의학과 융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산업 중 하나로 "의료IT 산업"을 꼽을 수 있다. 이 중 의료기기, 의료서비스, 의료 콘텐츠와의 융합이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의료기기와 IT의 융합은 각종 의료장비 구동을 위한 IT 융합 제품군을 말한다. 최근에는 의료기기들이 컴퓨터를 단말기로 필요로 하지 않고, 전원과 네트워크만 연결되면 별도의 지능적인 서비스를 수행하는 형태가 주류화 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시장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의료서비스와 IT 융합은 E-health 산업이 대표적 분야로 병원 내 업무 자동화 및 처방 전달(OCS), 전자진료기록(EMR) 등의 시스템이 있다.

이미 활발하게 육성되고 있는 것으로, 시장 역시 성숙돼 2010년 경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의료 콘텐츠와 IT 융합은 구글이나 MS 등 대형포탈에서 전문의료지식의 DB화와 디지털 콘텐츠화 작업에 착수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포탈 개념의 건강관리 인터넷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이다.

콘텐츠와 함께 의료전자상거래나 원격진료, 상담을 통한 수익 창출을 예상해 볼 수 있으며, IPTV와 같은 쌍방향 TV 등의 미디어 개체 성장에 따른 발전도 함께 예상된다.

 지난해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이 발표한 "글로벌 경쟁 환경을 맞고 있는 의료정보시스템 시장"에 따르면, 2007년 국내 의료정보시스템 시장은 전년대비 16.3% 성장한 2596억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도 16.1% 성장한 3015억원의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앞으로도 꾸준한 시장 성장이 예측되면서 인텔, 퀄컴 등 글로벌 IT 기업들은 물론, 국내 IT 기업들까지도 신성장 산업으로 의료 IT 산업을 주목하고 있는 것이 최근 분위기다. 이명박 정부가 내세운 녹색성장에도 의료 IT 산업이 꼽히면서 정부에서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현재 우리나라 의료 IT 산업은 선진국 대비 70~80% 수준으로 원격진료, 의료영상정보, 홈헬스케어, 의료포털 연계 의료 관광사업 등에서 도입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선진국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아직까지 많은 문제점이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6월 열린 대한의료정보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는 이같은 의료 IT 산업에 대한 다양한 논의와 제언이 이어졌다.

 우선 의료 IT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수익성 창출"이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혔다. 연세의대 김용욱 교수는 "의료 IT는 의료인, 의료기관의 수익 보장이 선결되지 않아 수익성 창출에 어려움이 뒤따른다"며 "기업체 역시 당장 눈앞에 수익이 막연하기 때문에 발전이 정체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삼성 SDS 이사범 연구원도 "의료 IT 산업은 현재 소리는 요란하지만, 막상 수익을 낼만한 것이 없다"며 "이에 따라 중요한 산업군임에도 전통적이고 퇴화하는 소프트 기술력을 바탕으로 정체되고 있다"고 역설했다.

 관련 법과 제도의 정비도 시급한 문제다. 김용욱 교수는 "건강정보보호법 등 보안 문제에 대한 법적 규제가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원격의료 확대 등 의료법과 제도를 확립하는 것을 기반으로 의료 IT 서비스 발굴과 확장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 의료정보업체 대표도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는 지금, 관련 법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개발 자체에 어려움이 많다"며 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 IT 산업이 발전하면 질 좋은 의료서비스로의 접근성을 향상시키고 국가적 의료 관련 비용 지출을 적정화시킬 수 있으며, 디지털병원 등 해외 진출로도 이어지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 차원으로 수익성 보존을 위해 나서야 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정부는 아직까지 단순한 정보시스템 보급 정도로만 생각하고, 의료지식화에 대해서는 낮은 인식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면서 의료 IT 산업을 육성해 나간다면, 국민에게 폭넓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

의료 IT가 발전하면 의료서비스에 대한 비용을 경감시켜 서비스 이용자가 급증할 것이며, 결국 수혜자는 국민 개개인은 물론 국민건강보험 및 민간보험사가 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KT 강경희 연구원은 "앞으로도 건강관리에서 질병관리에 이르는 전반적 의료 IT서비스에 대한 이용자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연관산업 간 의료 IT간 새로운 형태의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출시에 대한 고민이 이어져야 한다"며 "사회, 경제적 측면에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었던 계층까지도 폭넓게 혜택을 제공해 복지지수를 높일 수 있는 만큼, 정부에서의 보다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소프트웨어진흥원은 "국내 의료 IT는 선진 IT인프라와 의료정보 솔루션을 개발, 구축, 서비스하는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기 때문에 이점을 잘 살린다면 의료 IT 산업 발전은 물론 글로벌 IT 업체와의 경쟁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해외 진출의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도 의료 IT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